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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을 물바다로두 후배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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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2월 11일 (토) 00:00:00 [조회수 : 1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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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학을 했습니다. 생기부를 출력하려고 교무실로 갔습니다. 속도가 빠른 프린트를 쓸 요량으로.. 그런데 서두르다 보니 책상 밑에 거피 포트가 있는 것도 모르고 툭 발로 건드렸습니다.
"앗! 뜨거."
뜨거운 물이 슬리퍼 위의 왼쪽 양말에 스며 축축해집니다. 컴퓨터 코드 구멍으로 물이 들어갈까 봐 얼른 마른 걸레 두 개로 물을 훔쳤지만 역부족이었어요. 약간 물이 식었어도 발은 뜨꺼웠지만, 무안하고 경황이 없어 안절부절하는데, 젊은 후배 이대기 선생님이 들어오더니 말없이 대걸레를 가져와 바닥을 닦는 것 아닌가요? 어쩌면 아침 출근 시간부터 교무실을 물바다로 만들어 놓아 기분이 언짢았을텐데, 그는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자청해서 한 것입니다.
"이 선생님, 정말 고마워요."
"뭘요."
그는 빙그레 웃을 뿐입니다.
그 때 컴퓨터 주인인 연구부장이요 음악 선생님인 장지숙 선생님도 들어오시더니, 상황을 눈치채고는 웃으며 말합니다.
"선생님, 혹시 발이 데지는 않으셨어요? 물이 뜨거울 것 같은데.." 오히려 무엇보다도 나를 염려해 주는 것입니다. 다행히 약간은 따가웠지만 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해 주었어요.
"교무실이 무척 건조한데 잘 된 거예요, 선생님."
내가 무안할까 봐 해 주는 말인 줄은 알지만 얼마나 살가운가요?
"게다가 선생님 덕분에 걸레 청소도 하게 되어 오히려 고맙고요."
선생님은 마른 걸레를 어디서 가져와, 물기가 남은 바닥과 책상까지 꼼꼼히 닦으셨습니다.
그저 미안하고 고마워서 꿀먹은 벙어리처럼 서 있었습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맘을 평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지요. 연신 고맙다는 말만 할 수 밖에요. 마침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원하던 프린트도 못하고 사고만 치고 나오게 되었지만, 동료 교사들의 친절과 배려에 가슴 뭉클했습니다. 그럴 때 평소의 나처럼 빈정대거나 농담이라도 했다면, 얼마나 더 무안했을까요? 내게 이렇게 따뜻한 이웃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도 남을 배려하고 챙겨 주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가슴 벅차 교무실을 나오면서, 작지만 아름다운 친절을 베푼 이 이야기는 여러분들에게 꼭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6-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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