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협의회 “감리회정상화 주도권쥐겠다”

기감 11개연회 실행부위원회 및 단체장 연합기도회(이하 기도회)가 오늘(17일)오후 2시 정동교회에서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감리회의 연회별 실행위원 합산 400여명(미주제외)의 75%에 달하는 인원이다.

감독협의회는 일단 오늘 기도회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치적 성격의 최근 집회가 모두 실패로 끝나는게 다반사였던 것에 비해 비교적  참석인원이 많았고 참석율도 높게 나타난데다 합법적 결의기구인 연회별 실행부위원들의 지지의사까지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연합실행부위원회의 적법성 시비

이어 가흥순, 전용재 감독이 공동으로 사회를 보며 3부 ‘토론과 결의’시간을 가졌다.

먼저 전용재 감독이 그동안 있었던 감리회 현황에 대해 보고 했다. 특히 최근 재선거무효와 강흥복 목사의 항소여부에 대해 “재선거무효 고법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하는 것은 시간끌기로 무의미 한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직무대행에게 항소포기를 요청한 사실을 알렸다.

또 전용재 감독은 “강흥복 목사가 보조참가인 신청하면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는 시각이 있지만 언제까지 이래야 하느냐, 앞으로 사회법에 끌려가지 않도록 감리회 내부, 특히 연합실행위가 결의해 자정능력을 키워가야 할 것”이라면서 조기에 소송을 끝내는 일에 각 실행부위원회가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날 토론과 이어질 결의의 성격에 대해 “각 연회 실행부위원회가 모였으니 150만 감리교인의 대표성을 가지지 않았겠느냐. 오늘 모인 연합실행위원회가 법에 없어 결의권이 없지만 감리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정당성과 힘이 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감독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연회별로 발언권을 주는 형식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연합실행부위원회의 적법성 여부가 바로 지적되었다. 연합실행부위원회라는 조직이나 절차가 장정에 없으므로 이 자리에서 어떤 결의가 있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다는 문제제기였다.

그리하여 참석자들이 토론을 거쳐 내린 결론은 “각 연회로 돌아가서 연회별로 실행부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날의 의제들을 결의한 뒤 감독들에게 위임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일각에서는 “연회별로 실행부위원회를 먼저 열었더라면 절차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감독협의회가 일을 성급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감리회사태가 이처럼 어려워진 것도 장정을 지키지 않은 절차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었음을 새삼 강조하며 감독들의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협의회가 여론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오늘 성과에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소송이 종료되어 임시감독회장체제에 들어서는 시기가 오면 감독협의회가 감리회의 민의를 모았다는 점이 법원으로 부터 긍적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며 감독협의회가 추천하는 인물이 임시감독회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강력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 오늘 거둔 기도회의 실질적 성과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토론회중 "실행부위원회 모두의 이름으로 총회를 청원해 달라. 법을 초월해서 우리가 결의하여 총회 열면 된다"는 발언이 있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기도회 - 하단 좌로부터 한재룡, 임성이, 양태규 장로

감독협의회에 임시감독회장 선임건 등 전권 위임

이날 다뤄진 연회별 실행부위원회가 결의할 의제는 크게 세 가지 이다.

첫째, 현 감독들이 감리회 현안을 풀어가는데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전폭 지지한다.
둘째, 소송종료로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될 시 현 감독들 중에서 임시감독회장을 선임하도록 한다.
셋째, 감리회 로드맵이나 중요현안의 결정 등을 각 연회별 감독과 감독협의회에 전권을 위임한다 등이다.

결국 앞으로의 감리회 정상화 일정에서 현 감독들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고 실행부위원회가 이를 인증하는 절차를 연회별로 밟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중앙, 충청 연회가 기도회 후 교회에 흩어져 실행부위원회를 열고 위 의제를 결의했으며 나머지 연회도 실행부위원회를 열어 의제 결의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중부연회는16일자로 결의과정을 이미 마쳤다.

참석자들은 행사 말미에 결의문을 채택했다. 신앙적 결단과 감독들에게 감리회정상화를 위한 전권을 위임하는 내용의 7개항으로 구성된 결의문을 청장년전국연합회장 장세희 장로가 낭독하고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서서 오른손을 들어 뜻을 같이 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서울연회 28명, 서울남연회 22명, 중부연회 46명, 경기연회 20명, 중앙연회 31명, 동부연회 14명, 충북연회 20명, 남부연회 30명, 충청연회 48명, 삼남연회 25명, 호남선교연회 12명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인원집계는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에 집계된 것임으로 최종집계가 아니며 실제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대법원항소 여부가 역시 관건

감독협의회는 지난 10일 있었던 감독협의회에서 재선거무효와 총회결의부존재 고법판결에 대해 백현기 직무대행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할 것을 요청했다. 백현기 직무대행이 최근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상무외행위를 실제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무대행은 지금까지 3번의 상무외행위로 항소포기의사를 밝혔지만 두 번은 항소포기 의사가 기각되며 항소에 이르렀고 미주연회 경우는 인용되어 항소를 할 수 없었다(결과는 이후근 감독이 보조참가인자격으로 항소하여 결국 이마저 항소 성립 됨). 네 번째가 되는 이번 상무외행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언 듯 항소포기가 실현될 것도 같다.

