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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첩 같은 존재문을 문이게 하는 존재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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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2월 08일 (화) 23:03:22
최종편집 : 2011년 02월 08일 (화) 23:35:03 [조회수 : 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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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첩 같은 존재


오늘 오후에 한계령 넘어 동해안에 사는 B 목사가 작은 딸 두울이와 함께 내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딸 셋 중에 중간인 두울이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엔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가난한 목사인 이유도 있었지만 늦게 깨달은 성악을 공부하는 꿈에 도전해보려고 한해 쉬면서 음악 공부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성악은 취미로 하라’는 서울에 있는 음대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낙심이 되었지만… 그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벌써 키가 다 컸는데도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 비해 전혀 성량이 커지지 않은 자신의 그릇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두울이와 나누는 대화가 영 재미없었는데… 그것은 자꾸 B 목사가 두울이를 대신해서 대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웃으며 두울이에게 물었죠.

“두울아, 아빠가 네 대변인이냐?”
“*~.~* 아니요! *~.~*”

“B 목사, 두울이가 아니라잖아. B 목사는 가만히 있어……!”
“아, 예! 그런데 그게……”

“B 목사, 가만히 있으라니…, 두울이가 대답하겠다잖아! *^-^*”
“아, 예……!”

그렇게 해서 나는 두울이와 얼마 전까지 학교를 쉬면서 한 성악공부와 일상생활의 이러저런 이야기를 제법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 새를 참지 못 하고 또 B 목사가 끼어듭니다.

“두울이는 둘째라 가운데 치여서 그래요. 첫째 한울이나 막내 세울이는 공부도 잘하고 리더쉽도 있고 뭐든지 뛰어나게 잘하는데 두울이는 평범하거든요.”

“……… 두울아, *^-^* 나도 둘째고 평범해서 늘 그랬는데… 너하고 나는 별 볼 일 없어 가운데서 치이는 둘째인 동창이구나. *^-^* 동창은 동창인데 내가 대선배다.”
“ *~.~* ”

“두울아, 나도 한때 심각하게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하나님, 왜 괜히 나를 만드셔서 이게 뭡니까?’ 따져 물었지.”
“목사님, 정말이요?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뭐라고 대답을 하셨어요…?”

“아니…! 기도를 해도 대답이 없으니까 기도를 할수록 심술이 나는거야. 치, 나같이 못난 놈한테 무슨 관심이 있다고 대답하시겠어…? 투덜∼투덜∼대답하기 싫으면 내 눈에 보여라도 주지…? 주님도 치사하시긴… 투덜∼투덜∼ 그랬지.”
“저도 그래요………”

“두울아, 그런데 어느 날 내 눈에 확∼ 띠는 게 있는 거야. 그런 것이 여기도 있다.”
“그게 뭔데요…?”

“바로 열려있는 이런 문이었어.”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사무실 나무문으로 가서 그 나무문을 가리키며 두울이에게 물었습니다.

“두울아, 여기 문을 구성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니……?”
“문짝…, 문틀…, 음…, 문 손잡이요………?”

“두울아, 제일 중요한 게 빠졌다……?”
“……빠진 거 없는데요?”

“이리 와서 여기를 봐라…! 여기 있잖니?”
“아…! 경첩!”

   

“그래, 맞다! 두울아, 너 경첩을 다 알고…! 대단한데…!”


경첩
[명사] [건설]
여닫이문을 달 때 한쪽은 문틀에, 다른 한쪽은 문짝에 고정하여
문짝이나 창문을 다는 데 쓰는 철물.

“ … *~.~* … ”
“두울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선 겉모양은 잘 보여도 속 중심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단다. 지금처럼 일어나 굳이 찾아가서 세밀하게 살펴보아야만 비로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만날 수 있지. 두울아, 경첩이 없으면 문틀 따로, 문짝 따로라 아무 쓸모가 없겠지…? 경첩이 있어서 문틀도 문짝도 문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자기 구실을 할 수 있잖니…? 하나님께서 너나 나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숨겨져 있는 이 경첩 같은 사랑의 존재가 되라고 평범하게 만드셨나보다. 가슴 따뜻한 사랑과 이해심으로 문짝과 문틀을 이어주는 사랑의 경첩이 되라고 우리를 만드셨다는 게 내 체험이다. 하나님께서 늘 겉모양에 현혹되어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숨어 있는 걸 내가 볼 수 있게 하시려고 잘나지도 않고, 별 재능도 없이 나는 왜 살까? 늘 가슴 졸이며 살게 하셨나보다.”

“목사님도 정말 가슴 졸이며 사세요?”
“그럼, 얼마나 가슴 졸여 살았으면 이렇게 새 가슴이겠니?”

“에이…, *~.~* 새 가슴 아닌데요?”
“이젠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그렇지 너만 했을 땐 너보다 더 작은 새 가슴이었다. *^-^*”


나는 두울이에게 어쩌면 우리가 하나님께서 만드신 눈에 띄지 않는 경첩 같은 존재일 거라는 설명을 할 때 두울이는 내 말을 두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듣고 보는 듯…… 두울이의 작은 눈이 크게 두 배가 되어 있는 걸 보았습니다.

주님, 아주 잘하셨어요!
오늘 두울이를 제게 보내신 것은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문이 닫히면 보이지도 않는 경첩,
문이 열려야 겨우 잠시 눈에 띄는 그 경첩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냥 거기 있으나 마나한 존재,
그런데 그 존재가 바로 문을 문이게 하는 하나님의 중심임을 알게 하신 주님! 아주아주 오래 전에 느꼈던 그 감동을 문득 기억나게 하시고 두울이에게 그것을 전해 줄 수 있게 하신 것은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주님의 연출력이 날로 빛나고 뛰어나니 덩달아 몸치인 제 연기력도 일취월장하는 기분입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주님! ( 덤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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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아빠 (121.139.234.29)
2011-02-15 11:28:49
목사님의 글들에는 삶이 묻었나는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신앙생활을 어떤 의식과 규범 뭐이런거에 갖혀서 생각하고 삶과 동떨어지게 하는것 같아요. 삶이 신앙이고 신앙이 삶인데 말예요..
목사님이 기사를 몇편 안 읽어봤지만 마음이 편안함이 전달되는 듯 합니다.
지금의 저는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짖어대고 머리터지도록 들이대는 모습인데 목사님의 부드러운 내공을 닮고 싶네요... 제가 어려서 그런건가?ㅎ
좋은 삶의 이야기를 많이 부탁드립니다. 그속에서 제가 좀 동화되고 유연해지게 되길 또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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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목사 (121.141.165.64)
2011-02-15 22:08:29
수민 아빠께,
나도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짖어대고 머리터지도록 들이대는 모습이었지요. 지금도 어떤 것에 대해선 나이 값 못하고 여전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주님과 함께 나이들어(세월쌓여) 간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으면 때를 따라 매듭과 마디가 생기면서 자기성찰을 통해 성숙해 질 겁니다. 마음 깊이 주님과 대화하며 사는 생활을 잊지마세요!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는 말은 곧 사람살이 생활이었다는 말씀이니까요! *^-^*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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