이렇게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기본기를 닦은 그림실력은 열세 살, 아버지의 학업 관계로 3년 동안 가족과 함께 미국 보스톤에 인접한 캠브리지에 살면서 화산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로 난생 처음 맛보는 가정의 안온함은 누에고치에서 실이 풀려나오듯이 시와 그림과 산문을 쏟아내게 했습니다. 때마침 만난 심리학자이며 M.I.N.D심리연구소 소장인 크리스틴 크리스(kristine Kris) 박사(매사츄세츠 주립대 은퇴교수)는 그의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활용한 사랑의 개인수업으로 영어와 수학, 생물, 지리 등을 지도하였고 안준현 군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시기의 작품들로 보스톤(1989)과 홍콩(1992)에서 각각 작은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안준현은 1995년에 시집 “노란풍선”(삼신각)을 펴내기도 하였는데 2001년에는 월간 시전문지 “심상”에서 시인 박동규 교수의 추천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림 그리고 시를 쓰면서 유년의 충격을 털어버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자신에 대해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부모를 오히려 위로하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속에 겪어야 했던 끝없는 변화와 감동은 그의 그림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그는 오늘도 그에게만 들리는 북소리에 장단 맞추어 이리저리 자유롭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며!

그동안의 작품을 한국에서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충무로2가의 갤러리브레송에서 작품전시회를 엽니다. 위기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간의지와 내면의 소리를 담은 작품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부탁드리며 기쁨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