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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한 목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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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원 목산 |
추석을 며칠 앞두고 할머니 집사님 한분이 제 사무실로 찾아오셨습니다. 국곡리 4천사중 한분이십니다. 자리에 앉으셔서 가쁜 숨을 몰아쉬시더니 속치마 깊은 곳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놓으셨습니다. 구겨진 흰봉투 위에는 “목산님 감사한니다”라고 맞춤법 틀린 글씨가 꾸불꾸불 쓰여 있었습니다. 하시는 말씀이 추석명절이라 목사님께 양말이라도 사드려야 하는데 혼자 살면서 형편이 되지 않아 며칠전부터 가까운 이웃의 밭일을 거들어주고 삯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걸 내 앞에 꺼내 놓으신 겁니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기도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건강도 안 좋으신 분이 부족한 목사를 위해서 밭일을 하시다니요. 과분한 사랑에 얼마나 감사하고 송구스러웠는지요. 봉투 안에 들어있던 5만원은 500만원 이상의 가치였습니다. 하나님 만 배로 갚아주세요. 저도 노력할께요!!!
* 이 글은 제 군선교 소식지 “만선을 꿈꾸며…” 제 16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허풍이 아니라니까요?
12월 말에 찾아온 양구는 기대 이상의 환경이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추위였습니다. 당장 27만km를 운행한 제 카니발 차량은 전혀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잠깐 한눈을 팔면 아파트 보일러가 동파되기 일쑤였습니다. 더구나 GOP 지역은 체감온도가 영하 50도까지 떨어지곤 했습니다. 우리 사단 GOP 소초들 중에 가장 열악한 환경의 소초들을 방문하여 병사들과 함께 방책선을 따라 밤을 세워 경계작전에 동참해 본 후로는 우리 형제들이 위대해 보였습니다. 이 험한 지형에서 이 혹독한 추위와 매일 같이 싸우고 있는 형제들...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핑 돕니다. 영하 50도의 추위... 처음에는 허풍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였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50도, 겪어 보셨어요? 아니라구요? 그럼 말을 하지 마세요!ㅋㅋㅋ”
그러고 보니 저는 자이툰 파병시절 쿠웨이트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캠프 버지니아에서 영상 53도의 더위를, 그리고 이 곳 백두산 부대에서는 체감온도 영하 50도의 추위를 모두 겪어보네요. 귀한 경험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짜! 진짜라니까요!!!!
* 이 글은 제 군선교 소식지 “만선을 꿈꾸며…” 제 19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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