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조계종이다. 정치인들이 찾아가는 이유야 종교계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그 종교에 속해있는 종교인들의 표를 구하는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철 표를 구하겠다는 정치인들을 나무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런 행위가 단순히 국민의 주권을 대리하기위한 정치적 목적이 아닌 또 다른 권력을 인정하고 그 권력과 정치적 사회적 이익을 분점하려는 속셈이 들어 있다는 생각에 이들의 이런 행위에 대해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비판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종교가 중생을 위로하고 더 높은 선을 추구하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하였다. 경제 권력이나 정치권력으로부터 착취당하고 핍박 받을 때 종교 지도자들은 이들을 위로하였다. 그들을 숨겨주기도 하였고 서슬 퍼런 정치권력을 향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종교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핍박 받고 소외 받는 자들의 마지막 피난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정치 권력자들이 이들을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정치권력과 하나가 되어 권력자들을 향해 내 뱉는 쓴 소리를 오히려 핍박하고 있다. 좌파로 몰기도 하고 앉은 자리에서 쫓아내기도 하였다.

이들 권력을 우리는 종교 권력이라 부른다. 이 종교 권력은 실체는 없으나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정치권력에 빌붙어 그들을 지지할 지라도 그 종교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한다고 착각하지만 그들과 한 배를 타는 종교인은 드물다. 그럼에도 이들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권력이 실체도 없는 종교권력에게 실체를 부여하고 있는 꼴이다. 그 결과 이 종교권력들이 이제는 정치권력을 능가하는 부패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기총은 연합회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원의 돈을 뿌리며 표를 매수하려다 한기총 해체 운동까지 유발시켰다.

이들은 더 이상 종교인들에게 존경의 대상도 아니다. 그들은 더 이상 이들의 말에 동화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이 이들을 찾아가는 것은 이들의 부패성을 더 견고히 지켜주는 것이며 그들에게 자신들이 권력의 핵심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종교에 속해있는 종교인들은 이들을 찾아가는 정치인이나 자칭 종교지도자들을 조롱한다는 사실을 이들은 알지 못한다.

이제 이런 어리석은 정치인들에게 충고한다. 정치권력을 종교권력과 나누려는 허튼 짓 그만 두라.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권력도 당신들의 것이 아니요 바로 당신들을 대리인으로 세운 유권자들이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