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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1월 22일 (토) 21:23:50
최종편집 : 2011년 01월 22일 (토) 22:44:02 [조회수 : 50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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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츠냐, 워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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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촌 이계선 |
“목사님, 요즘 돌섬이 동면의 겨울일 텐데 무슨 재미로 지내시나요?”
“블랙커피를 들면서 준결승에 오른 뉴욕 제츠팀의 미식축구 보는 맛에 살지요”
“와우! 블랙커피와 미식축구의 맛을 알면 미국생활을 즐길 줄 아는 수준이라던데, 목사님은 이제 이민생활에 성공하셨군요.”
이민 와보니 미국은 스포츠천국이다. 야구 미식축구와 농구 아이스하키 축구가 수많은 관중을 끌고 다닌다. 그중 제일은 단연 미식축구다. "영하10도가 넘는 눈보라 속에서 미식축구가 열리는데 누가 갈까?"라고 혹자는 이렇게 염려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탠드를 가득 메운 7만관중이 열광하고 있는 모습은, TV화면도 좁아 보일 정도다. 1월 마지막 일요일을 미국인들은 슈퍼선데이라고 부른다. 슈퍼볼 결승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슈퍼볼 날은 입장료가 무려 500달러에서 1000달러까지 치솟아 티켓은 하늘의 별따기다. 미국인들은 뒤뜰정원에다 TV를 설치해놓고 바비큐와 맥주를 들면서 슈퍼볼을 즐긴다. 이날 디너를 일컬어 “슈퍼디너”라나?
미국인들은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를 마지막 스포츠라고 부른다. 더 이상 완벽한 스포츠가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미식축구는 축구, 야구, 배구, 농구, 아이스하키라는 모든 구기(球技)의 장점을 모아서 만든 종합구기(綜合球技)이기 때문이다. UFC(종합격투기)가 복싱 레슬링 유도 태권도라는 격투기의 장점을 모아서 만든 종합격투기인 것처럼 말이다.
건강에 해롭다는 설탕을 멀리하다보니, 나는 자동적으로 블랙커피를 마시게 됐다. 이제 미식축구만 즐길 줄 알면 완벽하게 미국멋쟁이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미식축구 규칙(Rule)이 여간 골치 아파보이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들 녀석에게 특별과외를 받았다.
11명이 뛰는데 공격 조와 수비조가 별도다. 그래서 팀당 선수가 100명이나 된다.
공격 팀은 맨 앞에 센터(Center)를 중심으로 5명이 늘어서 있다. 라인백(Line Back)이라 부른다. 센터 뒤에 쿼터백(Quarter Back). 쿼터백좌우에 와이드리시버(Wide Receiver)3명, 맨 뒤에 런닝백(Running Back) 2명이 있다.
쿼터백이 센터가 준 볼을 잡아 런닝백에게 주면 거구의 라인백들이 상대수비 팀을 밀어제쳐 러닝백이 달려갈 길을 열어준다. 아니면 상대진영 깊숙이 달려가는 와이드리시버에게 멀리 공을 던져준다. 쿼터백은 야구의 투수나 배구의 세터처럼 공격을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이다.
쿼터백은 귀에 리시버를 꽂고 감독의 지시를 받는다. 옛날쿼터백은 볼을 런닝백에게 주어 뛰게만 했다. 그런데 금성철벽의 수비라인에게 막혀 제자리걸음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미식축구의 인기도는 마냥 제자리에 멈추었다. 관전하는 사람들이 신명나게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릴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스포츠도 일종의 중독성 아닌가. 스릴과 매력적인 끌림으로 자기만족까지 성취시켜준다면 그 종목은 대박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80년대에 샌프란시스코팀에 몬테나라는 쿼터백이 나타나 멀리던지기 시작했다. 적진 깊숙이 달려가는 와이드리시버에게 던져주어 단번에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그 후, 몬테나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미식축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피츠버그의 한인스타 하인즈 워즈나, 아내살해로 유명한 오제이 심슨은 불세출의 와이드리시버들이다. 미식축구의 명승부전은 쿼터백과 와이드리시버의 합작품이다.
