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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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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원 목사 |
군종 행정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부임하기 직전에 전출가신 참모장님이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집사님이셨습니다. 하루는 상황회의시에 본부대 BOQ(독신장교숙소)에 설치한 에어컨에 대해 물으셨답니다. 설치는 잘 끝났는지 작동은 잘되는지, 그러다가 메이커를 물으셨는데 본부대장이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네 귀뚜라미 에어컨입니다.” 대답을 들은 참모장님 황당한 표정으로 본부대장을 보며 예의 그 걸쭉한 사투리 억양으로 “뭐여, 귀뚜라미는 보일러아니여?” 글쎄 이 상황이 글로 잘 전달될 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회의 참석자 모두가 뒤집어졌다니.... 그런데 정말 귀뚜라미 에어컨이 있네요. 저도 이 얘기 듣고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고정된 이미지나 생각을 뛰어 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내릴 때는?
우리 신교대 3,4중대는 보충역 중대입니다. 4주 군사훈련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형제들입니다. 현역에 비해 신체조건들도 떨어지고 생활관 환경이나 각종 보급품들도 현역에 비해서는 열악한 형편입니다. 그래도 신앙생활은 참 잘합니다. 요즘은 공익근무요원들이 배치되는 곳이 참 다양합니다. 시청, 구청, 동사무소등 관공서는 물론 초등학교나 사회복지기관 및 어린이집에까지 배치가 됩니다. 이 친구들 퇴소 직전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나면 감사했다는 인사를 참 많이 합니다. 아마도 부대로 배치되는 현역들에 비해 집으로 간다는 생각에 더 여유가 있기 때문일겁니다. 그 중에 대전 지하철공사로 배치받는다는 한 녀석이 큰소리로 "목사님, 반석역에서 지하철타실 때 표 끊지 말고 타십시오. 제가 통과시켜드리겠습니다." "야,고맙다! 그런데 내릴때는?" "어.... 그건 목사님이 알아서 하시구요!!!" 이런!!!
* 이 글은 제 군선교 소식지 “만선을 꿈꾸며…” 제 16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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