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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6월 23일 (목) 00:00:00 [조회수 : 36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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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의 5월16일은 4월 학생들의 봉기에 이어 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이 분노한 날로 군사혁명이라 부르게 되는 한국역사의 중요한 장을 연 날이나, 학생이나 군인들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야 했던 불행의 날이기도 했다. 군복은 벗었지만 지도자들은 거의가 군인 출신들임은 부정할 수가 없는 현실이었기에 약 800년 전의 고려 말의 무신정권이 되살아 난듯한 분위기였고 그들이 100년 권세를 가졌듯이 군사정권도 100년을 목표로 삼는 것 같았다.
묘하게도 라합교회의 생일도 5월16일인데 이 날이 속한 주일에 1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게 되어 있었다. 영이는 수요모임에는 간혹 참석하였으나 주일에는 한번도 가 본적이 없었으나, 삼돌 외삼촌이 사돈 할머니를 설득하여 삼돌엄마도 참석한다는 말에 영이도 같이 참석키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일요일 아침 10시경에 장남 원호를 통해 10분 후에 나오라는 연락이 왔다. 영이는 벌써 일어나 화장까지 마쳤으나 외출복은 입지 않은 상태였는데 여자에게는 옷을 입는 시간보다 선택을 하는 시간이 긴 법이다. 봄 옷이라야 몇 벌 없지만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동대문 시장을 두 시간이나 헤매면서 구입한 엷은 회색 스커트와 목 주위에 드레스가 달린 하늘색 블라우스로 자신을 화사하게 단장을 해 보았다. 시장의 물건 중에서도 제일 길이가 긴 것을 고른 것인 스커트가 무릎을 조금 드러내는 것이 염려되었다. 여자가 새 옷을 입고 문을 나설 때의 기분은 자신에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미리 느끼는 야릇한 쾌감이 있는 것이다.
“와~,이게 누고? 영이야, 니 오늘 자갈치 때 완전히 벗었네.”
자신도 노란색 저고리에 연두색 치마를 입은 삼돌엄마가 놀란 표정으로 골목이 울리는 탄성을 지른다.
“우매~, 이 분이 누구십니까? 선 보러 갑니까?”
거의 세 달의 시간이 두 사람을 농담을 주고 받는 친자매 사이로 만들어 주었기에 영이도 맞장구를 치면서, 옷이 날개라는 말을 실감하면서도 한복이 주는 여인의 맵시는 다른 멋을 풍긴다는 생각을 하였다. 영이는 삼돌엄마 옆에서 웃으며 삼돌이 손을 잡고 있는 삼돌 외삼촌에게 가볍게 목례 인사를 하였다.
“삼돌이 할머니, 점심때 통닭 자시러 오이소~.”
삼돌 외삼촌은 마당에서 시커먼스에게 밥을 주고 있는 할머니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드리고는 삼돌이를 목에 태우고 둘째 준호의 손을 잡고 앞장을 선다.
“언니, 원호는 안 데려 가요?”
“시어머니는 장손인 원호 말이면 무덤도 파서 해골도 꺼낼 분이라 원호가 통닭을 좋아하니 틀림없이 오실 거야. 헌데 삼돌아버지는 부산에 출장 갔어.”
자식을 묻는 말에 대답의 마지막에 남편을 들먹이는 것은 여러가지 임무를 맡은 가정주부이지만 최종목표는 남편이기에 당연한 대답인 것 같았다. 삼돌 외삼촌은 누나의 가족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인 결과로 조카들은 교회에 다녔으나 삼돌엄마는 시어머니의 눈치만 보는 것은 종교의 문제로 가정에 화평을 잃어 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3월 초에 처음 나함빌딩으로 걸어가면서 보았던 홍능의 사춘기 여드름처럼 파르스레하던 나뭇잎들이 이제는 푸르스름함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힘차게 봄볕을 받아 뽐내는 듯 같았고, 영이 자신도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민비의 묘였다가 영친왕의 생모인 엄상궁과 영친왕의 첫째아들이 함께 모셔져 있는 홍능 담장을 따라 힘차게 걷는 자람이 있었던 것이다.
“영이야, 니 신고있는 새 구두, 명동의 메이커 제품 같은데…맞나?”
여자란 나이, 학벌, 교양 등에 상관없이 정도 차이는 있으나 유행에 민감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본성이 있기에 선악과 사건의 주역이 되며 죄의 원천이라는 핀잔을 받게 된 것일까?
