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만 졸업하는 게 아닙니다

믿음도 졸업하면 진급됩니다!

신앙생활에도 졸업이 있습니다

대저

젖을 먹는 자마다 어린 아이니

의의 말씀을 경험하지 못한 자요

단단한 식물은 장성한 자의 것이니

저희는 지각(知覺)을 사용하므로 연단을 받아

선악을 분변(分辨)하는 자들이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 도의 초보(初步)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말고

완전한데 나아갈지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우리가 이것을 하리라.

(히브리서 5 : 13 ∼ 6 : 3)

    한 마디로 말하면 2월은 졸업의 달입니다. 각급 학교가 졸업식을 거행합니다. 졸업자들은 상급학교 진학이 결정되고 재학생들은 각 학년이 끝나고 상급 학년으로 진급하는 통과의례로 봄방학을 맞는 그런 때입니다.

  서양에서 2월은 정결을 상징하는 달이라는데 겪어 살아보니 2월은 이틀이 부족한 28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일 저 일로 시간이 조각나는 좀 어수선한 때이기도 합니다. 졸업의 달을 맞아 우리 자녀들이 졸업하고 또는 학년을 끝내고 상급학년 진급을 기다리거나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거나 사회로 나와 취직하기 위해 애쓰는 마음을 귀중히 여겨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졸업하고 진급하는 그런 예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히브리서에서 본문을 만났습니다. 히브리서 5장 12절엔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한 듯 계속 맴도는 신앙인에 대한 탄식이 있습니다. 

때가 오래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될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가 무엇인지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니

젖이나 먹고

단단한 식물을 못 먹을 자가 되었도다.

  본문은 벌써 졸업하고 본을 보이며 가르쳐야 할 자리로 나서야 할 신앙인들이 그렇게 성숙하지 못하고 여전히 초보적인 말씀을 배워야 하는 자리에 맴도는 모습이 젖이나 먹어야 하는 약한 존재로 비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은 한 걸음 더 나가서 그리스도 도의 초보를 버리라고(졸업하라고) 강권합니다. 초보적인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재교육 재생산하며 그곳에만 머물지 말고) 완전한 데로 진급해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 도의 초보初步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말고

완전한데 나아갈지니라.

   하지만 성서의 본문은 졸업하고 진급하는 결정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임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우리가 이것을 하리라.

   그런데 문제는 수많은 세월을 믿어 왔어도 우리는 신앙생활에 진급하는 고급과정이 있는 줄도 몰랐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가르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변화시키고 가정을 변화시키고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신앙의 영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고 세상과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기독교 신앙의 바른 영력을 기독교인들 스스로 바르게 행사해보길 요구받는 요즘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라는 식의 그리스도 도의 초보적인 교훈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힘깨나 행사할 수 있는 유능한 기독교인들보다 더 정직하고 정의롭고 진실한 세상 사람들에게 회개는 예수 믿는 큰 도둑놈들이 해야 할 일로 씨알도 먹히지 않는 헛소리가 될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ㅅ준이라는 유명한 스타 가수가 공적인 자리인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말을 당당히 하고 장학사업이나 구제사업에도 남다른 열심을 보여 이제는 그가 기독교 신앙이 돈독한 자랑스러운 젊은이임이 세상이 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가 병역 비리가 된서리를 맞을 때 당당하게 군복무를 하겠다고 공언하여 예수 믿는 젊은이의 당당한 위상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공익근무를 위한 입영통지서가 나오자 미국에 가서 시민권을 받는 것으로 군 복무에 대한 의무를 벗어났습니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절묘한 수를 썼지만 그는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고 6시간 뒤에 미국 행 비행기를 탈수밖에 없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그가 미국 시민권을 받아 병역의무를 피하는 것은 소속사의 강력한 요구였다는 것입니다만 미국에 있는 그의 신앙지도를 한 목사가 그렇게 하라는 조언이 결정적인 것이었다는 겁니다. 그를 길러낸 그 멋진 신앙이 초보의 교훈에 머물지 말고 완전한 데로 계속 나아갔으면 오늘날 목사의 조언은 소속사의 단견에 의한 잘못된 요구를 이길 수 있는 멋진 결정이 되었을 테고 공익요원으로 군복무를 하는 그는 여전히 우리들에게 멋진 모범적인 예수 이름을 살리고 전파하는 앞서가는 신앙인일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 대형가수의 큰 인기는 곧 부도덕한 기독교라는 질타의 엄청난 역풍이 되었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히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 기독교는 이렇게 비겁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자기 유리할 때만 하나님을 찾는 부도덕한 배신자요 욕심쟁이들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이 이렇게 망신스러워져도 괜찮을 일이겠습니까? 안됩니다. 이제는 안됩니다. 기독교 전래역사가 천주교부터는 220여년이요 개신교부터는 120여년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기독교회가 그리스도 도의 초보에서 맴돌고 있으니 이런 망신살을 자초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우리 신앙의 전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렇게 등급을 살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초보단계는 [예수알기]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이런 저런 이해가 가장 초보적인 단계입니다.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가 초보단계라는 말입니다. [예수알기]를 졸업하면 중급단계인 [예수믿기] 반에 진급합니다. 체험의 확증이 쌓여갈수록 [예수믿기]의 즐거움이 더해 갈 것입니다.

   그런 틀에서 보면 오늘날 일반적인 한국 기독교의 모습은 [예수믿기]를 위한 [예수알기] 교육을 체바퀴 돌 듯 반복하는 수준입니다. 의의 말씀을 경험하며 [예수믿기]를 거듭하면 어느 날 우리는 하나님의 허락하심으로 [예수믿기] 단계를 졸업하고 고급단계인 [예수 살기] 반에 진급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 예수 살기를 이루며 살아가는 생활신앙의 도움자입니다. 굳이 비유로 말하자면 [예수살기] 단계의 지도교수라는 말입니다. 성령님의 일하심을 믿고 체험하고 그리고 성령님과 함께 신앙인으로 나선 신앙인들도 있지요.

   간간이 우리는 자신들의 일상생활에서 예수살기를 실천하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인 특별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예수님 당시의 신앙을 만난 듯 감동이 밀려오는 힘겨운 생활을 그들은 묵묵히 실천하며 삽니다. 때로 그들 중에는 기독교와 상관없고 교회와 상관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들에게선 예수 향기가 진하게 납니다. 한국교회 교인들의 기독교와 자기교회를 향하던 예수믿기 시선이 예수살기 시선인 가정과 세상과 사회로 돌려져야 합니다. 장성한 자녀가 집을 떠나 사회로 진출하듯 교회를 집으로 생각하고 예수님의 정신과 삶을 가지고 사회로 나서야 합니다.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고 했는데 아직도 믿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게 아니라 예수 믿는 확신이 들면 곧 구원받았다는 졸업장을 받은 것이니 당당하게 예수살기 단계로 입학해야 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들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살아가는 예수 살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의 진수를 생활로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실현되는 신앙! 그거야말로 살아 볼만한 신앙생활의 단계 아니겠습니까! ■            덤      목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