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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닮아 숨 쉬는 집과 정원미래주택은 '순환과 다양성'이야 !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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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5월 17일 (화) 18:28:01
최종편집 : 2011년 05월 17일 (화) 22:50:37 [조회수 : 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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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생태적 삶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에 앞서 준비하던 곳이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자리한 농촌이다. 그 당시 복숭아와 포도 등의 과수원과 다랑이 논밭이 어우러진 청정지역으로 반딧불이 서식지였다. 

   
▲ 재활용컨테이너하우스의 마당에서 정원으로 통하는 풍경

하지만 진접 미니신도시(65만평)가 개발되면서 생활이 아닌 투자를 위하다 보니 용적률이 얼마나 적용되는지, 건폐율이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무엇보다도 큰 관심사다. 역시 아파트의 우선 순위는 수익성임을 증명하듯 사방팔방에 오밀조밀 아파트 일색으로 그 많던 과수원들의 경관과 습도를 유지해 준 논들, 작은 개울가 구릉지들이 일시에 훼손되어야만 했다.

인간의 욕망이 적정 선을 넘어 시멘트와 각종 화학재료들로 버무려진 회색빛 아파트로 뒤덮인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의 도시화를 중단하라는 것도 아파트를 짓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아파트를 짓더라도 오랜 동안 형성되어온 전통 숲과 하천, 지형 등을 생각하며 설계 하고, 인간다운 삶의 환경과 문화까지도 고려한 도시이고, 아파트라야 한다는 것이다.

   
▲ 재활용컨테이너하우스 정원에서 집으로 향하는 오솔길

 

   
▲ 양치식물의 연두와 토종 튜울립 노랑의 만남

다행히 자연을 닮고자 했던 필자의 집은 도시화의 광풍 속에서 잠시 빗겨나게 됐지만 지자체와 주민들은 “더 큰 신도시가 건설되어야 주변의 인프라(전철 등)가 들어올 수 있다”며 이곳을 120만평쯤으로 넓히고자 야단인 듯 하다.

이곳에 살면서 경험했던 도시화의 수순은 농업을 위한 농지로서는 더 이상 기대어 살 수 없다는 판단하에 농민들은 생각을 한 가지씩 바꾸게 된다. 우선 농촌의 평화로운 풍경이 조립식공장들에게 자리를 내주는가 싶더니, 일부의 지역이 토지수용이 되고 곧이어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 

   
▲ 양치식물 속 빨강 토종 튜울립의 아름다운 풍경

이에 과거의 농촌은 사라지게 되고 대신 개발에서 소외된 땅들은 어쩔줄 몰라하면서 급속한 변화를 맞는다. 그것도 조립식 건축물들로만 우후죽순 처럼 들어선다. 개발업체는 물론 지자체도 상단부분 새로운 개발의 책임에서 예외 일 수는 없다. 법적, 제도적 정비를 위한다고 농토를 규제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개발이 제한되거나 헐 값에 수용되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용도를 농지에서 공장 또는 근린시설로 전용한다.

이로 인한 부담금과 세금 또한 농민에게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동조하게 되고, 그 과정(기반시설이나 공장건축형태)에서 궁색하기는 짝이 없는 난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농촌다음의 풍경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 홰손되는 산 속에서 시집 온 둥굴레

2011년 봄, 빼곡히 들어선 성냥갑 같은 아파트촌을 지나 정돈되지 않은 옛 길에 들어서면 바로 각종 공장들이 어지렵게 늘어선 길가, 그곳에 자연을 닮아 숨 쉬는 주택과 야생의 정원이 비밀스럽게 자리한 도시 속 오아시스를 만나게 된다.

이 집은 울타리는 물론 대문도 없다. 그냥 돌계단을 걸어 숲 속 오솔길을 따라 들어서면 열 평 남짓 야생의 정원을 만난다. 그 곳에서 싱그러운 삶의 향기를 내 뿜는 숲의 속삭임에 이끌리게 된다. 잠시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자연이기 때문에 제 숨 쉰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연은 아름다움 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행복 그 넘어까지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 홀아비 꽃대는 요즘 식구들이 부쩍 늘었다

 

   
▲ 흰제비꽃 식구들

인공이 아닌 자연이 요즘 선진국에서 인기지만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 야생의 정원에는 온갖 동식물과 나무, 흙과 흙 속의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손으로 만들어 놓은 어떠한 첨단소재와 제품보다 비교할 수 없는 멋과 매력을 담고 있다.

자연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기는 어렵다. 더욱이 내가 살고 있는 현장에서 자연과 집, 자연과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매일 매일의 삶에서 자연과 가까이 하는 카페 같은 집과 정원을 만들어 살고자 했던 소망, 그 꿈이 어느 순간에 다 이루어졌다. 

   
▲ 화천 파라호에서 이사온 고비식구

 

   
▲ 양치식물의 대표주자 관중

재활용컨테이너하우스에서는 각종 들꽃들과 수목, 굴러다니는 돌들까지도 같이 살아가게 된 것이다. 마당이라는 빈공간도 필요하지만 마당과 집의 중간지점에 가족들의 심미적인 정서생활을 위한 정원이 필요하다고 생각, 정원과 연못을 두었다. 집 안과 밖을 드나들면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의미에서 마당을 두고, 그 안쪽으로 주변의 야생화들을 입양해 야생의 정원을 만들었던 것, 이 일을 10년차가 넘은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야생화는 자기 혼자만 잘 살겠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이른 봄 복수초가 꽃을 피웠던 자리를 둥굴레에게 양보하고 참나물에게 매년 양보한다. 올해는 다 죽었으려니 생각했던 복주머니 꽃도 여럿 땅속을 헤집고 올라왔다. 기쁘다. 자연히 꽃에 눈이 가다보면 생명의 신비를 느끼고, 키운 정성만큼 정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 주홍빛 금낭화

제 아무리 친환경적인 재료로 지은 집이라 해도 순환성과 지역성, 자립성과 다양성이라는 지혜를 담고 있어야 한다. 햇빛과 빗물을 재 이용하고, 다양한 식생들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든 이후 주인장의 몸과 마음까지 생태적인 삶과 일치해야 좋겠다.

그렇다고 자연이나 생태, 환경 등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여 부추기거나 단정 짓고 결정하는 괴리된 생활이 아닌 한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다양한 유기체가 순환하고 서로 다른 면들을 들어내어 상쇄시키는 부드럽고 완전한 조화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 수생식물의 하나인 연꽃

앞으로의 주택과 주거환경은 순환성과 다양성을 내포한 조화롭고 풍요로우며 아름다운 감동이 있어야 하겠다. 각 사람의 내면과 육체뿐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제 숨을 쉬면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조율을 하면서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오래도록 맞이하는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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