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이 중도 포기하는 가장 많은 이유가 뭘까. 다름아닌 자녀들의 교육 문제이다. 그것도 환경이나 언어의 문제라기 보다 재정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아 선교지를 이동하거나 귀국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며 선교사자녀 교육지원문제가 선교정책에 주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젊은시절 고국을 떠나 선교사역에 헌신했지만 자녀들이 자라나며 더 높은 교육을 원할 때 선교사들은 고국에서 보내오는 선교비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학비를 해결하고자 가슴앓이 끝에 선교사역을 접는 선택을 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선교단체나 교단의 선교역량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선교현지에 적응하며 제2의 잠재적 선교일꾼인 MK(Missionary Kids, 선교사 자녀)들도 상당하다. 미국의 경우 MK의 선교 헌신율이 30%에 이른다. 세계각지에 세워진 국제학교에 한국 선교사 자녀의 숫자가 438가정 540명인 실정에서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국제적 감각과 현지 적응력을 갖춘 새 유형의 선교인재를 키워내는 것도 주요한 선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선교사들의 안정적 정착사역을 돕고 불안한 교육여건으로 힘겨워 하고 있는 MK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선교사자녀 장학재단(이사장 신경하, 이하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선교사 자녀돕기에 나섰다.

▲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이승호 장학재단 후원회장. 자녀를을 대신해 친척이나 지인이 대신 수령하기도 했다.

17일 오후 2시 감리회본부 16층 회의실에서 가진 선교사자녀 장학금 수여식에는 감리회소속 선교사와 자녀, 그리고 장학재단 관계자등 30여명이 참석하여 마음의 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장학재단은 중고생 10명, 대학생 12명 등 합계 22명의 선교사자녀들을 대상으로 중고생에게는 100만원 혹은 1천불, 대학생에게는 200만원 혹은 2천불 씩 합계 3,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해외에서 학업중인 자녀들에게는 미화를 전달했다. 선교국에서는 별도로 문화상품권을 전달했다.

김종훈 감독(서울연회)은 장학금 수여에 앞서 설교를 통해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주는 나의 기쁨이 더 크다”는 세브란스의 말을 인용하고는 “후대들에게 의미있는 흔적을 남기는 일이야 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며 장학재단의 사역을 치하했다.

이어 김종훈 감독은 선교사 자녀들을 향해 “성장해서 하나님이 주신 복의 통로, 복의 전달자가 돼 달라”고 격려한 뒤 선교사들에게는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걱정을 다 내려놓고 전력을 다해 주님의 지상명령에 진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태동화 선교국 총무대리도 “오늘 주는 장학금은 물질이 아니라 여러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의 사랑이다. 학업에 더 정진해 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선교사자녀들을 격려했다.

장학재단 후원회장인 이승호 목사(자교교회)는 “선교사 보내는 일에는 열심이었으나 돌보는 일에는 소홀했다. 선교사 의료보험 확대를 위해서는 노력해 왔으나 이제 선교사들이 자녀교육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앞으로 장학사업에 미치려고 한다”는 말로 장학재단 활성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선교사자녀장학재단은 자신의 장례 조의금을 좋은 일에 써달라는 차현회 목사 사모의 유언에 따라 차현회 목사가 신경하 감독회장을 찾아 1억원을 전달하며 장학재단 설립을 제안한데서 비롯되었다. 당시 마련된 1억원의 시드머니로 현재 2억2천여 만원의 기금과 8천여 만원의 후원작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날 장학금을 수여받은 이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 중/고등학생(10명)
1. 국내 : 방게라수지
2. 해외 : 강 건, 신현수, 김도훈, 김찬기, 조영광, 이한나, 김효진, 박연수, 송혜리
󰋮 대학생(12명)
1. 국내 : 강진수, 곽승신, 박상진, 강선교, 윤한나, 곽푸른, 송 희
2. 해외 : 김시온, 이하은, 신지은, 최선아, 신예솔지

● 선교사자녀장학재단의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그동안 선교사들 선교지로 보내놓고 자녀들의 후생과 교육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그러던 차에 미국에서 목회하다 은퇴하신 차현회 목사 사모가 암투병하다 별세하시며 부의금과 예금 등을 모아 좋은 일에 써달라는 유언에 따라 차현회 목사가 신경하 감독회장을 찾아 시드머니 1억 맡길테니 장학재단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서 출발했다.

● 이후 어떻게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얼마나 조성되어 있나
- 현재 2억2천만 원 정도 기금 조성돼 있다. 월 100만원의 기여금이 있는데 기여금은 장학금 기금으로 쌓아가고 있고 이와 별도로 월 10만원씩 후원금을 받아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와 합해 그 해의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목표액은 서울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장학재단 설립 기금 5억 원이다. 올해 안에 3억 원 정도는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 장학금으로 얼마나 사용되어 지고 있나
- 1년에 3천2백만 원 정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앞으로 5천만 원 정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에서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직은 미미하다.

● 장학생선발 기준은 무엇인가?
- 현장에서 7년 이상 선교한 선교사 자녀들이 대상이다. 우선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인이 많을 경우 상급생 우선이다. 올해 32가정 지원했으나 기준에 부합하는 22명에게 장학금 전달했다. 제외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사실 22명 모두에게 지급할 여력이 없었으나 기준에 부합했기에 초과액을 후에 채우기로 하고 모두 지급했다.

● 선교사자녀 장학사업이 왜 중요한가?
- 선교사들의 50%가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녀들의 교육에 별 신경쓰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장학금을 후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럴 때 더 열심히 사역하더라. 선교사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착해 사역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40년간 선교사 후원을 해왔는데 현장에서 10년 정도 사역하다가 사역지를 떠난 이들의 80%가 자녀교육 문제에 기인하더라. 결국 우리가 장학금을 못줘서 생긴 현상이다.

● 후원회장으로써 어떤 활동을 하는가?

▲ 사회- 김영주 선교국 선교사관리부장.     ▲ 기도 - 조경열 목사(아현교회)     ▲ 특별연주 - 윤한나(장신대. 1기장학생)     ▲ 설교 - 김종훈 감독(서울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