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면서 뉴스를 들으니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10년 동안 삼수를 하면서 얻어낸 유치권이니 그 일을 준비한 사람들이나 강원도 주민들은 쾌거를 이룬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10년이면 포기할만도 한데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원하는 것을 얻어낸 사람들의 투지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매우 축하한다. 그리고 그때까지 잘 준비하여서 좋은 결실을 얻고 대회를 잘 치뤄낼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 물론 온 국민이 단합하여 말이다.

그러나 잊지 말고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올림픽이 한국사회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고 핑크빛 환상들로 대회를 준비하겠지만 실제적으로 국민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는 함부로 단정하거나 간과해서도 안 된다.

솔직히 아침에 텔레비전을 통해 듣는 평창 동계올림픽 소식에 기뻤지만 그 기분은 10분을 넘기지 못했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한 시간 내내 평창 유치에 관한 내용만 보도했다. 그 중에는 저런 것까지 뉴스라고 보도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남아공의 더반이라는 도시가 그동안 한국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다 주었던가 하는 보도이다. 이게 뉴스꺼리인지 가십꺼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한국에서 국민들이 알아야 할 것이 오직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이며 더반이라는 도시밖에 없는가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해병대 총기난사라는 끔찍한 소식을 접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고 그 이후 소식이 궁금할 것이다.

벌서부터 평창대회가 60조의 국가브랜드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난리이다. 학자나 관료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계산한 국가브랜드가치가 정말로 그 정도로 올라가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삶에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G20정상회의가 적게는 30조 많게는 400조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고 언론기관들은 이런 수치들을 무분별하게 보도하였다. 이제 G20대회가 끝나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400조, 아니 30조의 효과가 나타나야 하지만 전혀 그 기운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안 되겠다. 오히려 순수한 스포츠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여 정치보다도 더 추악하게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될 뿐이다.

IOC가 인증하는 대회시설을 십수 개 건설해야 한단다. 또 몇 천억원이 그를 위해 지출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건설사들, 아마도 또 재벌건설사들이 수주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데, 아무튼 건설사들은 또 호주머니를 채우게 될 것이다. 경기장 인근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은 개발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런저런 이권이 개입될 것이고 그로 인해 콩고물이라도 좀 얻어먹게 되는 것은 누구일까?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평창군민들을 포함한 서민들은 아닐 것 같다. 기껏해야 건설공사에 막노동자로 며칠 혹은 몇 달 나가 일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이런 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 평창을 포함한 강원도민을 그렇게 들볶았으면 그들의 마음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호주머니도 채워줄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한국은 올림픽, 세계육상선수대회, 월드컵대회, 동계올림픽까지 4대 주요 운동경기를 유치하여 그랜드슬럼을 달성하게 되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왜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랜드슬럼을 했는지, 주요 운동경기를 유치했는지가 아니라 정말 한국에서 스포츠가 참다운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운동경기는 국민을 우민화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이용되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스포츠만 좋아하는 어리석은 백성들로 채워지는 나라가 되기 위한 동계올림픽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민들이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정말 잘 했고 잘 됐다. 그러나 역시 다시 당부한다. 동계올림픽이 전부는 아니고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스포츠대회가 되지 않도록 국민들도 깨어나기를 바라고 정부도, 당국자들도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물론 나도 이 대회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