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 Korea, 목회경험을 나눈다.

성공주의 신학에 젖어 성장가도를 달려오다 이제 내리막길에 들어선 한국교회가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에 목말라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속도에 교회가 발검음을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딱히 몇몇 교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응답의 속도는 더디기만한 현실이다.

이때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교회 구성원들의 새로운 요구에 신속하고도 창조적인 대응을 준비하며 목회현장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목회자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모여서 그 의지를 나눴다.

목회자 또는 목회의 동역자들이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경험하는 실제적인 경험과 창조적인 생각을 나누는 PED(Pastor's Equipments Developer)가 그것이다.  

“랩이 사탄의 음악이라고요?"

10일 오전 10부터 오후 6시까지 인천의 효성중앙교회(정연수 목사)에서 21명의 사역자들이 8분에서 13분 사이에 자신들의 사역이나 목회 노하우를 소개했다. 장장 8시간 동안 연속으로 이어진 강의였지만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켰을 정도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자리였다.

“랩이 사탄의 음악이라고요? 저는 랩이야 말로 복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아마 구약시대의 찬양은 랩 형태였을지도 모릅니다.”

7번째 스피커로 나선 CCM그룹 VIRUS의 리더이자 성광침례교회 협동목사인 강훈 목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랩(Rap)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 음악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례를 발표했다.

10번째 스피커였던 광양대광교회의 신정 목사는 임산부를 심방했다가 ‘죽고싶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임산부를 위한 목회를 하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라마즈 호흡법을 가르치고 산모의 건강과 안전한 분만을 위한 운동프로그램, 태교 등을 운영하는 등 광양에선 꽤 유명한 목사라고.

그 도시의 많은 임산부들이 거의 신목사의 임산부학교를 거쳤을 뿐 아니라 그 자녀들을 목회적으로 돌보는 일까지도 감당하며 목회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과정을 소개해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작곡가이자 예능교회의 음악담당 목사인 류세종 목사는 예배를 돕기위한다는 찬양팀이 오히려 예배를 방해할수도 있다면서 “어떻게 연주해야 은혜와 감동을 더하는 찬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직접 연주를 해가며 강연하여 참석자들에게 그 차이를 오감으로 느끼게 했다.

이 외에도 교회 건축이나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 교회내 카페 사역에 대한 노하우, 음식으로 선교하는 방법, 미디어와 영상으로 목회하는 방법, 교회학교 운영이라던가 방과후 학교 같은 교육분야의 노하우, 교적관리 노하우, 회의 방법, 컴퓨터 활용법, SNS의 목회적 적용 등 목회현장에서 사역자들이 부딪힐 만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 이론이 아닌 생생한 경험과 실제를 나누는 현장이었다.

이 모임을 기획하고 주최한 PED Korea 대표 정연수 목사는 “PED는 이렇듯 관념이 아닌 실제를, 이론이 아닌 경험을, 총론이 아닌 각론을, 원리를 넘어 실천적 적용을 추구한다.”고 정의했다.

페이스북의 <책에 안나오는 목회 매뉴얼>그룹이 PED의 출발

원래 PED의 출범은 <책에 안나오는 목회 매뉴얼>이라는 페이스북의 목회자그룹에서 시작됐다. 약 1500여명의 회원들에 의해 초교파적으로 구성된 ‘책안목매’에는 책이나 강의실에서 배운 목회학이 아닌 현장 목회자들이 만들어가는 Live Manual을 나누는 곳이다.

“장가도 안간 어느 젊은 목사가 이곳에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었습니다. 주례를 서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글을 올린거에요. 그랬더니 어느 경험많은 목회자가 이래저래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지요. 그 총각 목사는 조언을 받아 그렇게 첫 주례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말그대로 목회중에 부딪히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이렇게 나누는 온라인 모임이다. 목회학 강의 시간에 듣는 목회 매뉴얼이 아니라 성공이나 실패를 통해 체득한 살아있는 목회 매뉴얼을 함께 공동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 온라인 상의 모임이 <책에 안나오는 목회 매뉴얼>이라는 그룹이고 이 모임이 오프라인에서 실현된 것이 PED다.  

▲ '교회건축을 위한 7가지 질문'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 효성중앙교회 정연수 목사. PED Korea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번 PED를 기획하고 주최했다.

분화하는 PED

PED Korea의 대표인 정연수 목사는 “누구라도 참여하여 목회현장의 친창조적 생태환경을 조성하자는데 의의가 있었다. 사역자 사이에서 이렇게 단시간에 PED가 관심을 끌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목회자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참여에 놀라워 했다. 목회자들에게 그만큼 절박한 목회적 갈증이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정 목사는 “PED가 PED부산, PED대전 같은 지역 모임으로도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또한 PED부목사, PED 교육전도사라, 심방전도사 같이 직능별로 묶어지는 목회나눔도 가능할 것이다. 환경, 선교, 장애인 목회 등의 주제별, 혹은 전문분야별로 세분화된 PED도 가능할 것”이라며 목회자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여러 방면에서 더욱 풍부하게 나누어 지기를 희망했다.

* 당당뉴스는 PED동영상이 입수되는 대로 '당당TV'를 통해 소개할 계획입니다.

▲ 교회 뒷편에 13분 시간제한을 알리는 타이머가 작동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을 넘기는 일이 잦았다.     ▲ 직접 참여가 어려웠던 송길원 Hi Family대표는 영상으로 강의를 했다.     ▲ PED를 마치고 스피커들과 함께     ▲ PED 준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