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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초록의 지상낙원생생한 감동의 전율 흐르는 왕위엔 '나통마을'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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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5월 31일 (화) 20:42:34
최종편집 : 2011년 06월 01일 (수) 14:52:11 [조회수 : 4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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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장  빈약한 나라에 속하는 '라오스'는 공장이 없다고 하여 가보고 싶은 나라였었다. 때마침 태국의 김동학 선교사와 연락이 닿아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다양한 소수민족 중 몽족의 매력적인 삶에 이끌리어 라오스를 찾게 되었다.

   
▲ 라오스의 위엔짱(비엔티안)과 왕위엔(방비엥)의 위치

라오스(Laos)라는 나라이름의 뜻을 아는가 ? 국민, 언어 문화를 지칭할 때는 '라오(Lao)' 라고 쓰고 나라의 개념으로는 라오스라고 한다. 영어로 'Lao PDR, Laos'이다. 그런데 헬라어에 '라오스(laos)'라는 뜻은 백성을 의미한다. 성경 속에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다"라고 할 때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뿐만 아니라 예배라는 단어가 헬라어 '라오스'(laos, 백성)+'에르곤'(ergon, 일하다)에서 유래한다는 사실, 그러므로 예배란 '백성이 하는 일' 즉, '공적인 봉사'를 의미하는데, 드리거나 보는 것이 아니라 일한다와 행한다라는 뜻과 더욱 상통한다.

여기서 예배는 정형화된 틀 속에 갇히기 보다는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로 재해석될 수 있는데, 도시 문명 속에 길들여진 현재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예배가 아니라, 날마다 새로움으로 나아가는 삶이 예배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두고 언젠가는 눈물 속에서 사라져갈 몽(Huong)족들의 삶을 찾아 나선 날, 라오스 수도 위엥짱에서 조용한 아침을 맞았다. 약속시간을 휠씬 넘겨 도착한 뚝뚝이를 타고는 투어회사에서 제공한 관광버스에 오르기 위해 또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이 버스는 라오스에 머무르고 있는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을 하나둘 태우고는 곧장 목적지인 왕위엔으로 출발했다.

버스는 작은 촌락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가난하지만 인정이 넘치는 풍경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갔다. 하지만 중간에 문제가 생겼다. 버스가 위엥짱을 막 벗어나자마자 고장이 난 것, 급기야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새로운 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대부분 여행자들은 별다른 불평 없이 주변 가게를 기웃거리거나 산책을 해야만 했다. 

   
▲ 위엥짱에서 왕위엔으로 향하는 도중 버스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풍경

햇살이 따갑게 내려쬐는 가운데 온 가족들이 목공작업으로 분주한 아이들의 집과 허름한 원두막에 내버려진 듯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준비해간 선물, 태양광전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더니 기뻐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라오스의 농촌들판을 유심히 살펴본 바로는 밭은 없고, 모내기를 끝낸 논들만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어 채소 등의 밭작물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이곳 날씨는 초여름인데 왜 밭 농사는 짓지 않는지, 밭농사를 기피하는 것은 아닌지, 적당한 작물이 없거나 기술이 없어서 그런지 등이 궁금해졌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은 우리와 같은 밭작물이 있지만 대부분 소농 위주의 자급자족 형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잠깐의 휴식시간에 일본, 미국, 아이슬란드, 캐나다, 호주, 한국, 프랑스 등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스쳐지나가듯 만나면서 들뜬 여행자의 마음을 주고 받았다. 이어 구멍가게 주인장에게 그곳의 특산발효주를 소개받고 새로운 맛을 체험해 보는 행운을 얻었다.

   
▲ 라오스 농촌 들녘을 수놓은 논들의 풍경

마침내 새로운 관광버스가 도착하자 여행은 계속되었다. 3시간을 내리 달려 도착한 곳이 한적한 길가다. 이상해서 상황을 알아보니 우리는 삼륜차로 목적지로 가야하고 관광버스는 시간관계상 우리가 왔던 길을 되돌려 위엥짱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자를 위한 차가 되었다.

암튼 믿을 수 있는 여행사를 통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으며 2대의 삼륜차에 빼곡하게 짐과 사람을 태워 여행자들 사이에 소계림이라 불리는 왕위엔 외곽 호텔주차장 쯤에 도착했다. 첫 느낌은 첩첩산중으로 둘러싸인 산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에 대한 설렘이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하룻밤이라도 현지인들의 삶을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서 현지인들과의 충분한 상의가 필요했다. 다행히 왕위엔에 대한 상세한 지도를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똑똑이 운전기사와 여행자들이 갈 수 없는 오지의 곳곳을 짚어가며 쉴만한 곳을 찾았다. 되도록이면 시내에서 벗어난 깊은 산속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정을 풀려 했다. 다행히도 나통마을이 조율되어 한참을 찾아 들어갔다. 

