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모아 양

아버지께서는 두 달 간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동안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기셨습니다.
심장마비와 혼수상태로 모두 네 차례의 심폐소생술(전기충격)을 받았으며,
약 이십 여 일을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일반 병동으로 옮겨서 사십 여 일 간 치료를 더 받으셨습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관상동맥 조영술(스탠트 삽입술)로 막혀있던 심혈관 세 곳을 뚫었고,
혈액투석을 하기 위한 카데터 삽입 수술을 두 번 하셨습니다.
2월 12일 복막투석을 위한 복막 카데터 삽입 수술을 받으시고,
현재까지 하루에 네 차례씩 투석을 하고 계십니다.
원래 복막투석을 위한 카데터 삽입 수술은 4월 중에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심장이 너무나도 약해져있는 상태로 혈액투석을 견디지 못하여서
혈액투석을 할 때마다 부정맥이 발생하고, 투석이 중지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으므로
당장 복막수술을 하였을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 출혈증세와 심장마비를 감수한 어려운 상황에서
복막투석 수술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 하나님의 은혜로 출혈증세나 심장마비 증상 없이
복막수술이 성공적으로 마쳐질 수 있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올라온 이후 약 일주일 동안은 아버지께서 거동이 전혀 불가하신 상태로
제가 지독한 설사의 배설물을 하루 6~7 차례씩 받아냈습니다.
중환자실에서부터 생겼던 정신 착란 증세는
병실로 올라온 후 열흘 정도가 지나서야 완벽히 호전 되었으며,
깜짝깜짝 놀라는 일도 차츰차츰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중환자실에서부터 생긴 욕창과 통풍으로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하셨고,
지금도 부종과 4개월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함으로 인해
체력이 바닥나 몹시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병원에 계시는 동안 찾아와 주시고,
도움을 주신 많은 교역자님들과 성도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인들부터 알지 못하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저희 가족을 위한 중보기도와
보내주신 물질과 헌혈증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님께 더욱 간절히 기도하고,
영적으로 성장하는 가정이 되었습니다.

날마다 순간순간 위기를 겪으면서 정신없던 상황에 울면서 하나님께 고백했던 기도말은
“하나님 다 잘못했습니다. 모든 죄를 용서하여주시고, 살려주세요” 뿐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의식이 회복되신 후에 날마다 눈물을 흘리시며 회개의 기도를 드리고 계십니다.
모든 상황이 힘들고 어렵지만, 하나님께서는 감당할 시험만을 주시는 것과
또한 피할 길을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저희는 2주 전 주말에 아주 힘든 몇 가지의 결정을 하였습니다.
첫째는 아버지께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신 상태이지만 퇴원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 달여의 병원생활 동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날로 날로 배로 불어나는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카드로 결재를 하고 지난달 24일 퇴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퇴원하신 이후에 더욱 기력이 없어하시고,
드시는 음식마다 소화하지 못하셔서 구토 증세를 보이시며,
다리에 힘이 없어 부축하지 않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매우 힘들어하시는 상황입니다.
움직일 기력이 없어서 주로 누워서 하루 하루를 지내고 계시는데
성령님께서 힘주시고,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제 자신의 학업문제로 기도하고 고민하였습니다.
휴학을 하고 아버지의 간호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변에서 모두 휴학을 만류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권하셔서
저는 2월 25일에 기숙사 입사를 하고, 이 곳 감신 동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낳으신 후 산후병으로 인한 근육이 굳어지는 병과
실명으로 인하여 세 차례나 각막이식수술을 받으신 어머니께서 현재 아버지를 돌보고 계십니다.
아프신 부모님을 두고 학교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차마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이 글을 쓰는 현재도 부모님 걱정이 태산이지만,
제 자신이 빨리 학업을 마치는 것이 유익하다고 판단되어 내린 어려운 결정입니다.

셋째는 앞으로 아버지의 치료비와 생활을 위해서
아버지께서 평생을 소중히 모아 오신 신학서적들을 판매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난 25년 동안 목회현장과 목원대학교 신학정보센터에 계시면서
약 3-4만권에 이르는 각종 신학서적들을 소장하고 계십니다.

국제성서주석과 대한성서공회 주석, WBC를 비롯한 수십여 종의 주석과
앵커바이블을 비롯한 신학원서들 TRE, EKK 등의 수많은 신학사전들,
그리고 대부분의 신학서적과 신학 잡지들을 모으셨습니다.
또한 수만 건에 이르는 논문들과 수십만 건의 학술논문 및 목회 자료가 있습니다.
도서관을 계획하고 계시는 교회나 신학교 등에 판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감리교회 여러분들께 받은 크나큰 사랑은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장래에 감리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여
사랑의 빚을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가족을 위한 진심어린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가끔 구좌번호를 묻는 분들이 계셔서 구좌번호를 남깁니다.


우체국 312306-02-003698 예금주 : 손종호

우체국 010033-02-231731 예금주 : 손모아

신한은행 110-269-131422 예금주 : 손모아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전공 09학번

손 모 아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