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한국 사회는 교육문제가 사회의 병리적 문제의 근원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60년 전 식민지와 전쟁의 상흔에서 이만큼 살게 만들어준 원동력이 우리 어머니들의 열성적인 교육열이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런 열정으로 설명될 수 없는 앙금들이 너무나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 때문에 집값이 들썩이고 아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기도 한다. 대학입시라는 늪에 빠져 아이들을 문제풀이 기계로 만들어가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밤이 깊으면 새벽이 다가오고 있는 법. 교육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 또한 힘차게 일어나고 있다. 그 한가운데 감리교에서 출발한 “산돌학교”가 있다. 어렵고 척박한 환경이지만 제도교육에서 주는 ‘지원’이라는 당근을 포기하고 오로지 생명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는 “산돌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 건축 기금 마련 음악회 『드림』을 오는 3월 18일(금) 오후 7시30분에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화암홀에서 개최한다.

▲ 이은재 목사

□ 이번 공연은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나요?

○ 우리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기숙사 신축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빡빡한 학교 재정에서 기숙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척 힘이 드네요. 교단이나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시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시고 학부모님들께 큰마음을 내서 이번 공연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 그럼 이번 공연을 학교가 아닌 학부모님들께서 준비하셨다는 건가요?

○ 네, 고마운 마음이지요. 학부모님들께 자꾸 짐을 지워드리는 것 같아 피하고 싶었지만 우리 학부모님들께서 나서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어쩌면 이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산돌학교” 뿐 아니라 대안교육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산돌학교”에서는 학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시는 것 같네요?

○ 네 그렇습니다. 제도교육 속의 학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저희 “산돌학교”에서는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가 교육의 중심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슬로건이 ‘학생과 선생이 서로 자란다’인데 학부모, 교사, 학생, 이 세 교육 주체들이 함께 배우고 자라는 모습을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매 월 학교운영위원회에도 학부모님들께서 중심에 서서 참여하고 계시고, 학년별 모임 뿐 아니라 학생들의 프로그램에도 학부모님들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 이번 공연 “드림(Dream)"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함께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학부모님들과 우리 교사들에게는 과거를 추억하는 자리이고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따뜻한 노래를 들려주는 이지상, 전경옥 선생님과 함께 젊은 가수인 최고은 양이 함께 노래를 들려주고, 버들치 시인으로 많이 알려지신 박남준 시인께서 좋은 시를 들려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학교 출신 밴드인 더 루스터스 밴드와 퓨전 국악을 보여주시는 The林(그림)이 함께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서 대안교육의 현실을 점검해 주신다면?

○ 많이 어렵지요. 모두 좋은 뜻으로 시작했는데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벽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꾸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요. 심지어는 어떤 학부모님께서는 대안교육을 얘기하면서 좋은 대학을 함께 얘기하시기도 합니다. 재정의 어려움은 이제 만성적인 고민이 되었고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것을 보면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졸업 후 점차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희망을 갖습니다.


이번 공연 “드림(Dream)"에 대한 문의는 산돌학교나 공연 기획팀 (070-4168-1652)로 하시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