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근성

“달달 무슨달 쟁반같이 둥근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그렇다, 나의 어린시절 정서는 숲을 헤집고 둥실 떠오르는 저 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뿐 아니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민족성도 달에서 비롯되었을 지도 모른다.

"중국 사람은 ‘ 너 살고 나 살자 ', 일본 사람은 '너 죽고 나 살자 ', 한국 사람은 ‘ 너 죽고 나 죽자.'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얼마 전에 읽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 말씀모음집,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 에 나온 이야기다. 시중에 도는 한 우스개 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평범한 우스개 소리 속에 진실이 묻혀 있는 경우도 있다.

지난 오천년 동안 중국을 지배해 온 사상은 중화사상이었다. 중국인들은 자기들이 세계문명의 근원이며 태양이라고 굳게 신봉해 온 사람들이다. 인접 약소국들과 끊임없는 침략전쟁을 벌리면서 내세웠던 논리가 바로 상생과 공영이었다. 이는 " 너 살고 나 살자" 는 공존논리의 아전인수적 편리한 해석이다.

일본인들도 일장기처럼 자칭 태양의 후손임을 자처해 온 민족이다. 그러나 태양을 품기에는 너무 외지고 왜소한 섬사람들이 일본인들이다. 그래서 고안해 낸 우상이 사무라이였다.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단칼에 너를 베어버려야 내가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너 죽고 나 살자" 라는 무사들의 생존논리다. 그러면 약자들인 "너" 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 축소하고 작아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 한국인들의 "너 죽고, 나 죽자" 의 기질을 생각해 보자. 이는 사생결단의 격렬함이요, 극과 극을 오고 가는 역동성이다. 좌와 우의 이분법적 논리다.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생존전략은 "빨리빨리" 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회과학자들은 민족성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성격과 부속적인 성격으로 구분해서 민족의 기질을 해부, 도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근본적인 성격은 지정학적 위치, 기후, 풍토, 자연환경에 따라서 결정되고,부속적인 성격은 사회, 경제적 환경, 교육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논리다.

또,심리학자 융은 민족의 신화, 동화, 옛날 이야기로 대변되는 집단무의식세계( collective unconsciousness)가 조상들의 정신세계고, 마음이며, 이것들은 후손들에게 유전된다고 주장했다. 어느정도 수긍은 간다. 그러나 모두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학문적 가정 일 뿐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변한다. 오직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라는 말이 있다. 자연환경, 기후, 풍토, 경제, 사회적 환경도 끊임없이 변한다. 그런 면에서 민족성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은 처음부터 모순과 오류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이 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민족성이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 안 될 점은 인간들의 기질이라는 것은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곧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야누스처럼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한국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두 가지 두드러진 기질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서슴치 않고 "빨리빨리" 기질과 "흑백논리" 의 기질을 지적할 것이다.

흔히들 한국인들은 사탕을 빨아먹지 않고 이로 깨먹고 , 아이스크림은 핥아먹지 않고 베어먹으며, 택시를 기다리지 않고 도로에 나가 쫓아가서 잡는다고들 한다. 한국인들의 조급한 성격을 빗대어서 하는 농담이다.

또 한국인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어김없이 좌파우파, 두 패로 갈라져서 사생결의 정치논쟁을 벌이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중도니 중용이라는 입장은 통하지 않는다. 중도는 모두 사꾸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한국사회다.

몇년 전에 미국인 가톨릭신부 두 분과 함께 저녁식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식사중에 신부 한 분이 나에게 "세계에서 한국처럼 기독인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나라는 없다 . 한국인들이 고유의 종교나 기존의 타종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고 물었다. 나는 엉겁결에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한국에는 하눌님을 믿는 전통신앙이 있어서 기독교의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서적으로 비교적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둘째는 근대사에 나타난 한국인들의 흑백논리적 기질이 세상을 죄와 벌, 빛과 어둠의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기독교적 논리와 궁합이 맞아서 그럴 것이다. "

깊은 생각 없이 내 평소생각을 내뱉었던 말이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크게 틀린말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그 동안 한국과 일본의 기독교인구를 비교하면서 하나의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고심해 왔었다. 같은 불교와 유교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인데 한국은 기독교 인구가 전체인구의 25 %, 일본은 1 % 미만일까 ? 일본은 한국보다 100여년 전 먼저 기독교가 전래되었던 나라다.

그 당시 막부시대에 오다 노부다가는 친기독교적인 사람이었다. 비록 불교도인 히데요시가 극한 기독교박해정책을 펴서 수많은 순교자들이 나왔지만 뒤이어 권자에 오른 이에야스는 종교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박해를 가할 수록 번창하는 것이 역사에 나타났던 종교의 생리다.

나는 그의문을 풀어주는 열쇠를 얼마전에 읽었던 "침묵" 이라는 소설작가이며 일본의 대표적인 기독교작가 앤도 슈사꾸(카톨릭신도)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찾아낼 수가 있었다.

