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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1월 26일 (목) 00:00:00 [조회수 : 2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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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외할머니 성함이 어찌 되는지요?”
“글쎄. 오래 전에 호적등본에서 한번 보았는데…, 나봉선이던갉 잘 기억이 나지 않네. 그런데 자네가 왠일로 외할머니 이름을 물어 보나?”
열린수요모임을 늦게 마치고 서울서 생활하는 손주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장모님이 사시는 청량리의 고층 아파트에 온 철수 부부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응접실에서 과일을 먹다 질문을 한 것이다.
“다음 주일에 열린수요모임 주제가 노아의 아내인데 저도 이름을 잘 모르기에 그냥 물어본 것 입니다.”
“노아? 아~, 삼돌이가 말한 조선소 사장님.”
다 큰 아이들과 영이는 할머니 손을 잡고 크게 웃었고 철수도 싱긋이 웃는 것은, 사위가 목사라 하는 수 없이 주일 예배에는 참석은 하나 졸기가 태반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아멘’은 기가 막히게 타이밍을 맞추기에 겨우 체면 유지는 하는 신앙인이었기 때문이다.
“장모님! 저~ 아마 삼월 달부터 장모님을 모시고 살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손주들 뒷바라지 하신다고 수고가 많으셨는데 이제는 제가 편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말은 고맙네만 아직 삼복이도 일년, 막내 삼석이는 많이 남았는데…, 게다가 난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좋아 하지 않는 것을 자네도 알 터인데….”
장남 삼돌이가 고1이 될 때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부모와 떠돌이 생활을 하지만 고등학교부터는 외할머니와 한곳에서 생활을 한다는 자체 교육방침을 세웠는데, 이 일을 기점으로 족자 처제도 서울에서 족발 전국체인점을 열게 된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서울로 올라올 것 입니다.”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방랑자 생활 접고 서울라합교회로 와야지. 잘 생각했네. 다들 기뻐하겠구먼.”
“아닙니다. 담임목사직은 은퇴를 할 것입니다.”
“자네, 영이 졸업식에 와서 처음 본 순간부터 마누라로 점을 찍었다는 말을 하여 날 놀라게 하더니…, 30년 만에 또 놀라게 하는군.”
영이 엄마는 올해 73세이나 남들은 환갑의 나이로 볼 정도로 젊어 보이는 것은 남편의 죽음 이후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사건에 별로 놀래지 않았던 침착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당신 또 기차 안에서 ‘잘했군 잘했어’를 잊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5년은 더 채우시고 은퇴를 생각하세요.”
“목사도 은퇴가 있는가? 단지 강대상에서 내려온다는 것 뿐이야. 난 인터넷 십자가를 세워 잃어버린 벗들을 찾고 싶어. 서울에 온 김에 내일부터 교회 사람들과 의논을 할 생각이야.”
철수는 라합교회의 특성을 한국 교회들이 아직 이해를 못하기에 타지방으로 떠난 자매들이 기존교회에 잘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구촌 어디에서도 연락이 되는 인터넷을 통해 상한 갈대를 바로 세워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어머나? 예수 형부! 오랜만에 오셨군요.”
“불타 처제, 잘 있었어.”
철수가 처제를 불타라 부르는 것은 불교에 대한 처제의 뜨거운 사랑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처가집 사람들이 불교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기에 라합 성도 중에서 이 사실을 입에 올리는 경우도 있었으나, 믿음이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철수 나름대로의 신념이 있었기에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이다.
“형부,오랜만에 사막 한 잔 하실래요?”
“좋지, 안 그래도 올해는 집안의 똥차들을 결혼시키겠다는 중대한 발표를 할 참이었는데 흥겨운 분위기 속에 진행이 될 것 같군. 다산화 정책의 첫걸음은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이지.”
철수가 영이와 결혼을 약속하자 철수 어머님은 강남에 아파트를 한 채 준비를 해 두었으나 교회 근처가 편한 것 같아 전세를 주고 청량리의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처제가 바로 옆의 아파트를 구입하여 가운데 문을 내었기에 한 공간에서 살게 된 것이다.
