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 점수가 47점

초등학교 시절 필자는 받아쓰기를 40점 받은 기억이 있다. 그때 어린마음에 가장 먼저 엄마에게 야단맞을 생각과, 선생님께 종아리 맞을 생각을 하니 눈물부터 났다. 그리고 자신에게 실망이 되어 고개를 들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초등학생도 40점대 시험점수를 받으면 부끄럽고 당연히 매 맞을 각오를 했다.
그것은 부모와 선생님의 기대치에 어긋났고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결과였기에 합당하게 생각했다.

그 당시 필자가 받았던 최악의 40점대 점수를 지금 한국교회가 받고 있다는 설문을 접했다. 지난 12월 3일 ‘교회개혁실천연대’주최로 ‘2기 출범을 위한 여론조사’결과 발표와 ‘정책 제안’을 위한 포럼 회를 가졌다. 새로운 교회개혁 운동을 향해 그간 개혁의 입장에서 활동한 것과 미래 교회개혁을 위한 비전들을 제시했다. 여론 조사 결과는 개혁연대 최갑주 집행위원장(춘천 SFC간사)의 발표와 남오성목사 사회로 시작되었다. 활동 평가 자료는 '인사이트리서치'(박수일 소장)와 함께 개혁연대 활동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한다.

박 소장은 교회개혁을 위한 활동에 관계된 여러 분야를 평가했다. 설문조사 결과 점수가 낮아서 고민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10년 후 한국교회 미래에 대한 설문조사를 목회자와 성도들께 물었을 때, 그 결과 100점을 기준으로 목회자는41점, 성도는 39점으로 충격적인 점수가 나왔다 한다.

박소장은 더불어 ‘기독인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위로 나온 답이 ‘위선자’라는 심각한 답이 나왔다 했다. “입술로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몸으로 드리는 예배, 극장가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예배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지금 한국교회는 ‘위선자’라는 심각한 위기에 서 있다. 특히 대형교회는 자신들을 향해 비판과 개혁을 외치면 무조건 부정적인 사단이나 마귀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담임목사의 절대적인 독재아래 집단이기가 난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땅 밟기 문제, 2천억 원이 넘는 초대형교회 건축, 은퇴비논란, 국민일보 사태, 재정문제, 세습, 성추행 사건 등 모든 문제들을 직면해볼 때 개혁되어야 할 문제들은 심각하기만 하다.

어찌 보면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정치권이나 현 사회현장이 아닌, 교회를 향해 개혁을 외쳐야 한다니 얼마나 잘못되었기에 외쳐야 하는 것일까.

이 날  발제자들이 준비해온 발제 문을 살펴보았다. 첫 번째 발제자인 양희송(청어람 아카데미 대표기획자)씨는 ‘갈 길이 멀다, 외연은 넓히고 중심은 단단하게’라는 주제로 설문 결과를 통해 나타난 현실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교계 기구들 자체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되어있어 문제 발생 시, 내부적으로 풀어갈 절차적 합리성이나, 관련 규범의 미비로 문제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라 했다.

그리고 교회 문제의 ‘사법화 경향’ 증가로 실정법에 호소하는 것을 최종적인 해결책으로 결단함에 그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차 후 좀 더 대중 친화적으로 회원들을 적극 참여시키며 또 다른 그룹들과 연대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강경민목사(일산 은혜교회)는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기에 먼저 성경적인 합의가 기본전제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성경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교회의 성찰과 본질에 충실한 가운데 준비된 리더십을 양성해야 한다 했다.

“교회가 2천명이 넘어가면 목회자는 독재하기 싶다, 그것은 목회자 때문에 교회가 부흥되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권력이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개혁은 깨우는 소리를 실천하라”했다.

역시 교회가 커지고 헌금이 많아지면 잠시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는 잊히나보다. 여기 앉은 개혁의 사람들도 아직은 그 자리에 가보지 않았기에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인간은 수시로 무화과 나뭇잎으로 죄를 가리고 변신하기에, 그 자리에 가보아야 만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사울의 탐욕, 다윗의 간교, 솔로몬의 야망, 이들도 처음사람은 분명 하나님의 사람이었기에 말이다.

세 번째 발제자인 김은홍(크리스채너티투데이 코리아 편집장)은 ‘지양과 지향, 구태를 버려라, 상상하라’는 주제를 논했다. 최근 촌철살인(寸鐵殺人)문구로 신문 탑 기사들이 파괴적이고 신랄한 주제들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 언어폭력을 지적했다. “개혁의 현장에 와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과 싸우고 있으며 교회 된 우리, 교회 공동체 안의 ‘비극’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그 ‘비극’은 바로 우리끼리 싸우고 있으니 비극이다”라 했다. 

아직도 복음의 본질을 향해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했다. 21C 세상과 종교는 개혁과 갈등 속에서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며 살기를 원한다. 그 가운데서 정치뿐 아니라 종교의 싸움, 특히 개신교내의 내분과 갈등은 여전히 아수라장이다.

이러한 무질서 속에서도 오직 개혁의 의지로 ‘싸워야 잘되는 나라, 싸워서 잘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지만, 갈 길이 멀어 보여서 벌써 다리가 아프다.

마지막 발제자인 최소영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현 개혁연대 구성원에 대한 양성평등이 남성에게 편중되어있다 말했다. 개혁연대 전체 구성원 38명 중 여성이 3명임을 지적하며, 개혁의 현장도 아직 개혁되지 않음을 언급했다. 점 차 한국교회는 교회의 양성평등과 함께 준비된 여성 지도자양성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잠시 후 질의응답시간에 나이 지긋한 남자 성도 한분이 말문을 열었다. “안수집사, 권사를 몇 십 년 해도 장로가 못 된다. 장로가 많아지면 목회가 어렵나보다. 그래서 우리교회에서는 장로가 되고 싶으면 제직회 때 절대로 발언을 하지 말라한다. 그것은 곧 바로 부정적인 사람으로 찍히기 때문이다.”라 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그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잠시 모두가 함께 웃었다.

지금 우리는 40점대 앞에서 교회법도 부족해서 세상 법에 메 달려 있는 상황이다. 법은 멀고 말씀이 해결책이 되어야 하는데, 말씀은 시험 볼 때만 잠시 암기하는 단답형( 單答型)이나 주입식교육( 注入式敎育) 일 뿐이다.  말씀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가 행함에 이르기까지 가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이 되어버렸다.

교회 말만해도 눈물이 나고  교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목회자와 성도가 개혁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날 한국교회는 다시 시험을 치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