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 분회설치와 조합원들의 성명서 발표 등 기독교타임즈 사태가 불거진 이후 유지재단 이사회가 사태정상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262회 정기이사회가 폐회된 이후 참석 이사들은 기독교타임즈 해결방안에 대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상파악과 여러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 끝에 박영천 목사가 이 사태의 핵심에 있으므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과 체불임금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감리회가 해결해야 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

유지재단이사회의 일반 사무처리부터 기독교타임즈 정상화 방안 논의에 이르기까지 이날 있었던 유지재단이사회의 회의과정을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사무처리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10일 오후 6시30분 양양 솔비치리조트에서 유지재단이사 21명중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262회 정기이사회로 모였다.

직전에 열렸던 이사회에서 신경하 이사장의 이사장직 승인문제를 두고 이사들간에 불협화음이 있자 임영훈 이사가 ‘이사간 화합차원에서 어딘가로 떠나 사우나나 하면서 터놓고 이야기 해보자’는 제안에 따라 이례적으로 양양의 리조트에서 모인 것이다.

유지재단 이사들은 실제로 이 리조트에서 함께 사우나를 하며 친목을 다졌다. 저녁시간에 있었던 회의의 분위기도 평소와는 달리 비교적 부드러웠다. 신경하 이사장의 회의진행도 평소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

9가지에 이르는 사무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눈에 띄는 안건은 여덟 번째 의안으로 올라온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신청서 변경(보완)”에 관한 사항이었다.

가령 개체교회가 유지재단명의로 전세를 얻었다가 ‘이전’ 등의 이유로 계약해지하는 경우, 현행 “신청교회의 담임자, 관리부장, 재무부장의 날인”만 받도록 한것에서 “감리사의 날인까지 받도록 한다”는 것을 추가할 것을 결의했다. 이 변경(보완)안에 따라 유지재단명의의 재산처분때는 앞으로 구역회의록을 추가해야 한다.

이 변경(보완)안은 개척교회 등의 전세권이 유지재단에 있을 경우 감리사도 모르게 교회가 이사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행정책임자인 감리사가 교회이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문제제기에 따른 것이다. 반환받는 전세금 사용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다는 명분도 이 변경(보완)안의 의결에 힘을 실었다. 개체교회가 유지재단에 예치한 재산의 처분 대금을 사용하는 경우(2천만원)에 있어서도 같은 법이 적용된다.

▲ 신경하 이사장

신경하 이사장, “이제 판공비 안받겠다”

이날 신경하 이사장은 기타안건 토의시 “이제 이사장 판공비 안받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지난 이사회에서 신경하 이사장의 유임문제로 이사간 의견이 대립될 때 임영훈 이사가 “판공비 받지 마시라”고 직언하고 신경하 이사장의 “그럴 용의 있다”는 화답을 현실화 하는 선언이다.

신경하 이사장은 “만일 내 뜻이 유지재단 예산집행에 배치되어 판공비 지급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실무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이사회 실무 등 의미있는 일에 쓰라”고 까지 하며 판공비 문제를 정리했다. 신경하 이사장은 직전 판공비를 모 목회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단이사장 승인 의결 또 미뤄져

판공비 문제가 정리되자 권오서 이사가 신경하이사장의 재단이사장 승인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이사회에서 이번에 다루기로 한 것이니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이사회에서 결의된 것이 아니고 ‘재선거무효 본안소송의 결과에 따라 이사장을 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일단 현 상태로 가자’는 안이 힘을 얻으며 차후 다시 다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경하 이사장 승인 의결은 미뤄지게 됐으며 ‘후임이 정해질 때 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신경하 이사장의 이사장직 수행을 용인하는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김영주 사무국총무 직무대리

기독교타임즈는 유지재단과 관련없다.

미묘한 안건은 이사회 폐회 이후 다뤄졌다. 기독교타임즈 건이었다. 당초 이 안건은 폐회직전 한 이사가 “기독교타임즈 편집국장 직무대리 박영천”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며 기타안건으로 의제에 상정하려 했으나 김영주 사무국총무 직무대리의 상황설명에 의해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김영주 직무대리는 상황설명 과정에서 “편집국장 직무대리 박영천 명의의 공문이 이사장에게 제출된 정식 안건이 아니며 상기 공문을 이사들에게 보냈다고 하나 법적근거가 없는 이의 안건상정을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다룰 수 있는지”를 이사들에게 묻자 “그렇다면 폐회 이후에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며 기타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폐회이후 김영주 직무대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임금소송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유지재단은 기독교타임즈의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노동청 통보서도 읽어주었다. “감독회장이 유지재단이사장이자 기독교타임즈사장인 것은 맞으나 유지재단이사장이 기독교타임즈 사장인 것은 아니므로 기독교타임즈와 유지재단은 상관이 없다”는 보충발언도 했다.

