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희생제의 희생되는 동물들, 죄값을 지불한다는 대소개념과 전혀 관계가 없다

▲ 박경은 목사

혹 그런 관점에서 속죄제 희생제물의 기능을 해석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인간의 죄값을 대신 지불하기 위해 죽은 “예수 대속의 죽음”으로 연결시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희생되는 동물에 대해 그것을 대속 개념으로 설정하여 ‘죄값을 지불하기 위해 대신 죽은 예수의 죽음’의 개념으로 연결시켜 정의할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죄값을 지불하기 위해 동물을 대신 희생시킨 희생제였음을 말하는 개념을 구약성서의 전통에서는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하게도 아벨의 어린 양 희생제(창4:4)는 아벨의 죄를 대신 치르기 위한 희생제가 아니었다

구약성서의 희생제 관련 내용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야기가 창세기에 있는 아벨의 어린양 희생제 이야기이다. 본문은 하나님이 ‘가인의 농산물 제의는 받지 않으시고 아벨의 희생제물은 받으셨다(창4:3~5a)’고 기술하는데 여기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희생제는 ‘죄사함 받기 위한 죄값 지불형 보상성’ 제사”라는 인상이 명쾌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벨의 희생제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분노를 달래고 인간이 지은 죄값을 청산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수행되던 제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벨은 왜, 무엇 때문에 양의 첫 새끼를 희생시키는 희생제사를 드렸던 것인지, 하나님은 왜 가인의 농산물 제사를 받지 않으셨던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분명하게 기술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희생제의 원래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희생제시원(始原)에 대해 그것은 ‘죄값 지불형 보상성 제사로 드렸던 동물 희생제’였다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요구한 아브라함의 이삭 희생제의 성격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드리는 장면에서도 아브라함의 죄값을 지불한다는 희생제의 모습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히브리어 성서본문에 의하면 이삭 “대신” 번제희생물이 된 숫양은 분명히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을 “대신하여(타-ㅋ하트, in the stead of)” 희생제물로 드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에게 죽을 뻔했던 그의 아들 이삭 “대신”에 희생된 숫양에게서 아브라함의 죄값을 대신 치른다거나 혹은 죽을 뻔했던 이삭의 죄값을 대신 치른다는 죄값 지불형 보상 개념의 대속의 희생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창세기에 나타나는 희생제는 죄값을 청산하기 위한 보상 개념과는 전혀 무관한 희생제였다고 단정짓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더하여 구약성서는 왜 특정의 가축들로만 희생제를 드리도록 규정한 것인지에 대한 이유도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지 않다. 희생제 관련 본문에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께 희생제를 드리려면 특정의 동물로 드려야 한다는 명시뿐이며 희생제를 드리기 위한 절차는 어떤 것인지와 관련 있는 제사법 관련 본문들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희생제가 왜 필요한 것이며 하나님은 무엇 때문에 피의 제사를 받으신다는 것인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변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다만 희생제는 오래 전부터 사람이 신에게 바치는 최고의 정성으로 간주되었으며 인간이 신에게 제사를 드릴 때에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동물을 잡아 드려야 한다는 관념이 밑바탕에 전제되어 있었다는 종교적 관습만을 종교현상학적인 사실로 인지할 수 있을 뿐이다.


구약의 속죄제에도 나타나지 않는 “하나님의 죄값 청산 요구”

구약성서의 ‘속죄제’는 분명히 인간이 하나님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였다. 하지만 그 제사가 ‘죄값을 대신 지불하는 형태의 보상성 성격’을 갖고 동물을 희생시키는 제사였던 것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속죄제도 자신의 죄값을 대신 치르기 위해 동물을 희생시켜 드리는 제사라고 이해될 수 없다. 속죄제는 의심할 수 없게도 죄를 씻음 받기 위해, 또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드렸던 희생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격으로 드려진 희생제에서 조차 “죄값을 지불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정의 동물을 “대신 희생시키는 제사”라는 생각을 구약성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는 해명되어야 할 필요가 없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희생제가 당연한 제사였던 것으로 인식되어 있던 고대의 종교적 관습과 종교문화 풍토 속에서 고대인들은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동물을 죽여 희생제를 드렸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된 제물로서의 동물에 대해 ‘제사를 드리는 사람의 죄값을 대신 지불하기 위해 죽는 동물의 죽음’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구약에 나타나는 ‘중보’로서의 ‘대신하여’의 개념은 “대속”개념인가?

율법 이후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계속 어겼다. 말씀에 불순종하는 행태는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하나님과의 계약을 사람 쪽에서 임의로, 일방적으로 깨트리며 수시로 하나님과의 약속을 파기했다. 그런 인간의 죄에 대해 하나님께 깊이 용서를 빌고 하나님과의 계약을 깬 인간들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용서를 비는 중보(재)자가 나타난다. 출32:30~33은 하나님과 인간의 사이에서 인간을 대표하여 하나님 앞에 나서는 모세의 중보(재) 모습을 보여준다.