그러나 오는 25일시한의 항소기간동안 강흥복 목사가 보조참가인신청을 하여 항소가 성사될 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백대행의 상무외행위로서의 항소포기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강흥복 목사가 항소를 단행 할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대해 강흥복 목사는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2009년 감독회장직무정지가처분 대법원항고 이의신청(2009마1431)에서 보듯 직접적 연관이 없어 보이는 김광이, 유재승 장로가 감리회원으로 보조참가인신청을 하여 받아들여진 예가 있다. 이번 재선거무효고법판결(원고신기식)에서도 감리회원이면 누구나 보조참가인 신청을 할 수 있고 또한 항소도 할 수 있다는게 법조계의 견해다.

그렇다면 강흥복 목사가 항소를 단행할 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오늘 있었던 기도회의 성과는 항소가 진행되는 기간만큼 유보되어져야 하며 그 사이 또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대법원항소 성사 여부가 감리회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주요 잣대가 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신기식 목사는 “상고도 직무대행의 상무이고 포기도 상무에 속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상무외행위에 대해 법원허락을 받을 필요없이 직대가 상고를 포기하면 아무리 보조참가인이 항소한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흥복 목사가 아무리 항소한다 해도 직무대행 의지에 따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소송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는 감독협의회의 바램이 실현될 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 되었다.

각계에서 긍정적 반응

감독협의회가 주도권을 잡고 감리회정상화를 이뤄보겠다는 이번 기도회의 결과에 대해 각계의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강흥복 목사는 “감독협의회가 그렇게 해서라도 역할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감독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교단의 빠른 안정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한다”는 우호적인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관심이 되고 있는 보조참가인 신청여부나 항소여부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 없다. 기도중이다”라며 피해갔다.

본부의 관계자도 “연회실행부위원회에서 결의를 해 올라오는것에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백현기 직무대행도 내부적 해결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면서 감독협의회가 감리회정상화에 주도적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높이 샀다. 이 관계자는 또 “직무대행이 고법판결에 대해 항소하여 시간끄는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상무외행위로서의 항소포기 의사를 법원에 신청할것이며 답변이 나오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전감목의 한 관계자는 비공식임을 전제로 “감리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감독들이 나섰다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우리가 선택한 지도력이기 때문”이라면서 “바라기는 감리회 개혁과 바로세움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전감목이 주장해온 여러 개혁입법 관철에 감독들이 힘써주기를 부탁했다.

감리회정상화수습대책위원회에서도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다면 보다 일찍부터 그랬어야 한다. 기대한다”는 말로 감독협의회를 지지했다. 감독협의회가 협의회 내부에서 임시감독회장을 선임할 뜻을 비춘데 대해서는 “누가 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임시감독회장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합의해 내는게 중요하다. 민의를 따라 정상화 일정을 밟아 나가되 총회의 의결을 따라 재선거든 입법총회든 해야 한다”며 그간 주장해 온 수습위 원칙론을 확인해 주었다.

신기식 목사는 “오늘 기도회가 법적인 효력을 갖췄다기 보다 명분을 축적하려는 바람몰이”라고 평가 한뒤 “그렇더라도 감리회 정상화를 위해 중심에 서보겠다니 기대해 보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감독들의 요청이 있을시 도울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적극적 협조표명을 하기도 했다.

평신도 단체들은 임시감독회장 선임에 대해 감독협의회가 차선으로 여기는 백현기직무대행으로의 임시감독추대를 도모해 왔으나 오늘 기도회를 통해 감독협의회와 행보를 같이 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듯 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래로부터의 합의와 여론수렴을 통한 연합기도회였더라면 연회별 추인절차를 거치지 않았어도 됐을 아쉬움을 남겼지만 각계의 반응이 그리 나쁘지 않아  감리회정상화 일정에 순항을 예고하는 듯 하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동상이몽이 있을 수 있다. 재선거무효소송이 종결되고 임시감독회장 선임에 대한 비송이 시작되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저마다의 인물을 세우려는 싸움이 시작될 수 있고 임시감독회장 선임후에도 총회냐 재선거냐를 두고 해묵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입법을 두고 벌어질 싸움은 그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국도 목사측과는 아무런 협의가 없어 감독협의회의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는 것도 감독들의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이러한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가 숙제로 남겨졌다.

감독협의회, 지도력 회복에는 일단 성공

직무대행을 통한 총회청원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하면서 지도력에 흠집을 보였던 감독협의회가 연회실행부위원회와 평신도 단체라는 합법적 조직의 연합기도회를 통해 지도력 회복에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감독협의회가 내부적으로 잡음없이 하나된 모습을 보이려 애썼던 것이 지도력과 신뢰유지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전용재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적 효력을 얻었다기 보다 여론을 모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감독들에게 힘을 실어 주자는 것"이라고 자평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있을 연회별 실행부위원회에서도 위원 8-90%가 지지해 줄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전용재 감독은 또 "장정에 대한 개혁과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전감목이나 수습위, 장수위 등의 단체들을 향한 구애를 빼놓지 않았다.  이들 단체와는 물론 감리회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여론수렴과정을 더 가질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감독협의회는 지난 협의회에서 감독들의 국위원장 선정을 제비뽑기로 결정했다. 감독회장 몫이라며 그간 국위원장 선정을 미뤄온 백현기 직무대행도 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재 감독은 이에 대해 "비난 여론이 있더라도 할일은 해야 했기에 필요한 조치였다"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감리회정상화를 위해 감독들이 하나될 것임"을 천명했다.
 

▲ 설교 - 가흥순 감독협의회 회장     ▲ 3부 토론회. 가흥순 감독과 전용재 감독이 공동으로 사회를 보았다.     ▲ 결의문 낭독     ▲ 서울연회 실행부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     ▲ 중앙연회 실행부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     ▲ 충청연회 실행부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