“맞아예, 문과대학 머슴아들이 우리학과 친구 희조에게 미팅을 소개 해 주어 고맙다고 구두 티켓을 2장 선물을 했는데 희조가 조수인 저에게 한 장 주데예.”
“희조, 그 애는 졸업하면 큰 뚜쟁이 될 소질이 있네. 영이야, 니는 친구 잘 만나서 구전 없이도 좋은데 잘 팔리겠다.”
“죵처럼 제가 고르면 안됩니까?”
두 여인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엄상궁이 깨어날 만큼 활짝 웃었지만 삼돌 외삼촌은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한 표정으로 두 여인을 번갈라 보고 있는 것이다.
“용준아, 궁금하제. 니가 용호엄마 안다리걸기를 했지만 실제는 용호엄마가 니 한테 틈을 준기라.”
“더 궁금해 지네요.”
삼돌이를 목마를 태우고 걷고 있던 용준은 머리를 돌리며 누나를 쳐다보자 삼돌이가 삼촌의 머리를 제 자리로 돌린다.
“일주일 전부터 영이네의 죵이 암캐 냄새를 풍겨 동네 수캐들이 우리 골목으로 다 몰려와서 혹시나 하고 영이집 쪽문을 지키고 있는 기라. 딸 많은 집의 고민을 내가 이해를 하겠더라. 내가 3년 동안 죵을 쭉 살펴보니 밖으로는 잘 나오지 않지만 순하고 굉장히 영리한 개야. 자기 마당에서 수캐 냄새로 대강의 신랑을 구하고 쪽문으로 쳐다본 후에 한 녀석을 선택하고는 나머지는 가라고 짖어 대면 사람이나 개나 남자들은 단순해서 그냥 가더라.
그러나 어느 집단에나 독종이 있듯이 한 놈이 가지를 않아서 죵이 신랑 개를 자기 집으로 불러들일 수가 없는 기라. 사람 같으면 신랑개가 결투를 하더라도 이 개를 쫓아야 하는데 죵 신랑감은 대부분 점잖은 개들이더라. 죵의 해결사는 시커먼스이고, 시커먼스 해결사는 우리 시어머니인 것처럼 죵이 시커먼스를 부른다.”
봄바람에 치마를 날리며 왼손은 영이의 손을 잡고 한가하게 걸어가는 삼돌엄마는 대화도 한가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다.
“아~, 시커먼스가 죵의 아버지나 오빠가 되는 모양이네요.”
삼돌 외삼촌은 조금 이해가 된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하였다.
“사랑하는 나의 동생아~, 니 그 실력으로 용호엄마 안다리걸기에 성공한 것은 하나님이 도운 기라. 니가 보신탕을 좋아하니 개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당연하제. 보다못해 시커먼스가 나가서 독종에게 한 마디 했는기라.”
“뭐라고 했는데요?”
삼돌 외삼촌은 새로운 안다리걸기 기술을 알려고 잔뜩 기대를 하는 눈치로 누나 곁으로 바싹 다가 선다.
“영이야, 니가 이야기 좀 해라. 니도 똑 같은 질문을 했으니 이 중생에게 은혜를 베풀어라.”
“언니, 제가 어찌 그런 이야기를 …..”
영이는 중매 결혼한 삼돌엄마에게 자신이 직접 남자를 고르겠다는 말을 한 것을 크게 후회 하였으나 이미 엎지른 물이었다.
“영이는 나에게 언니라 부르고 용준이는 나에게 누나라 부르니 너희 둘은 형제간 아이가, 게다가 같은 교회를 다니게 되었으니 더욱 더 형제간 아이가. 형제간의 사랑은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사랑을 실천해 봐라.”
영이는 이제 꼼짝없이 해답을 말해야 하므로 두 여인 사이에 끼어 든 당사자인 삼돌 외삼촌을 쳐다보니 말해 보라며 미소까지 지으며 머리를 끄덕인다.
“2등한 친구야, 니 심정은 알지만 남의 떡에 침 흘리지 말고 내일 아침에 나에게 오너라. 삼돌 외삼촌 다니던 학교에 가면 죵보다 10배나 이뿐 여자 친구들이 많으니 내가 소개를 해 줄께, 지각하지 말고 빈손으로 오지 마라.”
인생 길은 길거나 짧거나 누구와 동행을 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으로 갈리고 또한 어느 신과 동행을 하는가의 문제가 복과 저주의 기로인 것 같았다.