   
▲ 라오스 왕위엔의 최신지도로 찾아가는 나통마을 게스트하우스

   
▲ 왕위엔 나통마을을 찾아가는 길 위 풍경

'여행자들의 천국' 왕위엔(Vang Vieng), 이곳은 풍광이 아름답고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서양 여행객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행자들에게도 알려져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곳으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파노라마 그 자체다. 남쏭(Nam Xong)강의 낭만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산들의 위용은 여행자의 정신을 몽롱하게 해준다. 남쏭강은 평야를 지나고 산을 에돌아 굽이굽이 북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곳은 현지인보다 서양 여행자가 많다. 시내에는 동서양이 결합된 분위기로,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튜빙이나 카약킹, 동굴탐험, 트레킹, 자전거나 오토바이 투어 등이 유명하다.

왕위엔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황톳길을 따라 펼쳐진 거대한 산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마주한다. 산꼭대기의 바위들은 하늘을 찌를 듯 날을 세웠고, 그 뒤로는 더 큰 산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도 험준한 라오스의 북쪽 지형이 그리운 것은 무엇 때문일까.

   
▲ 여행자들의 도시 왕위엔을 벗어나 원시적인 자연을 간직한 나통마을 흙'길' 풍경

   
▲ 나통마을의 천연석호와 호수를 즐기고 있는 여행자들의 풍경

차는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황톳길을 달리는데 걸어 다니는 라오스인들이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태워주겠다고 하니 몇몇의 학생들이 낮설어서 그런지 거절한다. 그러나 여행객들에겐 항상 미소 띤 얼굴로 손을 흔들어 준다.  

한적한 시골길 옆 초라한 초가에는 몽족들의 삶 터가 있어 살짝 살짝 엿볼 뿐이다. 중간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몽족 꼬마를 태웠다. 똘망똘망한 얼굴, 영락없는 우리네 시골아이다. 그렇게 나통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 왕위엔 나통마을 주민자치공동체가 운영하고 있는 자연환경

라오스는 우리와 다른 듯하면서도 서로 닮아 있는 문화가 상당부분 존재한다. 할머니 세대에서나 보았을 법한 물레작업으로 옷감짜는 모습이 여전히 이곳 여성들에게 삶의 일부분이다. 더욱이 길에서 마주친 시골 풍경은 꼭 30년 전의 우리의 시골풍경과 유사하다.

모내기를 하고난 모습이나 고구마, 오이, 옥수수, 잎담배.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농촌풍경, 소나 돼지, 염소를 키우는 모습까지 우리네 모습과 흡사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한 느낌을 준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나만 잘 살아보겠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이기려하는 서구 자본주의 물결 속에서 역사와 전통을 고수하며 여전히 옛 조상들의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라오스인들, 이들은 척박한 환경과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에서도 조용한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는 행복은, 단순히 가진 것 많고, 적다고 가늠할 수 없음을 증명해 보이는 듯 하다.

   
▲ 나통마을의 여성들의 삶의 일부분인 물레작업, 이장의 주선으로 옷감구입 모습

   
▲ 푸캄동굴과 천연석호 수영장내에 있는 생태적 게스트하우스 풍경

우리의 숙소는 나무와 짚으로 엮은 생태적 게스트하우스로 팽(39세)이라는 청년과 그의 부모들이 땀흘리며 몇채의 원두막을 더 짓고자 작업하고 있었다. 서로 간에 인사를 나누고는 숙소의 사정과 가격을 물으니 아주 저렴한 가격(1박2일, 1인 100밧 4,000원이고 식사까지는 1만원 정도)을 제시하여 묵게 되었다. 

이곳 나통마을(Nathong Village)에서 2~3키로 떨어진 곳에 푸캄(Pou kham)이라는 천연동굴과  멋진 석호수영장(swim lagoon)이 딸린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주민자치공동체위원회가 결성되어 운영해 나가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청정한 에메랄드 빛 물속의 생생한 전율에 감동하는 것 같다.

현지주민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게스트 하우스를 얻어 천천히 주변산책을 다니면서 팽이와 그의 아버지, 어머니에게 평소 관심이 많았던 라오스 내 몽족에 대해 물었다. 처음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몇번의 문의 끝에 650여 명의 마을분들 중 100여 가구가 헐벗고 가난한 몽족임을 알게 되었다.