"종교에서도 기독교는 이단이라는 것은 잘라버린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절 안에 신사가 있거나 근대적인 빌딩 안에 성황당 같은 것이 들어 있다. 양쪽이 다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일본인의 생각은 흑백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 백을 잘라버리고 흑을 선택하는 신념을 관철하는 강함이 없다. "
그는 그 이유를 중용적 존재를 중시하는 유교의 공자사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유교에 대한 이해나 수용이 우리 한국인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대목이다.

솔직히 나는 요즈음처럼 한국인으로써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한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미국의 무디를 비롯한 여러 국제경제연구소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장미빛 전망을 액면 그대로는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나는 한국의 진짜 영광은 미래에 있을 거라고 철통같이 믿고 있는 사람이다.

그 자부심의 배후에 떡 버티고 있는 기질이 바로 국인들의 "빨리빨리" 근성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그 "빨리빨리" 근성이 일구어 낸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내가 미국에 이민 왔던 70년대만 해도 백화점에 가서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한국제품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요즈음은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전제품, 테레비, 전화, 컴퓨터..., 이들 중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하고 값이 비싼 것들은 대부분 한국제품들이다. 운전을 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 자동차들과 나란히 거리를 질주하고 있는 수많은 한국자동차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신명이 나서 어깨춤이 나온다.

그러나 흑백논리적인 이분법적 기질은 좀 다르다. 이는 한국인들이 앓고 있는 중병이요, 한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무서운 장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몇주 전에 미동부 내륙지역에 허리케인 아이린과 강도 5.9의 지진이 스쳐갔다. 교포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당시 한국과 미국을 오고가는 전화가 잠시 접속이 마비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 걸어 온 전화는 대부분 친지들의 안위를 묻는 내용이었고, 미국에서 한국에 거는 전화는 대부분 서울시 무상급식제도에 대한 국민투표결과를 묻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미국교포사회도 좌파우파, 두 패로 갈라져서 서로다투며 싸우고 있다. 가끔은 한국인들은 "좌파와 우파 대결을 위한 민족적 사명" 을 띄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중국의 옛 역사적 문헌들에 나오는 우리 민족에 대한 인상은 의와 예를 중시하는 도덕군자, 풍유와 가무를 즐기는 여유있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1970년대 초에 윤태림 교수는 그의 저서 "의식구조상으로 본 한국인 " 에서 기후와 풍토,지리적 영향을 받은 한국인들의 기질을 이렇게 서술했다. 몬순기후 때문에 다른 문화에 대해서 수용적이며 한 편으로 국토에 산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서 타인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배타적이며, 농경문화때문에 극간을 피하고 중용과 관용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

1920년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영향을 받은 이광수 씨는 "민족 개조론' 에서 개조해야 할 대표적 민족성격을 거짓과 사변적인 공리공론을 지적했다. 빨라빨리 근성과 흑백논리에 대한 지적은 없었던 걸로 나는 알고 있다.

물론 이조 오백년간의 붕당정치와 사색당쟁의 영향을 전혀 무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지배계급인 사대부들의 정권다툼의 문화였지 일반 국민들의 기질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빨리빨리" 근성과 "흑백논리"가 한국인들의 기질로 자리메김을 했을까? 나는 학자도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다. 평범한 나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추측해 보면,일제강점기 시대에 시작해서 해방후 남북분단, 6.25, 군사독제시대를 거치면서 심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든다.

아리랑은 지역에 따라서 가사도 다르고, 시작되었던 시기를 두고 학설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는 아리랑이 국민가요로 본격적으로 애창되기 시작되었을 때가 일제강점기였다는 설이 나에게는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극과 극을 치닫는 내용의 애국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을 부르기 시작했던 때와 얼핏 비슷한 시기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해방후 국민학교 일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동요 " 학교종이 땡땡친다 어서(빨리) 모이자" 라든가, "잠꾸러기 없는 나라 우리 나라 좋은나라" 를 부르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인들의 기질로 자리잡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동요들은 빨리 모이고,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는 좋은 어린이고, 늦게 모이고 늦잠을 자는 어린이는 나쁜 어린이라는 "빨리빨리 "와 "좋고 나쁨" 의 이분법적 논리를 노래하는 동요들이다.

신라시대 향가인 처용가를 한 번 읽어보자.

"동경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다가
들어 자리를 보니 가랭이가 넷이어라.
둘은 내해였고 둘은 누구핸고
본디 내해다마는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오."

"나를 버리고 가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다" 는 아리랑가사와 얼마나 대조적인 내용인가 ? 우리 민족은 본시 그렇게 관용과 여유를 갖고 있었던 민족이었다는 추측도 가능할 것이다.