나함빌딩에 도착하자 일층의 상점들이 모두 윈도우의 문을 내리고 명절날처럼 영업을 하지 않는 대신, 건물 앞에는 시골 할머니들이 직접 뜯은 산나물로 자판을 하고 있어 사람들이 들끓기에 마치 시골 장날의 풍경이었다. 빌딩 입구부터 한복을 입은 여인들이 인사를 하며 반기는데 그 중에는 한복 차림의 맵시가 한결 돋보이는 삼돌 외숙모도 있었다. 한복을 입은 여인들은 한결같이 걸스카우트처럼 붉은 스카프를 매고 있었으며 손님에게 붉은 스카프를 손수 매어 주었고, 남자들은 매지않고 걸쳐 주기만 한 것은 라합에게 빨리 벗어주라는 뜻인가 싶어 웃음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는 양쪽이 다 운행을 하고 있었는데 일요일인데도 평일보다 일층 출입구가 한산한 느낌이기에 영이는 삼돌 엄마에게 귓속말로 살짝 물어보았더니 라함빌딩 전체가 일요일에는 영업을 안 한다는 것이다.
“용준아, 이 건물 주인은 어떤 사람이고?”
“저도 잘 모릅니다. 단지 관리사무실에서 나함재단이라는 계약서만 받았습니다.”
“나함재단은 예수쟁이들이 운영하는 단체인 모양이네. 예수쟁이 아니면 일요일에 쉬는 장사꾼은 없제.”
“일요일에 쉬기 때문에 보증금이나 월세가 시가에 비해 20%나 싸지만 평일에 손님이 많아 시가의 20%를 더 주더라도 상점을 구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삼돌 외삼촌은 희생한 만큼 하나님이 더 채워 주신다는 성경경제법칙을 말하고 있었다.
“권리금이 세겠네. 니 내 덕분에 앉아서 돈 벌었데이, 기분으로 사돈할머니 한복이나 한 벌 해 온나.”
영이는 도와준 친구 덕분에 자신의 구두가 생겼으나 삼돌엄마는 자기 대신 시어머님에게 선물을 하라는 말에 후한 성품의 사람의 멋을 알 것 같았다.
“알았심더.”
권리금도 붙었고 안다리걸기 기술의 약점까지 터득을 했는데 사돈에게 한복 한 벌은 선물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삼돌 외삼촌의 힘찬 대답이다.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삼돌 외삼촌은 함상자 앞에서 성경책 속의 봉투를 꺼내 잠시 머리를 숙이더니 봉투를 함상자 속으로 넣는다. 11시 대예배시간이 35분이나 남았는데도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으며, 단상 아래의 큰 공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지체부자유자들의 휠체어들이 군단을 이루고 있었고 왼쪽의 이층 창문은 모두 떼어 갓난 애기를 안은 엄마들과 아빠들의 공간으로 배정되어 있었다.
단상에는 수요모임같이 드럼이나 전자오르간은 보이지 않았고 그 대신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10시30분이 되자 왼쪽으로 바이올린을 든 네 사람과 오른쪽으로 피아노 옆에 클라리넷과 플루트를 든 두 사람이 등장하여 조용한 찬송가를 연주하자, 마이크를 잡은 가수도 없이 성도들이 합창을 하는데 간혹 일어나서 눈을 감고 천정을 향해 두 손을 올리는 성도는 있으나 수요열린모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였다.
10시55분, 엷은 회색 양복을 입고 어깨에 붉은 스카프를 걸친 철수 전도사가 엄숙하게 성가대와 군악대를 이끌고 중앙통로로 들어 와서 전도사는 단상에 오르고 성가대와 군악대는 맨 앞줄에 차례로 앉았다.
“일어나서 옆의 형제 자매들과 인사를 나눕시다.”
영이는 옆의 삼돌엄마의 손을 잡았는데 삼돌엄마 옆에 앉아있던 삼돌 외삼촌이 영이에게 손을 내 밀기에 쑥스럽지만 손을 잡았다. 20초 정도의 시간에 좌우로 악수를 하였고 상대를 껴 안는 사람들도 있었다.
“땡!”
