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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2월 11일 (토) 00:00:00 [조회수 : 19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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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월요일, 철수 목사는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서울로 가기 위해 아내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사북역으로 나왔는데, 아내도 같이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이번 설날이 주일이었기에 자신은 예배를 보고 영이는 서울을 다녀왔으며, 이 달 마지막주일 예배를 드리고 다음날 서울로 이사를 갈 예정이기에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다.
“여보, 더덕이 무거우니 잘 매고 가세요.”
“올 때는 이 큰 배낭에다 무엇을 담아오지?”
“걱정 마세요. 엄마와 처제가 성도들 먹으라고 족발을 준비한다니 무겁다는 소리나 마세요.”
“수요일에 올게.”
철수는 나이 50살이 된 후로 양복대신 편안한 개량한복을 즐겨 있었는데 오늘은 아예 배낭을 맨 등산복 차림으로 서울로 가기에 등산을 가는 즐거운 마음이었다.
“목사님, 원주 치악산에 등산 가세요?”
“아뇨, 서울 남산에 더덕 팔러 갑니다.”
사북은 좁은 고장이라 이곳 사람들은 채 2년도 살지 않은 철수 목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에 철수 목사의 더덕이란 소리에 즐거운 웃음을 짓는다. 요새는 세상이 빨라져 산골짜기 농산물도 인터넷으로 소개되고 택배로 날라가는 때이지만 30년 전에 춘천의 더덕에 반한 영이가 10년 전에 개척한 원주 라합교회 시절부터 강원도 더덕을 개발하여 상품화 시켰기 때문이다.
라합교회의 목사 부인들은 사모라는 소리를 듣기보다 아줌마라는 소리에 익숙한 것은 교회에서 목사를 돕는 배필은 여전도사의 책임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사모를 찾는 사람들은 교인보다 근처 고장에서 더덕 같은 산나물을 팔려온 사람들이며 장날에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영이도 장날이 되는 것이다. 자연산 더덕은 캐는 것부터 손질하여 말리기까지 섬세한 공정이 필요하기에 영이는 사람들이 가져온 더덕을 잘 살펴 부족한 부분을 설명을 해주고 3단계로 구별하여 후한 가격을 쳐주는 것은 교회가 이윤을 남기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의 나함슈퍼로 보낼 때 10%의 이윤은 붙이는 것은 무료식당 손님에게도 비싼 더덕을 대접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철수는 원주역에 정차한 기차에서 잠시 내려 우동 한 그릇을 번개처럼 해 치우고 플랫 홈에 서서 자신이 개척한 바로 앞의 라합교회 십자가를 쳐다보며 빙긋이 웃어본다. 부산이야 아내의 고향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협조를 받은 것은 당연했지만 원주는 성도들조차 없는 지역이었는데 전새운 국회의원의 고향이라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소매가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 곳이었다.
기차가 떠나도 젊은이들처럼 난간에 매달려 한참이나 원주라합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지금부터 시작을 하려는 잃어버린 양에 대한 인터넷 교회에 대한 다짐을 해 보는 것이다.
“아이구, 철수 목사님. 오랜만입니다. 나 올 초에 병규장로와 중국 길림성 라합교회에 다녀온다고 모처럼 서울 온 철수 목사님을 만나지 못해 미안해요.”
“아저씨,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길림성 라합교회도 서울 라합처럼 대단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도 한번 가보고 싶군요.”
중국 길림성 라합교회는 15년 전에 장병규 장로가 운동화 공장을 차렸는데 공장 내에서 시작한 예배로 시작을 하여 새로운 종교법이 바뀜과 동시에 신발공장이 나함빌딩으로 대신한 것이었다.
“제일 먼저 자네가 가 보았어야 했는데…, 너무나 지방으로 개척교회만 세우는 일에 몰두를 했기에 내가 미안하네. 자네가 은퇴를 하고 인터넷 교회를 세운다는 계획서 메일을 여러 번 읽어 보고 나도 결심한 일이 있네.”
철수 목사가 오늘 아저씨를 방문한 것은 자신의 계획에 대한 허락보다 항상 이끌어주시던 고마움에 대한 예의였으나 집의 소파에서 자신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는 전병춘 관리소장 아니 이사장은 36년 전에 돼지 갈비집에 앉아 있는 모습과 똑같다는 느낌이 불현듯 들었다.
“자네의 말대로 우리 라합은 외모보다 마음을 보았지만 세상 교회들은 정반대가 많기에 마음을 잡고 다른 고장으로 간 밤꽃들이 교회는 물론이요, 주님마저 떠난 떠나 있는 현실인 것 같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목자는 길을 떠나야 하네. 나와 자네는 36년 동안 라합을 위해 봉사를 해 왔네. 내가 자네보다 나이가 많기에 부탁인데 나도 이제 74살이네. 내가 나함재단을 은퇴를 할 터이니 자네가 나함재단을 맡아주게나. 부탁일세.”
