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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칭개지칭개는 종자라도 뿌려 놓았건만...
이일배  |  6_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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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6월 24일 (금) 00:00:00 [조회수 : 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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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개가
허허벌판에
앉아 있다.

연보라 꽃 떨어뜨리고
복슬복슬한 솜털
바람에 쓸리지 않으려
안간힘 쓴 채

들머리에서 울부짖다
먼 들판 끝자락
쳐다봐도
쓰다듬어 줄 이 없는
무리들

   
▲ 지칭개(자료사진 네이버)
맨몸으로
비 오면 살 젖고
바람 불면 흔들리고
햇살 떨어지면
헉헉거려야 사는

지친 개가
길섶에 앉아
눈곱 낀 눈망울
굴리고 있다.

   
▲ 지칭개 꽃지고...(이일배 사진)
허허벌판에
마르고 있다.
지칭개가

2005.05.24

[뒷글] 처음에는 이 풀이 엉겅퀴의 일종인 줄 알았다. 야생화 책의 저자까지도 이 식물을‘큰엉겅퀴’라고 써 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부침개도 아니고 지칭개가 무슨 뜻일지는 몰라도 지친 개와 흡사해서 이 이름을 기억해 낼 수 있다. 이 풀을 길에서 만나면 길 잃고 병들고 버려진 개들, 가정을 잃고 거지처럼 하루하루 연명하는 노숙자들이 눈에 밟힌다. 공원 벤치나 길바닥, 지하철의 차가운 돌바닥에 뒹구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꾸만 늘어 서글퍼진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도 없이 추위와 더위에 노출된 지칭개 역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존재이다. 벌거숭이로 빈들에서 변덕스런 천연의 공격을 견뎌 내야 한다. 나라와 지도자를 잘못 만나 길거리에 내몰린 떠도는 북한의 꽃제비들도 불쌍하긴 매 한 가지.... 헝클어진 꽃대궁 흔들어 대 이젠 반짝이는 별 모양의 꽃받침만 남은 그놈들은 이제 종족 보존의 의무를 마치고 시들어가는 중. 지칭개는 종자라도 척박한 땅에 흩날려 뿌려 놓았건만, 나는 이 땅에 남긴 게 무엇인가?

지치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이 시를 드리고 싶다.

* 지칭개 사진 자료는 있으나, 카메라 배터리가 닳아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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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배 ()
2005-06-27 19:13:55
지칭개는 약초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그 꽃의 약리작용 연구가 활발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잡초라 하여도 사람들이 그 성분과 효능을 연구하지 못 했거나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지 창조주님이 창조하신 풀 중에 무익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약재로 쓴다는데, 종기·악창·유방염 등에 효과가 있고, 외상출혈이나 골절상에 짓찧어 붙이며, 치루에 달인 물로 환부를 닦는다고 사전에 나오는군요. 우리나라와 일본·중국·인도·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도 분포한다는데,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종류가 있나보군요.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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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9
외눈 ()
2005-06-24 21:04:49
깜작 놀랐습니다.
지칭개란 새로운 종자가 나타난 줄 알고 클릭을 해 보니 지친 개는 동물이고 지칭개는 낮에도 버림 받은 꽃이군요. 사할린에도 이제 요 종자 비슷한 것이 노란 꽃을 피우다 흰 털로 변하여 날아갈 준비를 이제야 합니다.
이 곳 사람들은 털 눈이 날려야 짧은 여름이 온다는 말을 하는군요. 비록 낮에도 버림 받는 꽃이지만 세상 어디나 있으니 쓰임 받는 곳이라 생각이 듭니다. 내일이면 새로운 개가 등장을 하는지... 올해는 당당독자들도 개를 실컨 구경을 하는 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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