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찬송가공회대책위원회(이하 목정평)’가 오늘 간담회를 열고 ‘재단법인한국찬송가공회(이하 재단법인)’의 법인설립과정이 불법적이었다며 재단법인 설립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오늘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열린 <찬송가 사유화 및 찬송가공회의 불법 법인화에 대한 간담회>에서 찬송가위원회 총무인 홍성식 목사는 미리준비한 재단법인조사보고서를 통해 "한국찬송가공회(이하 공회)의 재산과 저작권 등의 권리 일체를 '예장통합교단의 이 모 목사' 등이 불법한 경로로 설립한 재단법인에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에 통일된 하나의 찬송가를 보급하기위해 한국찬송가위원회와 새찬송가위원회의 결의에 의해 1981년 공회를 설립하여 찬송가 제작 및 보급업무를 대행해 왔으나 지난 2008년 4월 23일에 당시 통합측 총회장이었던 이광선 목사가 중심이 되어 충청남도로부터 재단법인설립 허가를 받아 내면서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가 설립되었다. 이 재단법인이 회원교단의 협의나 승인없이 이루어지며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는 불법이다
 
홍성식 목사는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재단법인의 설립과정의 불법성에 대해 고발했다. 먼저 공회는 재단설립을 결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단법인측은 2007년 6월 발기인 총회를 가졌다고 하나 실제로는 발기인 총회가 개최된바 없는데도 불구하고 총회도 거쳤고 의결도 거친것처럼 문서를 위조하여 2008년 4월23일에 재단법인설립허가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기인 총회 회의록에 나온 정관 채택과 사무소 설치 문제, 이사장 선출 등에 대한 내용이 모두 날조된 것이라는 것이다.

재단법인설립 허가가 나기 2주전까지만해도 기감, 통합, 합동, 기성, 기장, 기침 등 6개교단장 연석회의에서 “재단법인 설립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까지 있었다. 그러나 통합측에서 교단의 방침과 상관없이 이광선 목사가 중심이 되어 재단법인설립을 추진했다. 이후 합동측에서도 총회장이 바뀌면서 새로운 총회장인 서정배 목사가 재단법인에 참여했다.

재단법인측은 이에 대해 '법인 설립을 위해 교단이나 찬송가위원회 등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었으며, 모든 회의와 결정은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한바 있다.

또한 홍목사는 ‘공회의 모든 권리와 재산이 찬탈당했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재단법인 허가 일주일 후 가진 2008년 4월 30일의 공회정기총회의 회의록에 “한국찬송가공회를 해산하고 본 공회 모든 재산 업무 및 권리와 의무를 재단법인한국찬송가공회로 승계키로 하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사실확인 결과 그런 결의를 한적도 없고 법인허가 사실도 총회에 보고되지 않아 재단법인 설립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위원들이 설립사실을 몰랐다며 “어떻게 이런일을 몰래 속여서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 진상 및 대책 보고 / 홍성식 목사(찬송가위원회 총무) “일부 목지각한 자들에 의해 설립된 재단법인을 해산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찬송가는 교파를 초월하여 사용하는 한국교회의 공유물이다. 그동안 개신교 각 교단은 이사를 파송하여 '찬송가공회'를 만들어 찬송가 보급과 저작권 문제를 협의해 왔다. 또한 찬송가사업은 상업성을 배제하기 위해 일반출판사에게 출판권을 주지 않고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인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 등 2개 출판사에게만 출판권을 부여해 왔다. 그러나 재단법인 측은 ‘사업의 투명성과 경쟁을 통한 가격과 품질함양’을 이유로 출판권을 일반 출판사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공회의 사유화와 상업성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

법인설립과정의 불법성이 확연함에도 어떻게 멀쩡했던 공회의 권리와 재산이 넘어간 걸까? 홍목사는 이에 대해 공회에 참여하지 못하며 찬송가 사업에서 밀려나 있던 20여개의 군소 교단의 협의체인 한국찬송가협의회의 불만을 재단법인측이 적절히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합동의 서정배 목사가 회장이기도 한 협의회에 속한 20여 교단이 공회의 법인화를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법인화를 반대하는 교단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켜 그동안의 각종 재판과 형사사건에서 법인측이 승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또한 재단설립과정의 불법성을 증언해 주던 위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술을 번복한 것도 법적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였다고 했다. 현재까지 재단법인측의 불법성을 주장하는 위원들은 소수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홍목사는 이들이 회유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이유로 재단법인설립을 허가해준 청청남도에 2008년 7월 이후 수차례 “설립허가 이유”와 “법인설립허가 취소”를 요구했지만 충청남도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여러 소송도 패소당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 난리인가?

홍 목사는 재단법인 측이 재단법인을 설립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이렇게 진술하고 있다.

“2007년 말 21C 새찬송가가 출판되는 것을 기화로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허락된 출판권을 일반출판사에 주고자 한 것이 재단법인을 설립한 결정적인 이유임. 실제로 이OO 목사와 모 일반출판사 사장이 동향에 동기동창인 것이 확인 됨”

“기존의 한국찬송가 공회를 유지할 경우 위 두 출판사의 계약을 파기할 명분이 없고, 새찬송가를 발간하면서 위 두 출판사와 출판계약이 끝나는 2010. 9. 이후에 일반출판사에 출판권을 줄 경우 시기적으로 거의 한국교회에 21C 새찬송가가 보급이 된 이후일 것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일반출판사에게 출판권을 주려면 기존의 한국찬송가공회를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것”


앞으로의 대책은

홍목사는 이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일부 목지각한 자들에 의해 설립된 재단법인을 해산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공회가 법인설립허가 취소 청구를 할것임을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를 향해 “한국교회가 재단법인설립의 불법성을 용납해서는 안되며 이를 회복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마련했던 목정평의 남재영 목사는 “공교회의 재산을 특정인이 사유화 하는게 문제이며 이는 한국교회에 만연한 맘몬 우상숭배의 결과이기에 교회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회 문제가 사안이 너무 심각하다. 앞으로 목정평은 대전, 충청지역의 목회자들과 연대하여 충청남도에 ‘법인설립허가 취소운동’을 펼쳐나갈 것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론화시키는 일에 힘쓸 것이며 교단차원에서 연합으로 해결하기 위한 작업도 할 것”임을 밝혔다.

찬송가공회 문제는 오는 28일에 열리는 NCCK실행위원회에서도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 2009년에도 NCCK 내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양측을 불러 공청회를 열었지만 재단법인측이 일체 대응해오지 않아 이후 공론화 되지 못했다. 그러나 신임 총무인 김영주 목사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어떤 모양으로든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 사회 / 남재영 목사(전국 목정평 부의장, 대책위원장) "목정평이 주로 사회적이슈에 관심했으나 기독교인 누구나 쓰는 찬송가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다"     ▲ 인사말 / 임광빈 목사(전국목정평 공동의장, 대책위원장) "묵과하기엔 너무 큰 문제다. 한국교회를 쇄신하기 위해 공회의 불법성을 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