“저는 새해 아침에 김소망 목사님에게서 세상의 조상 노아의 아내를 찾으라는 특명을 받고 귀여움을 받던 애견이 영양탕이 되려는 암울한 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개띠의 해에 강대상에서 애견에서 영양탕으로 추락을 하는 신세타령을 하는 발표자는 30년 전에 청량리 대폿집 주인으로 ‘과거를 묻지 마세요’를 불러 유월절 정신을 못 박아준 서옥주 할머니의 손녀 노순정 자매였다.
“머리가 나쁘면 몸으로 떼우자는 라합정신으로 라합식당에서 열심히 음식도 만들었고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다 뒤져 보았으나 노아의 아내 이름은커녕 주변 이야기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답답하더군요. 예수쟁이는 답답하면 기도를 하고 세상 사람들은 답답하면 저의 업소에 와 음악을 들으며 맥주나 와인을 마시더군요.
미군 기름통을 업어 상을 만들고 젓가락만으로 시작한 대폿집이, 최신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알바 음대생들이 피아노를 칠 정도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우리나라의 ‘잘 살아보세’운동이 성공을 하였기 때문인데, 일주일 전에 알바 음대생이 색소폰을 멋지게 연주하여 저의 마음을 달래 주었기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도 들려 주고자 초청을 했습니다.”
노순정 자매의 소개로 색소폰을 들고 나온 형제는 라합연주대이며 악기 무료 강사인 전문대 딴다라 학과에 다니는 성유망 형제였는데 그가 색소폰을 불자 스크린에는 가사가 천천히 박혀 진다.
순정 자매는 색소폰 소리를 들으며 스크린에 등장한 찬송가를 마이크 삼아 유행가를 부르는 돌아가신 어머님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교회도 다니고 시집갈 딸도 있기에 아가씨들을 내 보내고 고등어를 밀가루에 발라 고갈비라는 안주만 만들어 대폿집을 운영한 어머니의 순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희미한 조명 속에서 매일 모르는 남자 품에 안겨 춤을 추어야 했던 댄서도 자신의 마음을 호소해 주는 듯한 색소폰 소리에 위안을 삼는다는 댄서의 순정이란 흘러간 가요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소망을 가진 자는 헤쳐 나온다는 노래입니다. 제 수준으로는 여기까지 하고 강대상에서 물러나도 여러분들이 박수를 쳐 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해 주시더군요.”
솔직히 세상의 조상 노아의 아내에 대한 추적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전국 12개의 라합교회는 갈빗대 바톤이 아니라 밥주걱을 들고 뛸 각오를 하고 주제를 발표했는데 순정 자매의 번쩍이란 소리에 소망목사의 눈도 번쩍거리기 시작을 했다.
“요새 예수님 참 바쁘십니다. 총각으로 죽었다고 막달라 마리아가 아내라고 하여 이상한 코드가 나왔고 한국 뮤지칼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의 창녀촌을 찾아가는 예수도 등장을 하였으며, 폭력 시대라 십자가로 로마 군병을 후리 치는 람보가 되어야 했으며, 이제는 예수님이 흑인이 되어 아프리카 혁명가로 변신을 하였다는 기사를 읽고 정도가 지나 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예술의 영역이라 이해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부터 예술의 영역으로 성경을 통해 노아의 아내를 풀어볼 터이니 넓은 이해심을 가지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노아가 오백세 된 후에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더라 > (창5:32)
<홍수가 땅에 있을 때에 노아가 육백세라 > (창7:6)
“사람이 어떻게 500세까지 살며 자식을 낳을 수가 있을까 라는 의문점으로 자유주의신학은 노아의 사건도 신화로 보고 있으며 보수신학에서도 노아의 홍수는 지역적으로 부분적 심판이라는 학설도 있더군요.”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 > (창6:1~2)
“배꼽이 있는 후손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의 자녀와 사람의 자녀로 나뉘게 되는데 선이 악이 어울려 한 몸이 되었기에 하나님은 땅 위에 사람을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근심하셨다고 합니다. 자! 여기서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이란 낱말에서 상상의 날개를 펴서 노아의 아내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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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뽕짝이나 가요에 대해 수준이 낮은 저질로 생각을 하였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흘러간 가요에 대해 많은 애착이 느껴지는 것은, 대중가요란 것이 유행하다 사라지는 하루살이지만 대중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는 일면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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