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속의 섬 마라도를 건너던 중 만난 빨간 등대 @ 류기석 2006 제주도

우연한 기회가 되어 우리나라 최남단에 자리잡은 평화의 섬 제주도를 찾게 되었다.

신혼여행 시절, 느낌이 없었던 제주여행과는 달리 온화한 기후와 흰눈 덮힌 한라산 주봉을 중심으로 작고 특이한 산악경관과 오름, 색다른 숲 길이 주는 경이로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 바다를 향해 큰 입을 벌린 듯한 해식 절경에서 @ 류기석 2006 제주도

거북스러운 인공 담이 아닌, 아름다운 돌담으로 이루어진 밭들의 경관과 해안경관의 다양성, 1800여종의 자생식물과 4천여종의 동물상 그리고 종다양지수 0.8이상의 양호한 육지생태계는 물론 국내 유일의 아열대성 기후에 걸맞는 687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그 중에서도 바람으로 가득한 섬, 숨겨진 매력으로 가득한 섬, 국토 최남단의 섬 마라도를 한바퀴 걸으면서 어디에서나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움에 희망을 걸어 보았다.

▲ 마라도의 들꽃 괭이밥 @ 류기석 2006 제주도

섬 전체가 나즈막한 어덕으로 이루어진 마라도는 단순히 최남단의 섬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른 역사와 함께하는 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이제는 흔해빠진 마라도 짜장면 집과 무분별한 횟집, 민박집 등이 난무하는 마라도 보다는 작은포구와 하얀등대가 잘 어울리는 소담한 상업시설이 천혜의 자연경관과 섬환경을 보전, 개선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

또한 작고 앙증맞은 우수지 주변을 생태습지로 조성하고 바닷가 거친 토양과 비바람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섬지역 토착 발향초 들꽃을 심어 가꾼다면 틀에 박힌 도시를 자유롭게 떠나온 여행객들에게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섬속의 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