또한 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내진 ‘편집국장 직무대리 박영천’명의의 공문에서 제기된 유지재단 관련 의혹들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며 이사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있었다.

▲ 임영훈 이사

임영훈 이사, “박영천 목사 그만두게 한다”

그러자 임영훈 이사가 “기독교타임즈와 내가 관련이 있다”고 말문을 연뒤 사견을 전제로 박영천 목사와 관련하여 의견을 내놨다.

임영훈 이사는 “박영천 국장은 그동안 과실도 많이 있었고 글을 공정하게 취재하지 못했으니 그만두게 한다. 그러나 그동안 지불하지 못했던 임금은 기독교대한감리회서 임금지불해야 한다”며 줄건 주고 인사처리할 것은 처리하자는 등 유지재단이 사태해결에 앞장설 것을 제안했다.

임영훈 이사는 기독교타임즈 후원회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기독교타임즈를 적극 지원하는 등 박영천 목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로 알려져 있어 임영훈 이사의 발언은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 "박영천 목사가 물러나야 해결된다"

임영훈 이사는 또 “기독교타임즈에 노조가 생긴게 심상치 않다. 노동부와 관련이 될테고 법정으로 불려가게 되는 등 더 복잡해질 것이다.”며 노조 분회설립건을 거론하며 “노조가 생겼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의 불씨를 남기는 것이다. 노조원들을 탈퇴하게 만들고 체불임금을 주는 것이 그들도 살리고 교단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 설립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한 우려표명과 함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 이규학 이사

박영천 목사 사표내야 해결된다.

임영훈 이사는 또 10일 아침에 있었던 기독교타임즈 이사회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도 간략히 언급했다. “박영천 목사가 사표내야 부하직원도 살고 임금도 해결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문제의 핵심에 박영천 목사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규학 이사도 “박영천 목사가 깨끗하게 물러만 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게 되있다”며 임영훈 이사의 발언에 동조했다. 권오서 이사는 “기독교타임즈의 밀린 임금을 유지재단이 빌려주는 것을 결의해도 되지 않겠느냐”며 직접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신경하 이사장은 “기독교타임즈는 감리회에 속한다. 그러므로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해결책을 찾아가되 직무대행, 이사회, 감독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자”며 박영천 목사의 사퇴를 전제로 한 교단지도자들의 기독교타임즈 해결론을 제시했다.

▲ 자유토론

유지재단이사회, 기독교타임즈 사태 해결의지 높았다.

이날 이사들의 분위기는 “줄건 주자”, “생활비 못받는거 도와주자는 것에 대해 이의 달 사람은 없다”, “내 주머니라도 털어서 주고 싶다”, “체불된건 나중문제고 이제부터라도 정상지급되도록 하자” “달러빚이라도 내야 되지 않겠느냐” 등 기독교타임즈에 대해 동정론이 우세했다.

동시에 “사업자등록증 같이 쓰는 출판국은 재정을 잘 운영하는데 기독교타임즈는 왜 적자내냐”,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한다”, “수입지출 내역 정확히 감사해야 한다” 등의 책임론도 제기됐으나 그 대상이 박영천 목사에게로 집중되었다.

이날 논의는 이사회가 폐회된 이후에 자유발언 형식으로 진행된 것이기에 법적 구속력이 형성되진 않았으며 교단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해 보자는 선언적인 의미가 강해 이 후 사태 해결의 실제적 성과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감리회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사안에서 의견차이를 보이던 신경하, 이규학, 임영훈 이사 등이 문제의식이나 해결방안에 대해서 상당한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고, 유지재단이사들이 앞장서 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하는 등 어떤 모양이든 적극적이고도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되기도 하여 의외로 기독교타임즈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산관리 세미나

1시간 30여분에 이른 회의를 마치고 유지재단이사회는 강만득 재산관리부장이 강사로 나선 '재산관리세미나'를 진행했다.

▲ 자산세미나- 강만득 재산관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