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작지만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포천의 사랑방교회에서는 큰 결심을 했다. 2011년 여름수련회를 전교인이 제주에서 열기로 한 것이다.

▲ 완도에서 카페리를 타고 제주로 향하는 풍경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속회나 구역모임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지역이나 연령별로 일주일에 한 가정씩 돌아가면서 모이는 예배로 포천의 사랑방교회에서는 이를 사랑방모임이라 칭한다.

이 모임의 목적은 교회생활을 위한 단순화, 단일화된 조직으로 주일에 여유 있는 마음으로 예배하고, 영과 육이 아울러 휴식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든 교인이 친교, 예배, 봉사, 선교 생활에 균형있게 참여하기 위함이다.

또한 각 그룹은 교회안의 작은 교회로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성도의 교제로 삶을 나누는 기본 단위조직이다. 따라서 사랑방교회 교인이라면 이 작은 교회의 삶에 우선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사랑방교회 내에는 이러한 그룹들이 10개 정도 되는데 이번 여름은 특별한 수련행사를 갖기 위해 각 그룹들이 비행기나 배편으로 제각기 제주기행을 하고, 전교인들은 1박2일 만 제주 이기풍선교관에 모여 공동체적인 삶을 나누는 수련행사를 갖기로 한 것이다.

▲ 또하나의 섬, 제주를 향하는 완도항의 풍경

▲ 또하나의 섬, 제주를 향하는 완도항의 풍경

필자는 모닥불이라는 사랑방그룹에 속해 있어 이번 제주기행을 자연과 사람, 생명과 농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방문했다. 우리들은 두대의 자가용으로 포천을 출발, 해남에서 1박2일을 보낸 다음 완도항까지 달려가 제주행 카페리호를 타고 둥실둥실 꿈에 그리던 또하나의 섬을 향해 떠나는 일정을 택했다.

반나절 완도기행을 마치고, 곧장 제주행 카페리가 있는 완도항에서 자동차를 싫고 이어 사람들의 매표를 마치고서야 승선 할 수 있었다. 커다란 선착장에는 제주행을 기대하는 여행객들로 만원, 커다란 배는 서서히 완도항을 벗어 나더니 끝없는 지평선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 자동차와 사람을 싫고 또하나의 섬, 제주를 향하여...

▲ 또하나의 섬, 제주항의 풍경

낮설지만 배를 타고 떠나보는 제주기행은 별미, 하지만 카페리의 내부 대형객실은 여행자들로 로자지껄하다. 커다란 방들마다 사람들이 가득한데 우대실이라는 칸이 비어있는 듯 했다.

일행들과 아이들의 피곤을 덜어주기 위해 승무원에게 사정을 했고, 승무원은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흔쾌히 자신들의 직원가족을 위한 우대실을 내주었다. 이에 5시간 동안의 제주행 배편은 평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 또하나의 섬, 제주에서 벌거벗은 공화국을 만든 김윤수님의 집 내부공개

▲ 또하나의 섬, 전통 발효항아리 사이로 유수암리 풍경이 살짝...

이윽고 육지 땅과는 또다른 느낌을 간직한 땅, 제주를 밟게 되었다. 제주항에 도착해서는 자동차를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국적인 제주시내를 가로질러 우선 시내중심부의 이마트에서 간단한 시장을 보고 제주시내 인근의 유수암리라는 마을의 벌거벗은 공화국을 찾았다.

▲ 또하나의 섬, 인근의 주민이 그렸다는 김윤수님의 초상화

벌거벗은 공화국은 제주에서 도시농업운동본부를 이끌고 계시는 김윤수님 집과 농토를 의미한다. 그는 특별한 계기로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갖는 공생농업 실천가이다. 작은 숲 속에 자리한 단층의 양옥집에 초대된 7명의 모닥불사랑방 가족들, 늦은 저녁에 맞추어 순수한 채식으로 식단을 분비한 김윤수님 부부의 손길에 의해서 감동의 제주에서 첫날 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 또하나의 섬, 창가에 서면 제주의 아름다움이 다가온다

▲ 또하나의 섬, 제주 유수암리 마을에 대한 소개를 김윤수님께서 모닥불사랑방 가족들에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