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각 종교에 따른 성직자가 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특히 불교에서 스님이 된다는 것은 속세의 가족관계와 모든 인간관계를 끊어버리고 독신 생활을 하면서 회색 승복만을 걸치고 남녀 간 애정, 육식과 흡연, 음주를 철저히 배격하는 금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순교할 각오와 다름없는 대단한 결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님들을 존경할 만한 정신적 스승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성직자에 대한 존경할만한 성직자는 역시 스님과 신부님이 앞서고 아무래도 목사는 그 다음의 순위인 것 같습니다. 불자들이 불심이 깊어 스님이 되기로 작정하여 가족과 세상의 모든 인연을 접어 이른바 속세를 떠나 수행의 길로 가는 것을 출가(出家)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개인의 청소년들이 제멋대고 살고 싶은 유혹과 가정불화로 돈을 훔쳐 가정을 버리고 비행의 길로 가는 것을 가출(家出)이라고 하지요. 글자의 뒤바뀜이 풍겨지는 의미는 극과극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쨌든 출가는 한 인간의 삶의 방향과 질을 180도 다른 차원의 길인 고통과 인고의 세월을 보내기로 작정한 일생일대의 선택의 여정인 셈입니다. 출가란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중대한 결정입니다. 비록 종교가 다르지만 스님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존경심이 앞서고는 합니다. 물론 스님도 스님 나름이지만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성불하신 뒤 생로병사와 고뇌를 초월하여 인간이 원하는 최고 최상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하여 첫째, 중생의 어려움을 구제하기를 원하며, 둘째, 중생의 미혹을 없애기를 원하며, 셋째, 중생의 사견을 끊기를 원하며, 넷째, 중생의 고륜(苦輪)을 제도하기를 원한다는 네 가지의 원(願)을 세우고 출가를 하시게 된 것입니다.

출가한 스님들은 대부분 부처님의 출가 동기와 같을 것입니다. 스승이신 부처님의 뒤를 따라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천주교나 개신교는 모두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 위하여 출가 즉 천주교에서는 사제가 되기 위해 사제서원을 하고 개신교회는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들어가게 됩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예비신학생 모임이라고 하는 교구 성소자 모임이 있습니다. 이 예비신학생 모임은 카톨릭 신학생의 전 단계로서 카톨릭 계통 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수하면서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신학교 입학시험을 봐야 합니다.

천주교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개신교와는 달리 학교에서 중상위권(80~90)이라면 성적으로는 무난히 합격할 수 있지만 성적이 하위권이고 학교생활과 품행이 안 좋고 하는 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입학을 거부하게 됩니다. 그 다음 신학교에 입학하면 2년의 철학 과정, 3년의 군대 과정, 4년의 신학과정을 이수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2년 공동생활과 4년 독방을 쓰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기도와 묵상을 같이 하게 됩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과정과 수련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하여야만 정식 사제로서 공인됩니다. 신부님들이 목사처럼 그냥 신학교 졸업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 사회인으로 살아가시는 분도 있습니다. 개신교 목사와는 비할 바 없는 인고의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에 반해 목사가 되는 길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를 영접한 후 은혜를 받았거나, 혹은 부모의 서원으로 어쩔 수 없이 강제에 의해 신학교로 가는 경우, 그리고 점수미달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차선책으로 신학교에 들어가 호구지책으로 삼아야겠다는 세속적인 동기로 신학교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천주교 신학대학에 비해 개신교 신학교는 난립되어 마구 신학생을 배출하게 됩니다. 군소교단의 직영신학교는 교세확장을 위해 검증되지 않는 목사를 아랑곳 하지 않고 대량 배출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희소가치가 상실되어 목사 인플레가 되어 사회적, 정신적, 지도적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스님과 신부님, 목사님 모두 성직자임에는 분명합니다. 이세분의 사회적 존경심과 신뢰도에는 분명이 객관적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성직자가 되기 위한 동기 즉 서원의 차원이 다르고 성직자가 되기 위한 과정의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세 부류의 성직자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의 질적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창 하나님의 은혜를 불같은 성령을 체험할 때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자 역시 그런 체험을 한 적이 있지만 목사는 아무나 어중이 떠중이가 하는 것이 아닌 것을 깨달았기에 목사의 길을 일찌감치 접었던 것이지요. 수많은 선배 목사님들이 교회 주위에서 신학교 가라고 등을 떠밀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목사 간판이 있어야 누가 알아주더라도 알아주지 않느냐며 하는 말을 듣고는 합니다.