오늘이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다. 우리 민족은 태양신이나 달신을 믿는 민족은 아니었다. 하눌님을 믿었던 민족이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우리 민족만큼 달을 사랑하고 즐겼던 민족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달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기질을 담는 마음의 고향이었다. 사랑, 애환, 꿈, 소망, 이별, 기다림, 풍류를 묻어 왔던 민족의 어머니요, 애인요, 벗이었다. 또 달은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기질인 완성을 향한 은근과 끈기의 기질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국의 대부분 예술과 풍류는 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해도 무리한 주장은 아닐 것이다. 지구상에 한가위와 정월 대보름을 민족의 대명절로 삼고 있는 민족이 한국인들 말고 어느 민족이 있단 말인가?

이제 이 글의 결론으로 들어가자. 한국의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 라는 말이 있다. 왕년에 미남 미녀가 아니었던 사람이 누가 있고, 조상들이 부자, 고관대작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누가 있겠는가?

역사학자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재다." 라고 주장했다. 구슬은 과거요, 실에 구슬을 꿰는 사람은 우리민족자질이요, 보물은 현재 우리민족의 현재모습이라는 말이다. 현재에 나타난 한국, 한국인 모습이야말로 한국의 지난 역사요, 참한국인들의 모습이다.

지난 이천년 역사 속에 한국은 단 한번도 오늘날같이 세계 12번째 경제대국, 선진대국의 문턱에 올라 선 적이 없었다. 이로도 우리민족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쾌재를 부를만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한국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아직 우리 민족 참영광의 때는 도래하지 않았다. 오늘 내가 먹고 있는 송편이 바로 그 영광의 문을 여는 비밀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송편의 유래는 이렇다. 백제의 마지막 왕인 (31대) 의자왕 때 어느날 궁궐 정원에서 거북이 등껍질을 발견했다. 거북이 등껍질에는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월'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을 본 점쟁이가 백제는 달이 찼으니 기울고, 신라는 앞으로 기운차게 일어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 연유로 우리민족은 온달을 닮은 중국인들의 호떡이나,일본인의 국화빵같은 둥근 떡을 만들지 않고 반달모양의 송편을 빚어먹기 시작했다. 거기에 민족의 깊은 지혜와 기질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송편은 완성이 아닌 완성을 기약하는 미완성의 떡이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영광을 염원하는 약속의 떡이다. 송편은 나와 나의 나눔의 떡이다. 송편이 나라고 한다면 남겨진 반달의 송편은 너다. 남아있는 반달, 남겨 둔 반달모양의 떡은 너와 나의 미래를 위해서 남겨 둔 떡이다.

세계의 국경은 이미 무너졌다. 세계지도도 찢어진 지가 오래다. 이제 세계는 인터넷 안에서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민족적 지혜와 기질을 요구한다. 오늘의 한국을 일구었던 "빨리빨리"의 기질이나 "병적인 흑백논리적 사고" 로는 새로운 시대를 리드하는 주인공이 될 수가 없다. 그것들은 이미 역사상 낡아 빠진 무기들이다.

우리 조선 아사달의 건국이념은 네 글자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알려져 있다. 홍익이란 " 널리 이롭게 한다 " 는 뜻이다. 따라서 홍익인간이란 나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너와 내가 사랑안에서 서로 공존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인간상을 뜻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리민족의 고유기질인 "은근과 끈기" 가 필요하다.

홍익정신이란 송편정신이다. 쌀가루를 반죽해서 둥근 온달모양을 만든 후에 그 안에 콩, 팥, 깨같은 소를 넣고 접어서 반달모양으로 빚어서 솔잎 위에 얹어 은근과 끈기의 불꽃으로 쪄먹는 것이 송편이다. 온달 중 반달은 내가아닌 나와 너를 위한 관용과 평화를 상징한다.

새 시대는 바로 이 홍익인간과 송편의 정신과 기질로 열어가야 한다. 좌편이 있으면 의당 우편이 있는 것은 하나님 우주창조의 섭리다. 이는 "너 죽고 나 죽자 " 공멸의 관계가 아니라 "너도 살도 나도 살자 " 는 참공생의 관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 기술이 바로 유태민족의 지혜인 타협적인 기질이다. 유태인들은 이천년 전에 잃었던 국토를 이차대전 후에 되찾아 나라를 세웠던 기적적인 민족이다. 그기적을 가능케 했던 것은 폐쇄적인 유태교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탁월한 협상술 때문이었다. 유태인의 시조 아브라함이 누구인가 ? 소돔과 고모라 성의 운명을 두고 하나님과 끈질긴 협상을 벌여 소돔과 고모라성의 존립에 필요한 의인들의 숫자를 40명에서 10명까지 낮추었던 협상술의 대가요 달인 이었다.

미국 닉슨정부시절 그 높고 두터운 중국 만리장성의 벽을 허물었던 사람이 유태인 출신 국무장관 키신저였다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좌와 우로만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도 있고 아래도 있으며, 앞도 있고 뒤도 있는 것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그런 눈과 철학, 기질을 가지고 있는 통큰 인간이 홍익인간이요, 송편정신이다.

▲ 박평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