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카페 마리’의 눈물과 희망

CBS TV, <블로그다큐 예수와사람들>
‘마리와 자본’ 편에서 방송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서울의 중심 명동. 옛 중앙극장 옆 도로변에서는 4개월 째 철거 용역 업체 직원과 세입자들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폭력과 아비규환의 현장, 명동 재개발 3구역. 이곳을 지켜내는 철거민과 시민들의 이야기가 CBS TV <블로그다큐 예수와사람들> ’마리와 자본‘편을 통해 방송된다.

건설자본의 이윤과 세입자들의 생존권이 충돌하는 현장

25층 금융센터가 지어질 명동 재개발 3구역. 30개의 각종 음식점과 상점들이 길게는 20여년 동안 영업을 하며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꾸려진 곳이다. 재개발이 확정되고 시행사 측이 제시한 보상액은 4개월 치의 영업 이익 손실금. 빚까지 얻어 가며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권리금와 시설투자비를 들여 장사해온 세입자들이 4백만원에서 1천7백만원의 보상금을 받아 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30세대의 세입자들 중 11세대가 보상을 거부하고 저항하자 시행사는 용역 직원들을 동원해 4월과 6월, 두 차례의 명도 집행을 강행했고 세입자들은 6월 14일 카페 마리를 점거하여 농성 투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달 19일 카페 마리에 대한 용역 직원들의 침탈이 이어지자 세입자들과 시민 ․ 학생들이 힘을 합쳐 싸워 농성장을 되찾았고, 이후 카페 마리는 새로운 철거민 투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재개발을 통해 금융 ․ 건설 자본이 차지할 1조원대의 이윤과 세입자들의 생존권이 충돌하는 처절한 현장이 2011년 대한민국 서울의 한 복판에 펼쳐진 것이다.

사랑과 연대, 인간해방을 구현하는 ‘카페 마리’

카페 마리에는 매일 수십 명의 ‘연대’ 시민들이 모인다. 10~20대의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나이 지긋한 이들도 세입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발길을 모은다. 계속되는 용역 직원들과의 대치에서 인간띠를 이루어 방어해내고 평화 시에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농성장의 분위기를 정겹게 만든다. 또한 쌀, 라면, 과일, 생수 등의 후원 물품 배달을 위해 택배 회사 직원들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들락거린다. 한 세입자는 “여기서 작은 천국을 보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연대 시민들도 “자본의 냉혹한 이윤 논리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투쟁에 함께 함으로써 나 또한 많은 것을 얻어간다.”라고 말한다. ‘명동해방전선’이라는 깃발이 나부끼는 카페 마리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해방의 모습을, 취재진의 카메라는 3주의 촬영기간 동안 함께 하며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