허지만 필자는 목사도, 장로도 어떤 세상적 지위도 그리고 교회의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인이기에 하나님 앞에 마음대로 하소연도 하고 교회를 향한 쓴 소리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교회를 바라보고 있다면 필자라도 아픈 부분, 숨기고 싶은 부분, 덕스럽지 못한 부분을 언급하여야 하겠기에  필자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누워 제얼굴에 침을 뱉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남의 얼굴에 떨어지는 것 보다야 내얼굴에 뺕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래야 떨어지는 줄 알고 얼른 딱아 낼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필자에게 주신 은사가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구약시대의 예언자와 선지자들의 관점으로 더 나아가서 예수님께서 저주한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라고 외치신 관점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중심과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하겠기에 한 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평형이 되겠지요. 누구나 설교집과 주석, 강해서에 있는 그대로 설교를 하는 즉 녹음기와 같은 표준적으로 초록동색과 같은 설교를 한다면 영적 생동감을 상실할 우려가 있기에   개혁의 마인드를  가지신분들이 영적 비타민, 미네랄 같은 무기물질을 공급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적 온상에서 자란 사람들은 미량요소가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쓴소리에 견디지 못합니다. 때로는 쓴 소리가 약이 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를 비롯한 교회의 모든 직분은 천주교회와 같이 공교회, 신학교에서 엄격한 추천기준과 수련과정, 학업 커리큐럼을 거쳐 영성과 인성을 겸비한 사람을 하나님 앞에 사람앞에 검증을 거친 후 세워야 합니다. 사기꾼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와 품행이 바르지 못한 사람은 목사로 세워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직분은 자신의 잘 남과 일시적인 사적결단이 아니라 스님의 수행과 신부님들의 수련 과정과 같은 과정을 거친 후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은사의 직분인 것입니다.

아무리 어릴 때 사무엘을 바친 한나의 기도처럼 아들을 목사로 만들겠다는 서원을 하였지만 원천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십중팔구는 하나님 앞에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열정으로, 대리만족으로, 혹은 은혜의 착각으로, 왜곡된 성령충만으로 서원을 하였을 것입니다. 물론 육적성장과 신앙성장으로 모범된 교육환경 가운데 목회자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여 정상적인 실력으로 엄격한 수련과정과 학문적 성취를 통해 하나님의 종인 목사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님과 신부님들은 일단 성직자가 되면 자유롭습니다. 어느 절이든, 어느 성당이든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오는 떠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소유하는 짐도 가볍습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두 부류의 성직자들은 이 땅에 정착하지 않는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다면 개신교 목사님들은 차원이 다릅니다. 일단 가족을 형성하여 일반사람들과 동일한 세속적, 사회적, 소유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활동이 수반되는 삶을 살고 있기에 성직자로서의 기본적, 원천적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성직자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세속적 삶을 살고 있는 이중적 삶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더 자신의 성찰과 영적 성숙함,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품위를 갖추어야 하는 당위성이  배가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한마디로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숙제는 성직자로서의 목사위치 회복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목사서원, 신학교 입학, 졸업시, 혹은 목사안수때의 각오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도적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리라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난립된 교단의 이해관계와 신학대학의 학문적, 신학적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당장은 어려우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재교육, 평생교육 차원에서 질적인 사회교육, 영성, 인간성, 신학교육을 실시 할 뿐 아니라 신학대학을 축소 개편하여 좁은 문이 되게 하고 소수의 검증된 사람만 목사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타종교 성직자 수준의 사회적 존경심과 신뢰도를 회복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