“지금부터 경건한 마음으로 라합동산 창립 일주년 기념예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주은송 여전도사의 사회로 주일창립예배가 시작되었는데 군악대의 반주와 성가대의 은은한 찬송 속에 성도들의 묵상에 이어 철수 전도사와 교인들이 성경을 한 구절씩 주고 받으며 낭독을 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1장1절)
-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 (마가복음1장1절)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이 날에 안식하셨음이더라”(창2:3)
-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3:16)
- (다 같이)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한 것이라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 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롬1:2~4)
곧 이어 사도신경을 고백하고는 자리에 앉자 장용운 형제의 대표기도가 모든 라합동산 가족들의 심정을 대변하여 하나님께 감사와 애절한 간구를 드리는 모습은 아버지와 아들이 마음의 대화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어 야간 신학대학에 입학을 한 소망 교육전도사가 성경을 봉독 한다.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에서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designtimesp=9826> (마가복음12장28~30절)
<이 사람이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예수께 여짜오되 그러면 네 이웃이 누구오니이까
designtimesp=9828> (누가복음10장29절)
<네 의견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가로되 자비를 베푼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designtimesp=9830> (36~37절)
앞에 앉아있던 성가대는 단상을 중심으로 가로로 두 줄을 만들었으며 단상을 중심으로 중앙복도에도 세로로 두 줄로 섰기에 마치 정면에 붙어 있는 십자가를 연상케 했으며 악기를 든 연주자들도 이미 양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들의 복장은 눈송이 같은 하얀 색에 목부터 배꼽 아래까지 붉은 세로줄이, 양쪽 가슴은 붉은 가로줄이 십자가를 이루고 무릎 아래는 마치 예수님의 피가 땅에 떨어지는 모양을 연상케 하듯이 가느다란 붉은 줄이 아래로 잘게 그려져 있었다. 중앙통로 가운데에 서 있던 지휘자의 지휘봉이 움직이자 새롭게 형성된 십자가의 군단이 성도를 향해 찬양을 하는 것이다.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 짐 벗고 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 하도다
할렐루야 찬양 하세 내 모든 죄 사함 받고
주 예수와 동행 하니 그 어디나 하늘 나라
2절의 끝부분에서 성가대는 한 사람씩 맨 앞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으며 지휘자는 강대상 아래로 전진을 하더니 3절은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합창을 하는 것이다. 성가대와 연주대는 군대의 군악대와 같은데 군악대는 사병들이 힘차고 질서 정연한 행진을 하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며 정작 주인공은 땅을 딛고 군가를 부르며 행진을 하는 사병들인 것이다.
“오늘의 설교제목은 십자가 군병입니다. 누가복음 구절은 서기관과 예수님의 대화 중에 예수님께서 서기관에게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 멀지 않도다’ 라는 유일한 칭찬을 하시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나라 기독교는 하나님 사랑에는 뜨거움이 있으나 애석하게도 한가지 부족한 점이 있지요. 아직도 율법학자의 질문처럼 이웃이 누구인지를 잘 모르기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잘 묵상하여야 합니다.
이웃은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말하므로 너와 나의 공동체 낱말입니다. 흔히 이웃이라고 하면 자신은 빠진 이웃을 생각을 하죠.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의 심장부였으며 이방신을 섬겨 왔기에 유대인으로부터 멸시를 받아 왔습니다. 강도나 강도를 당한 자나 자비를 베푼 자는 다 사마리아인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타인이 ‘어디서 사세요?’라고 물으면 ‘청량리에 삽니다.’라고 대답을 하지만 저는 ‘청량리 588번지에 삽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질문을 한 사람은 속으로 ‘사마리아인이군요.’라고 생각 할 것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실질적으로 사마리아인 입니다. 다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고자 노력을 할 뿐입니다.”
<이뿐 아니라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 우리가 몸의 덜 귀히 여기는 그것들을 더욱
아름다운 것들로 입혀 주며 우리의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을 얻고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요구할 것이 없으니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존귀를 더 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하여 돌아보게 하셨으니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 하나니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designtimesp=9846> (고전12:22~27)
“선한 이웃이 되기 위해선 선한 한 가족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라합의 성도들끼리는 세상의 이웃이 아니라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 교회에 왜 모이십니까? 어느 분은 ‘십계명인 주일을 지켜야 하며 모이기를 힘쓰라는 말씀 때문입니다.’라고 하기에 제가 엄숙해지더군요. 그런데 어느 할머니께서는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철수 전도사가 기다리신다.’라고 하기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엄숙한 예배 시간인데도 철수전도사의 솔직함에 성도들과 손님들은 큰 소리를 내어 웃음꽃을 피운다.
“사도 바울은 상당히 박식하며 대중적인 전도사였습니다. 그 당시 로마에 유행하던 달리기나 권투까지 비유를 들어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이 구절은 신체의 비유인데 사람의 몸에서 제일 중요한 지체가 뇌보다 심장입니다. 여러분의 손을 목덜미에 대어 보세요. 맥박보다 더 선명하게 심장이 뛰는 소리 즉 피가 전달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반가운 사람끼리 서로 껴안는 것은 서로의 심장소리를 듣기 위함입니다.