   
▲ 왕위엔 나통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착한사람들(팽의 부모)

이들은 70년 전부터 라오스 북쪽 우돔싸이와 삼누이, 무엉뿌아  등의 고향에 살다가 이곳으로 재정착을 했단다. 이들은 화전민으로 살다가 차츰 벼농사와 찹쌀, 채소, 오이 등과 농장을 일구며 살고 있다고 했다.

내친 김에 몽족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했는데... 이튿날 비가오는 바람에 그 일정이 취소되었다. 한국에서 정성껏 준비해간 라면과 태양광전지가  이곳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뜻을 팽이와 그의 가족들에게 밝히니 이곳 마을의 이장 분따(43세)와 마을지도자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작은 공원안에 마련된 평상에서 간단한 소개와 이곳에 온 목적을 말씀드리니 어디론가 이동을 하자고 했다. 이곳에는 자동차가 없기 때문에 최상의 이동수단인 경운기를 타고 이동했다. 나통마을의 중심거리에 있는 마을지도자 집으로 안내된 것이다. 약소했지만 라면 한 상자와 태양광전지 30여개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기를 당부드리며 간단한 기증식을 치렀다. 

   
▲ 나통마을 주민자치위원회와의 상호협력,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가난한 몽족들을 돕기 위한 베이스 캠프가 바로 이곳 나통마을이 되기를 바라면서 노을지는 황톳 길을 달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 팽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분따 이장은 기분이 좋았는지 마을지도자와 함께 '샤믄푸라이 카우몽' 이라는 깊은 산속 몽족만이 채취하는 산야초로 만든 귀한 약주를 내왔다. 

이장은 산야초 약주의 효능으로 자양강장제 뿐만 아니라 위를 보호하여 밥맛을 좋게 한다는 것과 이것을 넣고 토종닭을 고아 먹으면 최고라는 귀띔까지 빼놓지 않았다. 이러한 산야초를 적극 발굴하여 이용하면 좋겠다. 

산이 깊어 오염되지 않은 물이 펑펑 샘솟는 이곳 대자연이 숨쉬는 "천혜의 비경(秘景)"과 천연의 푸캄(Pou Kham)동굴이 만들어 낸 장관을 벗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통마을 주민자치위원회와의 상호 협력을 위한 물꼬를 트는 축배를 들었다. 사회주의 국가라 마을공동체문화가 발달한 라오스의 자치마을은 국가로부터 다양한 업무를 이임받아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듯 했다.

   
▲ 라오스는 초록의 지상낙원, 왕위엔 나통마을의 자연과 착한사람들

구체적으로 살펴보니 정부 및 지자체는 농업용수와 관개수로를 지원하고 있다고 하며, 마을의 관광수입은 한 달에 900밧(라오스 돈 20만깁)을 정부에 납부하고 남은 수입은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들은 그 수입의 일부를 또다시 마을개발에 재투자한단다. 

이장에게 슬며시 마을에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이장자신이 학부모로서 마을에 하나있는 초등학교의 선생님이 시급히 보충되었으면 했고, 무엇보다도 초등학교 아이들이 쓸 수 있는 학용품이 없어 이에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자신의 아들 라오미치는 현재 대학 4학년으로 베트남으로 유학을 갔단다. 그가 공부를 마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마을을 섬긴다고 했다. 나통마을의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의 밤이 깊어감에 이장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가게로 초대했다. 이 집은 아마 라오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천연의 석호수영장이 딸린 아름다운 낙원으로 자리를 옯겨 이장이 제공하는 야식을 제공받았다. 자정무렵이 되자 이장은 천연 에메랄드 빛 수영장으로 우리를 안내 하더니 공중에 메달려 있는 긴 줄을 타고 물 속으로 점핑하는 시범을 보인후 체험해 보기를 권했다.

   
▲ 나통마을에서 보호하고 있는 '하늘이 만들어 놓은 천연석호수영장' 풍경

너무도 고요한 밤, 별빛도 제 모습을 감추인 어둠 속에서 제법 깊어 보이는 에메랄드 빛 물속으로 몸을 내어 맡기는 순간, 이름을 알수 없는 물고기들이 몸으로 부딪쳤다. 그 순간 나라는 존재가 자연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너와 내가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연과 하나된 소름돋는 감동의 전율을 느낀다.

동행한 선교사는 밤중에 숙소로 돌아가고 난 그곳에서 생명과 함께 일하고 즐기시는 그분을 찾아 깊은 잠이 들었다. 그날밤 꿈같은 고요함 속에 찾아온 새로운 메세지는 '가난한 농촌마을의 숲을 개발로 부터 지켜내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문화라야 희망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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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211.36.175.19)
2011-06-08 23:42:13
선생님, 잘 읽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 깊숙히 들어가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는 것, 늘 선생님의 아름다운 발길에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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