모세의 중재가 갖는 의미

모세는 하나님 앞에서 불순종의 죄를 지은 백성들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모든 백성들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올라갔다. 그런데 그때 모세는 ‘백성들의 죄가 반드시 다 용서될 것이다’라고 확신하지 않았다(출32:30). 본문에 따르면 하나님이 “혹 백성의 죄를 속하실까” 하는 기대를 하고 하나님께 나아갔던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출32:30~31). 과연 하나님은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치셨다(35절).

이때 ‘속죄(카파르,atonement)’라는 단어는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 용어는 금송아지로 나타난 우상숭배로 인해 하나님을 배신한 이스라엘을 하나님 쪽에서 다시 받아들여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회복의 목표는 하나님을 배신한 이스라엘과 하나님이 ‘화해(reconciliation)’하는 것에 있음을 알게 한다.

여기서 중시되는 모세의 중재 개념은, 하나님과 맺었던 약속을 인간 쪽에서 파기함으로 인해 야기된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단절을 모세가 중간에서 다시 이어 둘 사이의 관계증진을 도모하는 목적을 갖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둘 사이의 관계증진을 도모한다는 것은 결국 둘 사이에 “화해”가 발생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둘 사이의 관계 증진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갖고 화해의 사건을 유발시키려는 중재자는 약속을 파기한 이스라엘과 그에 대해 진노하시는 하나님 사이에서 이스라엘을 ‘대변’하며 약속을 파기한 죄를 지은 인간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용서를 빌게 된다. 그러면 그 결과 하나님의 노가 풀리고 죄지은 인간들을 향한 용서가 이루어져 둘 사이는 화해하게 된다. 그 결과 둘 사이의 계약관계가 다시 회복되어 깨진 언약이 다시 이루어지는 언약갱신, 혹은 관계재설정이 만들어진다.

모세의 중재는 이것을 목표로 행해진 중보기능이었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께 희생제물을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화해를 이루기 위한 방법 또는 화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중재적 수단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여기서도 역시 “죄값 대신 지불, 죄값 대신 보상”이라는 의미는 나타나지 않는다. 모세가 이스라엘의 죄값을 대신 지불하기 위해 ‘대신하여’ 나섰다는 개념은 이 본문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희생제물이 갖는 하나님과의 화해 개념

희생제는 이와 같은 중재의 의미를 갖고 시행되었다. 그러나 희생제물이 어떻게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단절된 관계를 다시 이어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약성서 어디에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 따라서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는데 있어서 희생제물이 왜 필요하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만족할 만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을 위해서는 화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희생제물이다. 하지만 이 중재로서의 희생제물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구약성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반드시 희생제를 받아야만 죄를 용서하시고 화해하신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희생제물의 중재없이는 화해를 하지 않으신다는 것인지, 만일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대답을 시원스럽게 얻고자 할 때 그 대답을 구약성서 본문을 통해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

분명한 사실은 희생제물은 백성들 쪽에서 볼 때 속죄의 효과를 가져 오는 방법으로 인식되었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화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하면 우수품질의 동물을 희생제물로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제물로 드려지는 동물이 가능하면 우수품질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구약성서에 따르면 죄지은 인간, 하나님과의 약속을 파기한 불순종의 인간이 희생제를 드려야 하는 이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마땅한 일로 당연시되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칠 수 있는 제물로 규정된 동물들 중에서 가능하면 최우수 품질의 것으로 잡아 바치는 희생제가 권장되었고 또 그렇게 드려질 뿐이었다. 최우수 품질의 동물을 고르는 모습에서 하나님과 화해하려는 진지한 인간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구약의 희생제보다 더 중요한 제사의 요소

이처럼 구약성서는 희생제를 드리므로 죄를 용서받게 된다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명백하게도 희생제를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회개의 요소가 있음을 구약성서가 지적하여 말한다. 그것은 통회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회개의 제사이다.

시편 51편은 다윗이 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에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지은 것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그러므로 시편 51편을 대할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인상은 다윗의 범죄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구구절절이 잘못했다고 빌며 용서해 달라고 간구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다윗자신은 자신의 ‘범죄행각’을 자신의 의지나 자신의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탈선에서 비롯된 자범죄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는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2절)”라고 간구한다.


죄지음의 원인은 원죄 탓?

그의 이 간구의 내용은 ‘단순한 행실용서’의 차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범죄행동에 대한 반성이나 범죄행각에 대한 죄스러움을 부끄러워하고 다시는 그런 따위의 짓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전혀 표현하지 않음을 통해 나타난다. 그는 그가 그런 범죄를 왜 저지르게 된 것인지 그 이유를 말할 때 뜻밖에 “자신도 어쩔 수 없었던 죄악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신의 탓이 아닌 것으로 돌린다.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라고 함으로서 자신의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범죄행위의 근원적 뿌리를 ‘원죄’에 두고 그 때문이라고 탓하고 있다(5절).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범죄행위를 즐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중심에서부터 죄가 없는 상태의 인간이 되게 해 주셔야 한다고 탄원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시면 아무리 회개해도 같은 죄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투이다.


