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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였어요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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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년 01월 04일 (화) 16:25:44
최종편집 : 2011년 01월 07일 (금) 09:33:53 [조회수 : 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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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송이 편지 2

벗님, 

며칠 동안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어요.
그 밤에 제주 시청 앞에서 거행된 성탄트리 점등식 감사예배에도 참석하고. . .


   
▲ 제주시청 앞 점등한 성탄추리

어라?
본격적으로 올레 길을 걸으려던 다음 날은 비가 제법 세차게 오고. . .
그 다음 날은 춥고 윙윙대며 강풍이 불고. . .
올레길 걷기는 엄두도 못 내고 서귀포 쪽으로 예약되어 있는 숙소로 옮겨 갔습니다.
마침내 다음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따뜻한 날이었어요.
*^-^*
와~~~우!
*^-^*
그동안 잘 쉬었겠다 온 몸과 기분이 환장하게 좋아지는 겁니다.


   
▲ 숙소인 금호콘도 - 서귀포시 남원읍


파란 하늘,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햇살, 티끌하나 없는 대기에 저기 마라도가 너무 눈앞이라 설마 저게 마라도인가 싶었지요. 푸른 바다와 경계한 절벽 윗길을 걷는 즐거움이 참 좋았습니다. 숙소와 이어져 있는 5코스를 아침나절 걷다가 버스타고 서귀포 올레시장에 가서 점심을 먹고 6코스 서귀포 칠십리 공원길을 걸어 외돌개까지 오르고 내리는 바닷가 절벽 위를 굽이굽이 걸었습니다. 이 길들이 제주 올레 길의 가장 아름다운 길목이란 말이 실감되더군요.

   
▲ 외돌개를 다른 방향에서

 

   
▲ 제6코스 시작점인 서귀포시 올레중앙시장


아내가 나이가 드니 대책이 없이 토실토실해지고 *^-^* 그 덕분에 허리 아프다 무릎 아프다를 입에 달고 삽니다. 아, 그러니까 더욱 걸어야지라는 내 말은 자주 공허한 잔소리가 되고. . . 그게 안타까워 드디어 올레 길을 걷는 기회를 마련한 겁니다. 아들이 자기가 직접 걸어본 길이라며 제 엄마에게 강력 추천을 하고, 딸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면서 6, 7코스가 제일 아름답다며 추천을 하니 이제는 내 말보다 아들딸들 말에 더 귀를 기우리는 아내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습니다. 
 

 

 

   
▲ 제 5코스 멋진 바위는 일제 때 일본인에게 속아 폭파한 후 다시 쌓은 것임

 

   
▲ 6코스 서귀포 칠십리공원 - 한라산과 천지연 폭포


오르내리는 고개같은 가파른 길이 나오면 내가 손을 내밀어 아내의 손을 잡아 끌어 줍니다. 아내가 내게 잡힌 손에 같이 힘을 주면 다리가 절로 따라오니 무릎이 덜 아플 것 같아 그리했지요. 토실한 몸매가 부담스럽다면서 사진기는 절대 안된다면서 끝내 안가지고 왔는데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니 싫다고 하지 않고 포즈를 잡습니다. *^-^* 눈을 돌리면 한라산이 눈앞이고 다시 고개를 돌리면 푸른 바다가 지척이니 정말 끝내주는 아름다운 분위기에 그만 자기 몸매를 잊은거죠! *^-^*

   
▲ ㅎㅎㅎㅎㅎㅎ!


   
▲ 7코스 외돌개 - 장군바위라고도 함

외돌개를 한참 지나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서니 오른쪽에 싱싱한 미나리가 초록 물결을 이룬 비탈 논이 있는 내리막 나무계단길이 저 아래까지 뻗어있습니다. 그 계단 길을 중년 부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지 환하게 웃으며 걸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중간 참에 힘이 들었던지 그 아줌마가 같이 가자며 아저씨 팔에 매달리며 환하게 웃습니다. 그 아저씨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팔을 훽~~~ 뿌리치며 이러는 겁니다.

“나도 힘들단 말이야.”

그 아줌마는 그러거나 말거나 환하게 웃으며 남편을 뒤따라 계단을 올라옵니다. 섭섭해하지도 않고 늘 그랬다는 듯 여전히 환한 얼굴을 한 그 아줌마가 참 여유있어 보였습니다. 잘 설치된 갈색나무계단, 환한 햇살에 저기까지 층층이 빛나는 초록빛 미나리 밭, 그리고 행복한 미소로 가득한 아줌마와 자기 한 몸도 힘들어 투정 가득한 아저씨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줌마의 여린 손길을 털어낸 그 아저씨의 몸부림(?)을 본 아내가 끽끽대고 웃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계단을 내려서고 아줌마와 아저씨는 계단을 다 올라가자 아내는 더 큰 소리로 즐겁게 웃는 겁니다. 나도 그분들의 모습이 웃기긴 했지만 계속 웃고 또 웃는 아내가 웃겼어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남자가 돼서 치사하지. . . 웃기긴 웃기다”
“자기는 내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었는데 저 아저씨는 어떻게 아내 손을 뿌리치냐?”
*^-^* *^-^* *^-^*

그러면서 아내는 계속 즐거워하며 웃는 겁니다.
그래서 아하, 알았습니다.
계단을 걸어 올라오던 그 아줌마와 아저씨는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아니 아내에게 특별히 보내준 천사들이라는 걸 말입니다. 내가 잘 해주는 것이 아내에겐 일상이지만 눈앞에서 선명하게 보고나니 그 일상이 이렇게 특별한 것이란 생각이 들게 되어 아내는 더욱 즐겁고 기쁘고 행복해서 웃는 것이죠. 나는 당연히 남편으로서 내가 할 일을 한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들을 통해 아내를 대하는 내 일상이 아주아주 특별한 것임을 알게 해주신 것이죠. 아하, 하나님! 그게 그런 것이군요! 그래서 나도 갑자기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종일 걸은 피곤이 다 사라집니다.

"하나님, 정말 멋집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천사들은 자주자주 보내셔도 괜찮습니다."

*^-^* *^-^* *^-^*
   
▲ 올레길 daum이미지에서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짙은 안개가 제주시로 가는 아침 길에 가득하게 자욱하고. . .
그것도 참 감사한 일이었지요.
제주 섬 사계절의 다양한 날씨를 파노라마로 경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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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천사 (175.113.180.245)
2011-01-07 22:15:52
어쩜 우리주위에는 천사들이 열차 하고 있을거에요.
영적인 아름다운 눈으로 잘도 찾으셨네요.
이따만큼 ~~재미있고, 생생하게
보고갑니다.
.
담 글도 기대되구요,
영동지방에 이런분이 계신줄 몰랐슴다.
꾸 ~우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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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목사 (61.78.130.112)
2011-01-07 07:29:43
김목사님 본부에서 근무할때보다 더 멋있네요.제주에서 마음에 쌓인 녹쓴것들 다 닦아졌겠네요. 자연풍경도 좋고,두분의 인상도좋고,글씨솜씨가 제법이네요. 이 정도면 여행기행문을 써서 가보로 삼고 인비도 두툼하게 챙기면 좋을것 같아요. 감명있게 읽어 봤습니다.나도 그 올레길을 꼭 한번 걷고 싶습니다.풀코스 말입니다. 건강하십시요.629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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