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유력 인턴넷 신문에 기하성 총회대표의 칼럼이 있더군요.(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48637&section_code=oc&scode=oc_65) 요즘 은퇴 목사들에게 수억원의 은퇴비를 주고 그 은퇴비를 마련하기 위해 후임 목사에게 돈을 받는 행위를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교회 부패상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소위 신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변증하는 논리가 그 분의 생각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을 봅니다.

세상에는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이웃을 위해 봉사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 저기 숨겨져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런 분들을 저는 존경합니다. 그리고 그런분들의 삶을 닮으려 애씁니다. 목사님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가끔 계시는 것을 봅니다. 시골에 내려 가셔서 사례도 없이 머슴처럼 이웃집 농사 지어드리며 먹을꺼리를 얻어 먹고 복음을 전하시며 사는 분들도 계십니다. 선교지에서 배낭을 메고 오지를 수십킬로 걸어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분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 분들의 이 땅에서의 삶에 종말이 온다할 지라도 가져갈 것이 없는 분들입니다. 그 분들이 가져갈 것을 바랐다면 그런 삶을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얼마 전 공영방송에서 교회와 담임목사직 매매에 대해 비판하였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그 목사는 이에 대해 비판하며  왜 이렇게 힘들게 사는 분들도 있는데 목사들을 모두 도매끔으로 매도하느냐는 생각과 이런 분들을 위해 노후 은퇴비를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을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의도일 것입니다. 덧 붙여서 이런 비판은 안티들의 먹이감 정도임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분에게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 희생적인 삶은 단지 목사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평생동안 자신의 재산을 털어 생을 바쳐 고아들을 보살폈던 사람이 말기암으로 병원비도 없이 죽어간 분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도 똑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그 논리의 정당성을 인정 받을 것입니다. 목사가 아니면 그렇게 세상을 떠나도록 방치하고 목사이기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필요로 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분들 때문에 세상은 좀 더 밝아지고 급격하게 타락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분들에 대한 책임은 사회 공동체가 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자신들은 그런 삶을 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삶을 산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우리가 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디 이게 사회 통념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랬다면 세상을 부패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할 수 없는 부패한 세상에서 누가 이런 일을 감당해야 하겠습니까? 바로 그 역할이 교회에 있습니다. 빛과 소금의 직분을 요구하신 예수님의 뜻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지금의 교회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교회로 교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이 자신의 교회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자기 교회로 오라고 합니다. 이것은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장사꾼들이 하는 소리와 같습니다. 장사꾼이 소비자 생각하는 것 보았습니까? 소비자가 왕이라, 소비자를 감동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이들이 어찌 이윤을 소비자에게 돌리겠습니까? 교회가 헌금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 말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뜻에 합한 일에 인색하는 것이 어찌 이런 장사꾼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목사의 은퇴비를 마련하기위해 담임목사직을 매매하는 것을 정당하다고 인정해달라는 사람을 어찌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이 모인 교회는 돈을 쌓아 놓는 곳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십의 일을 자신의 것이라고 하신 것은 부패한 인간들이 돌보지 않는, 스스로 땅에서 나오는 소출을 얻을 수 없는 레위인과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들을 친히 먹여 살리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럼에도 교회에서 이 십일조로 수백억이 넘는 휘황찬란한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사랑의 교회은 2천1백억을 들여 교회를 건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은퇴비도 없어 성직매매를 하는 사람들도 정당하니 비판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회가 교회다운 일을 한다면 성직매매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치료비가 없어 죽어가는 목사나 교인들이나 우리 이웃이 점점 사라져 갈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친히 보살피셨던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교통하심을 인정하는 신약시대에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의 교회와 사회가 초래되고 있는 것은 일정부분 교회에도 책임이 있음을 자각하여야 합니다.

담임목사직을 매매하고 목사의 은퇴비를 마련하기위해 수천만원씩 매년 적립하는 일이 교회의 할일이 아니라 이 땅에서 나그네처럼 유리하는 영혼들과 형제들에게 함께 나누는 것이 교회의 할일임을 명심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