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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아요?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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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1월 04일 (화) 16:30:38
최종편집 : 2011년 01월 12일 (수) 18:58:19 [조회수 : 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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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아요?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불던 셋째 날, 우리는 아침나절 내내 나뭇가지를 뒤흔들고 억새풀을 눕히려는 세찬 바람을 창밖 너머로 바라보며 한가롭게 빈둥댔지요. 아, 정말 쉬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해집니다. *^-^* 그리고 11시쯤 우리를 데리러온 지인의 차를 타고 제주 시내로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점심을 먹고 차방에 가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금호콘도로 갔죠. 아, 콘도 앞마당 끝이 바로 바다가 펼쳐지는 벼랑 위였고 나무숲 좌우로 길게 길이 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후가 되니 바람이 좀 숙었죠. 우리는 짐을 풀고 콘도에서 나무판으로 잘 깔려진 벼랑 위 길을 따라 5코스 시작점이 있는 남원읍내 포구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제 4코스가 끝나고 5코스가 시작되는 표지석이 있는 곳까지 걸어 갔다가 어느덧 해도 저물고…… 에라, 무리할 것 없다 싶어 먹을 것을 사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배도 부른데 나는 잠시 밤바다를 보며 걷자고 아내를 꼬드겨 오후에 걸었던 벼랑 위 나무판이 깔린 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으로 허리높이쯤 오는 키 작은 가로등이 신영영화박물관을 지나 한참까지 우리의 걸음을 인도합니다. 검은 바다 위에는 고기를 잡는 어선의 밝은 불이 점점이 떠있고……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고…… 함께 손을 잡고 어둠 속 벤치에 앉아 있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어둠속을 아내와 함께 걷는 것도 새삼스러운 즐거움이 됩니다. 마침내 가로등불이 끝나고…… 칠흙같이 캄캄한 어둠속으로 몇 발 들어가니 나무판 길이 거기서 끝나기에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습니다.

저기만큼 콘도가 보이는 넓은 길로 나서는데 맞은편에서 젊은 중년 내외가 걸어옵니다. 역시 남자보다 씩씩한 아줌마! 아줌마가 우리를 보고 굳이 다가오며 묻습니다.

“저 길 무섭지 않아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같이 가는 아저씨가 무섭지 않으면 괜찮을 거예요.”
“우리 아저씨 무섭지 않아요.”
“그럼 등불이 있는 곳까지만 갔다 오시면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그 아줌마는 환하게 웃으며 먼저 간 아저씨를 따라 숲길로 사라져 갑니다. 사람이 없는 낯선 곳, 나무들, 바위, 숲, 그 자연에 꽉 찬 캄캄한 어둠, 우리가 무섭다고 여겨지는 두려움을 잘 들여다보면 괜한 것이 많습니다. 이제는 도시와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이 익숙해져서 오히려 그 좋은 자연이 낯설어진 때문이죠. 자연과 친숙해지고 어둠조차도 익숙해지고 낯선 곳에 대한 반가운 감정이 잘 정리되면 오히려 사람이 제일 무서울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저 앞에서 기다리시던 주님께서 내게 물으십니다.

“너는 내가 무섭지 않니……?”
“…… 주님이 내게 무서울 게 뭐 있습니까?”

“정말 내가 무섭지 않니? 경건하고 정의롭게 사는 일, 진리를 좋아하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일, 하나님만 바라보고 끝없이 사랑하며 사는 일,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살리는 일에 목숨 거는 일, 그래서 살점이 튀고 피를 튀기며 십자가에 매달려 신음하며 죽어가는 내 길과 내가 무섭지 않니? ”

아! …………
그렇지………
그 모습만 모른 척, 아닌 척, 잊으면 무서울 게 없는데…………
그러니 내가 지금 주님이 무섭지 않다면…………?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하곤 나는 조금 더 걸으려는 듯 어두운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아, 주님……
과연 나는 주님이 무섭지 않은가?
나는 끝내 내 자신에게도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덤 목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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