수비팀은 전방(Front) 후방(Secondary)으로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전방에는 디팬시브 라인맨(Defensive Lineman)3-4명, 라인베커(Line Backer) 3-4명이 적의 전진을 육탄으로 저지한다. 그 뒤 후방에 있는 코너백(Corner Back) 2명 세이프티(Saft)2명이 상대팀 와이드리시버들을 막는다.
미식축구가 있는 날은 애들까지 와서 온 식구가 TV에 매달린다. 외톨이가 된 아내에게 규칙(Rule)을 가르쳐주었더니 골치만 아프다 한다. 가장 가까운 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도 모르고 머리를 설레설레 흔든다.
“아이고 그만두소, 머릿속 복잡해서 미식축구 안 본다.”
아들이 엄마 앞에 다가가 알기쉽게 이야기식으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자 ~~그럼 축구처럼 간단하게 합시다. 골인만 알면 되는 축구처럼 미식축구는 퍼스트엔드 텐(First & Ten)만 알면 돼요. 자~~공격과 점수 나는 것만 알아봅시다.”
공격-세 번 공격하여 10야드만 가면 계속 공격을 할 수 있다. 공격 시작하는 걸 퍼스트 엔드 텐이라 한다. 세 번에 실패하면 네 번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네 번째 실패하면 실패한자리에서 적에게 공을 넘겨야 한다. 그래서 펀트로 적진 깊숙이 날려 보낸다. 적의 세프티가 받아서 달려 나오다가 태클당한 자리에서 퍼스트엔드 텐으로 공격한다.
점수-상대방의 5 야드짜리 엔딩존에 터치다운하면 6점. 보너스 킥으로 1점을 더 얻는다. 킥을 하지 않고 5야드 뒤에서 공격성공하면 2점인데 실패하면 1점마저 잃는다. 축구의 자살골처럼 세프티가 실수하면 2점을 내줘야 한다. 터치다운 근처까지 왔으나 더 이상 공격할 기회가 없으면 상대골대 안에 공을 넣는 킥으로 3점을 얻는다. 퍼스트엔드 탠 을 이해하더니 아내도 미식축구를 점 차 즐기기 시작했다.
미식축구는 한 시즌에 16번 경기를 치른 후 16팀이 프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금년에도 AFC(아메리칸리그)에서 8팀, NFC(내셔날리그)에서 8팀이 프레이오프(결승리그)에 올라왔다. 꼴찌 네 팀들을 와일드카드라고 부른다. 패자부활전 팀인 셈이다.
NFC에서는 예상대로 리그의 강자들인 그린베이 패커스와 시카고 베어스가 23일 결승진출을 걸고 대결한다. AFC는 꼴찌의 반란이다.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꼴찌 뉴욕 제츠가 인디아나폴리스로 쳐들어가 콜트를 이기더니, 지난 일요일에는 뉴잉글랜드로 달려가 패트리어츠마져 때려 눕혔다. 뉴잉글랜드는 넘버원 쿼터백 브레디가 버티고 있는 우승후보 0순위 팀이다. 더구나 얼마 전 정규리그에서 제츠를 45:3으로 그들의 기를 죽여 버렸다. 그런 뉴잉글랜드를 28:21로 이긴 것이다.
“와! 하루 강아지가 범을 때려잡아도 분수가 있지!”
23일 주일은 뉴욕 제츠가 스틸러스와 준결승전을 치루는 날이다. 제츠는 우리 동네 팀이고, 스틸러스는 한인 혼혈아 하인즈 워즈가 있는 팀이다. 모성애가 강한 아내가 워즈의 에미라도 된 듯 묻는다.
“당신은 제츠예요 워즈예요?”
“나는 이기는 팀을 응원할거야”
즐겨보고 싶으면 이긴 팀을 응원하는 것이 바로 미식축구를 신나게 보는 비결이다.
그런데 손꼽아 주일을 기다리는 가슴속에서 잠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선아, 너 시방 주일날 나를(주님) 만나는 것 보다, 미식축구 보려는 설렘으로 들떠있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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