인간이 죄를 짓지 않으려면 하나님이 죄짓지 않도록 하셔야 한다!

이와 같은 다윗의 고백을 볼 때 그는 인간이 범죄행각, 악한행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원초적으로 인간이 죄를 짓지 않도록 하셔야 했다는 논리를 펴게 된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권능으로 “내 속에 정한 마음이 창조되어야 하며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 주셔야 한다.”고 간구한다(10절). 이 간구를 살펴보면 결국 원천적으로 인간이 죄성을 지니고 있는 한 범죄행위란 것이 도무지 없을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설 수 있으려면 하나님이 원천적으로 인간의 속사람을 말갛게 씻어 주어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원인론적으로 죄를 지을 수 없는 자가 되게 해 주셔야(9절 참조) 구원의 즐거움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것이다(12절).

그런 입장을 갖고 있는 다윗이기에 그는 하나님이 원천적으로 인간의 죄성을 제거하지 않으시면 백번 드리는 제사라고 할지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16절). 그러나 제사를 전혀 드리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 앞에 효과가 있는 제사는 ‘상한 심령’으로 드리는 통회하는 마음(17절)인데 인간의 죄성을 말갛게 씻어 주시는 의미에서 그 상한 심령과 통회하는 마음을 받아 주실 때 비로소 인간이 드리는 제사와 번제가 온전한 제사가 될 수 있으며 그 때에야 수소를 제단에 드리는 제사가 값진 제사, 효과있는 제사가 될 수 있다고 고백한다(19절).


하나님 때문에 죄를 지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인간의 각종 범죄행각들의 원인론적인 이유는 하나님에게 있다는 주장이 되므로 신정론이 제기될 법한 시각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님이 악의 근원이라는 것이냐는 의문은 언외의 일이다. 왜냐하면 분명하게도 인간이 태생부터 죄성을 지닌 것은 하나님의 허용치인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5절).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죄성을 씻어내시고 정직한 마음을 주시느냐의 여부도 하나님의 결정권 내의 사항인 셈이다(10절 참조). 따라서 인간이 온갖 짓을 다 저질러 하나님의 분노를 사 놓고서 그 범죄행위에 대한 탓을 하나님께로 돌리고 하나님께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인간은 자신의 죄성을 인지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5절) 범죄행각을 뉘우칠 줄 알며(1절~2절) 죄성이나 범죄행각과는 거리가 먼 의로운 삶을 지향할 줄도 알기에 그런 삶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8절,15절).

이와 같은 내용을 볼 때 인간은 죄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은 자신 안에 있는 범죄의 근원인 죄성을 우슬초로 깔끔하게 씻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는 존재이다(7절).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어떤 판결을 받게 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4절). 그에 따라 인간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서 예상되는 심판을 피할 수 있다(12b~13).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께 자신의 범죄행각만 반성할 줄 아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죄성마저도 말갛게 씻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면서(1절~3절)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7절~11절). 희생제는 그런 마음을 갖고 그런 차원에서 드릴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다(16절~17절 참조).


하나님 쪽에서 요구하는 죄 씻어 주는 조건(용서의 조건)

이렇게 볼 때 구약의 하나님은 죄 지은 인간을 용서하고 그 죄를 씻어 주는 조건으로 죄값지불용 희생제물을 요구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또 구약에 나타나는 희생제사는 자신의 범죄행각을 용서받고 죄를 사면받기 위한 목적을 갖고 죄값을 대신 드리는 보상성 제사도 아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약의 희생제는 자신의 죄를 대신 책임질 대상으로 특정의 가축을 지목하고 인간의 죄값을 치르기 위해 죽어마땅한 자기 대신 그것을 잡아 드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단정적으로 기술하건대, 인간이 하나님께 드린 속죄제 희생제물은 인간의 죄를 씻기 위한 목적으로 드렸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죄값을 동물에게 전가하고 동물의 죽음으로 죄값이 대신 치러진다는 보상성 개념으로 희생제물을 드린 것이 아니었다. 희생물이 된 동물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그 가축은 인간의 죄값을 대신 치르느라고 인간 대신 불태워졌던 것이 아니다.

이러므로 죽어 마땅한 인간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그 죄값을 지불하시려고 아무런 죄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대신 죽었다는 “예수 대속의 죽음”을 뒷받침 하기 위하여 구약성서의 속죄제물의 기능을 ‘죄값을 지불하기 위해 대신 죽은 것’으로 우긴다고 할지라도 그것으로 “죄인 ‘대신’ 죽은 의인의 죽음”을 죄값을 청산하기 위한 “대속의 죽음”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