36년 전에 귀신이 붙은 어머니를 위해 신학대학원을 권유하던 아저씨는 이제 철수에게 나함재단 이사장이 되기를 권유하는 것이다.
“총각 때 신학대학원 가라는 부탁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아저씨도 알다시피 제가 세상물정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나함재단 이사장은 어머님도 오래 하셨듯이 간단한 일이네. 집세 모으고 다음 나함빌딩이 들어설 장소만 선정하면 되는 일이야. 세상 일은 나를 닮아 공부는 신통치 않으나 땅은 잘 보는 관리소장인 장국수에게 맡기고 자네는 이사장 사무실에서 인터넷 교회를 하면 되리라 보네. 아마 이렇게 되는 것이 돌아가신 이사장님의 뜻인 것 같아.”
자신은 25년 동안 12군데의 개척교회에 몸을 바쳤지만 오늘까지 나합교회 목사들이 월급을 하루라도 늦게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온갖 정성을 기울인 아저씨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 자네가 나의 아파트로 배낭을 매고 오는 모습을 8층 창문으로 보면서 젊은이를 꼬셔 10년 동안 노동을 시키고 25년 동안 지방을 떠도는 방랑자 생활을 시킨 나 자신이 부끄러웠네. 물론 다 주님을 위한 일이었지만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프더군. 이제 환갑이니 서울에 머물면서 서로 얼굴이나 종종 보고 싶은 것이 죽음이 얼마남지 않은 나의 부탁임세.”
철수는 일년에 한 두 번은 아저씨를 만났는데 70살 이후로는 체력이 떨어지고 병원신세를 지는 일이 많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었지만, 철수 자신도 가야 할 길이니 달리 방도가 없는 것이기에 아저씨의 말에 순종을 하는 것이 감사함에 대한 표시라 싶었다.
“나함재단은 임대료 사업도 하므로 목사 직분은 내려 놓고 라합 인터넷뉴스로 복음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어 고맙네. 그런데 라합 동네 방송국장인 애자 자매에게도 허락을 받아야 하네.”
밤꽃 동네의 미장원에서 시작한 동네 방송이 전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 방송으로 승진을 한 것은 밤꽃들의 열성이었기에 두 사람은 옛일을 생각하며 모처럼 크게 웃어 보았다.
권사님이 저녁을 먹고 가라는 권유를 내일 점심으로 약속을 하고 더덕 절반을 내려 놓고 나온 철수는 택시를 잡으려다 마침 집으로 가는 버스가 오기에 얼른 올라탔는데 무척이나 오랜만에 타보는 버스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입구 맨 앞 자리에 앉은 철수는 출입문을 바라보니 얼마 전에 방송으로 본 버스안내양이 생각이 났다.
철수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사회의 무질서를 바로 잡겠다고 공약한 혁명세력이 버스를 탈 때 줄서기까지 간섭을 하였으나 출퇴근 길의 버스타기의 무질서는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은 각 자의 방향번호를 붙인 버스의 서는 자리가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질서 유지자는 요금을 받고 출입문을 닫고는 “오라잇! 스토프!”소리를 지르는 유니폼을 입은 버스 차장이었다.
등교시간에는 회사가 동전하나라도 더 벌고 학생들이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문을 닫지 못할 정도로 손님을 꽉 채우고는 처녀의 젖통을 방패삼아 자신이 출입문이 된 그녀, 낮 시간에 출입문에 기대어 잠시 졸면 “어제 저녁 외박했나요?”질문을 하는 남동생 같은 고교생들, 현찰을 만지니 매일 몸 검색을 받아야 억울함, 그래도 버스비를 외상해준 승객이 다음날 자신이 탄 버스를 기다려 버스비와 고맙다며 껌 하나를 선물하면 얼굴이 붉히던 그녀들의 모습이 철수의 눈에 선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출입문의 그녀들은 사라지고 늙었지만 몸 바쳐 열심히 일한 정신이 남아있기에 기름 한 방울 나지않는 이 나라에 버스가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철수는 인터넷으로 이들을 찾아 직접 만나기도 하여 신앙을 잃어버린 양이 있으면 업고 올 각오를 하니 새 힘이 쏟는 것 같았다.
“아이구,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삼석이가 왠일로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도 있네.”
철수가 인터폰을 누르자 아멘 장모님의 음성이 들린다.
“더덕 배달 온 사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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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에 날씨가 너무 추워 이틀정도 감기에 걸려
고생을 좀 했으나 누워서 쉬는 동안에 <배꼽 없는여자>의 조미료 역할을 할 이야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이제 주일을 제외하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도 재미있지만 저에게는 역시 성경이야기가 더 재미와 유익이 있는 것 같습니다. [10]부터는 사라의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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