영어에서 에치(H)이(E)에이(A)알(R)티(T)라는 단어는 사랑의 표시인 심장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맥박이 뛰는 속도는 심장에서 지체까지 전달되는 속도입니다. 심장을 나간 피는 속세에서 온갖 때를 묻혀 더럽혀져 오나 심장을 통과하면서 깨끗하게 됩니다. 심장은 사랑이 담긴 교회요, 여러분은 선한 사마리안인의 피인 것은 사랑은 악을 선으로 바꾸어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위에는 종교가 다르고, 교파도 다른 이웃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교리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올바르게 알기 위하여 인간이 만든 것 입니다. 종교와 교리 때문에 이웃과 등을 돌리는 어리 섞은 짓은 금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자비를 베푼 자가 이웃임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택한 자라 우쭐대지 맙시다. 성령이 함께 하시니 요술방망이를 가졌다고 착각을 하지 맙시다. 율법을 가졌다고 자신이 저울이라는 교만을 갖지 맙시다. 예수님처럼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자신을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돌이 되면 한살이 된 주인공은 예뿐 옷을 입고 친척들의 축하 속에 잔칫상 위에 놓여진 물건을 하나 선택을 합니다. 연필을 잡으면 공부를 잘하고, 돈을 잡으면 사업가가 되고, 공을 잡으면 운동선수가 된다는 소박한 바람이죠. 여러분은 여러분의 성전의 돌날에 무엇을 잡고자 합니까? 사랑, 믿음, 소망, 은사, 축복 등 이겠죠. 저는 전도사로서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한번만 더 일어나서 넓게 서 주십시오. 옆의 사람의 손을 잡고 앞의 십자가를 바라봅시다. 이 모습이 여러분의 십자가며 예수님의 형상 입니다.”
강대상의 철수전도사가 갑자기 목에 걸치고 있던 붉은 스카프를 벗어 손에 쥐고서 양 팔을 든다.
“퉁! 퉁퉁! 퉁퉁퉁!”
언제 모였는지 교회의 문전에서 모두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주일학생들이 선두에 붉은 기를 든 소녀들을 앞 세우고 소년들은 전투병의 작은 북을 두드리고 중앙에 라합밴드의 큰 북과 큰 탬버린을 들고 좌우에는 조그만 탬버린을 든 소녀들이 큰 북을 에워싸고, 맨 뒤에는 할아버지 나팔수 2명이 강대상의 십자가를 향하여 행진을 하더니 성가대처럼 십자가 모형을 만든다.
“1857~8년 경 미국에서 대부흥 각성운동이 일어 났을 때, ‘더들리 타잉’이라는 젊은 성공회 사제가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라’는 설교로 일 천명을 회심을 시키고 그 다음 주에 사고로 죽자, 그를 사랑하던 더필드 목사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사를 지어 만든 곡이 찬송가 390장 ‘십자가 군병들아’입니다. 주일학생들의 밴드에 맞추어 서로의 손을 잡은 채로 힘차게 불러 봅시다.”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기들고 앞서나가 굳세게 싸워라
주께서 승전하고 영광을 얻도록
그 군대 거느리사 늘 이김 주시네
주일학생들의 밴드와 붉은 깃발의 지휘에 맞추어 큰 북이 울리고 작은 북은 두드려지고 작은 탬버린은 흔들고 큰 탬버린은 한번씩 번개를 치는 가운데 반 구절씩 한 전도사가 가사를 미리 불러주어 4절까지 트럼펫과 함께 힘차게 부른다.
“하늘의 십자가는 여러분 자신의 십자가를 통하여 믿지 않는 이웃으로 전달됩니다. 우리는 돌잔치 기념으로 형제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라합동산은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이웃이 문둥병 환자나 밤의 꽃이나 원수일지라도 십자가 군병이 되어 복음을 전하는 선한 이웃이 됩시다. 아멘!”
“할레루야!!”
철수 전도사는 성도들의 목에 걸린 붉은 라합의 스카프에 예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하나님의 글씨를 마음에 새겨 주며 십자가 군병의 출병식을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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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버지여! 목사님이나 평신도 형제님, 장로나 유년주일학교 어린이, 너와 나는 교파나 교리를 떠나 예수님 품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십자가 군병이 되기를 원합니다. 모두들 자신이 옳다고 서로를 점잖게 비방을 합니다. 나는 창녀라 고백하며 구원을 갈망하는 라합성도들처럼 한국의 기독교가 한 마음이 되어 아버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십자가 민족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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