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고 열 두 광주리를 남겼습니다. 무리들이 그 일을 겪고서는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다”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는 말은 옛 언약의 중보자인 모세의 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네 하나님 야웨께서 너의 중 네 형제 중에서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너를 위하여 일으키시리니 너희는 그를 들을지니라”(신 18:15). 모세는 하나님께 세움을 입고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을 구원합니다. 그들을 이끌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갑니다. 첫 세대들이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40년 간 광야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들을 인도하였습니다. 첫 세대들은 갈렙과 여호수아만 남고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이제 2세대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그들에게 설교하면서 하나님께서 자신과 같은 선지자를 일으키실 터인데 그에게 순종하라고 말합니다. 모세의 말은 일차적으로 여호수아를 가리킵니다. 모세 앞의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여 그 땅을 차지하고 분배해주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그의 말은 구약 성경에서 지속적으로 약속된 메시야 곧 그리스도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유대인들은 모세의 말을 메시야 대망 사상의 한 근거로 생각하였습니다.

모세와 같은 선지자. 모세가 이스라엘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킨 것과 같이 유대인들을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시켜줄 선지자. 모세가 광야 생활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였던 것과 같이 유대인들을 인도해줄 선지자. 모세가 광야 생활 중에 이스라엘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공급하였던 것과 같이 하늘의 양식을 공급해줄 선지자. 유대인들이 생각한 그 선지자입니다. 오병이어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한 무리들은 예수님이 바로 그 선지자라고 생각하고서 말합니다.

무리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의 왕으로 추대할 마음을 가집니다. 그 선지자, 그렇게도 대망하든 메시야인 그 선지자이니 당연히 자신들의 왕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의사와 상관없이 왕으로 추대하고 그 왕을 통하여 로마의 압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는 능력을 지녔으니 유대인들을 먹이는 일은 별로 어렵지도 않으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의 물질적인 필요도 채워주실 수 있으니 왕으로 삼고자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다윗 시대와 같이 아주 강한 나라가 되어 열방의 중심이 되도록 하리라는 기대도 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메시야는 유대인들을 강한 나라로 만들어 로마를 포함한 열방을 통치하게 해주시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아시고 무리들을 떠나 혼자 산으로 가십니다. 무리들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세가 말한 그 선지자가 맞습니다. 모세와 같은 선지자입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바와 달랐습니다. 로마 지배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정치적인 역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시는 역할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유대인들에게 역사하는 죄와 사망의 법에서 그들을 해방시키는 역할입니다.

옛 언약의 시대가 아니라 새 언약의 시대를 여시고자 하십니다. 옛 언약의 백성이 아니라 새 언약의 백성을 일으키시고자 하십니다. 옛 언약에 대한 불순종으로 이스라엘에게서 떠나신 하나님께서 다시 돌아오시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새 시대, 새 백성, 하나님의 돌아오심. 옛 언약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서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펼치시고자 하십니다.

예수님 앞에 있는 무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와 예수님께서 의도하시는 바와는 전혀 다릅니다. 무리들은 예수님의 생각과는 전혀 무관한 자신들의 기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바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을 자신들의 정치적인 왕으로 추대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모두를 아시고 그들에게서 떠나가셨습니다.

예수님은 모세와 같은 선지자이십니다. 선지자는 그냥 하나님의 말씀을 그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사람 정도가 아닙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벗입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우주 경영에 대해 의논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에게 알리지 않고서는 행하지 않으십니다. 일방적으로 알리는 경우도 있지만 의논하시기도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악행으로 멸망시키려는 뜻을 가지고 계시면서 아브라함을 만났는데, 그의 생각을 다 들어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의 말을 받아들여 의인이 열 명만 있어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회의에서 의논하고 결정된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실현되도록 섬기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결정된 뜻을 전달하고 그 백성들이 준행하도록 돕습니다.

예수님은 새 언약의 시대, 새 백성, 하나님의 돌아오심이라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선지자였습니다. 모세가 옛 언약의 중보자로서 역할을 하였는데, 예수님은 새 언약의 중보자로서 역할을 하십니다. 모세와 같은 선지자란 새 언약의 중보자인 선지자라는 뜻입니다.

새 언약의 핵심은 허물과 죄로 죽었던 사람들을 살리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던 사람들을 회복시키시는 것입니다. 스스로 죄 값을 지불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살리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그 값을 지불하십니다. 십자가 죽으심입니다.

새 언약의 또 다른 핵심은 살리실뿐만 아니라 온 우주를 향한 하나님의 통치의 대리자로 삼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되찾으시고 승천하셔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서 온 우주를 통치하십니다. 자신의 피로 살리신 사람들을 통하여 이 땅을 통치하십니다. 예수님의 피로 살아난 사람들은 그분 안에서 그분의 통치를 이 땅에 나타내는 사명자들입니다. 그 외형적인 조건이 어떠하든지 주 예수님과의 생명의 관계를 누리면서 그분의 뜻을 이 땅에서 실현함으로 통치자로서 살아가게 됩니다.

오병이어는 예수님께서 무리들에게 스스로를 알리시는 한 역사입니다. 스스로를 그 선지자로 유대인들에게 알려주신 역사입니다. 우리들에게도 예수님은 그 선지자이십니다. 새 언약의 중보자로서 그 선지자이십니다. 그분 안에서 허물과 죄로 죽었던 자리에서 구원을 얻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버지가 되십니다. 그분의 자녀로서 그분과 서로 사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만물의 찌끼와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그분 안에서 통치의 대리자가 되었습니다. 온 우주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에서 구현하는 대리자로 세움을 입었습니다. 옛날 말로 하면 사신입니다. 왕의 사신입니다. 온 우주의 왕이신 주 예수님의 사신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이면서 만왕의 왕이신 주 예수님의 사신이 바로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신자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믿습니까? 아멘. 예수님이 허물과 죄로 죽었던 자신을 살리신 분이심을 믿습니까? 아멘. 온 우주의 통치자이신 그분이 이제는 자신의 주님이심을 믿습니까? 아멘. 예수님이 주님이라고 믿는다는 말의 뜻은 아시지요? 무엇입니까? 그분이 전 인격과 전 삶의 주인이시기에 그분의 뜻을 따라 그분이 원하시는 인격을 갖추고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산다는 것입니다. 주 예수님이 원하시는 인격과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그분을 믿는다는 말의 뜻입니다. 예수님을 닮은 인격을 갖추고 그분을 본받아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격은 어떻습니까?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성령님의 다스림을 온전히 받으셔서 성령의 열매를 온전히 맺으셨습니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성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성령의 열매를 온전히 맺는 인격이란 다르게 말하면 큰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으로 가득하여 온 우주보다 더 큰 사람입니다. 그 마음이 한없이 넓으면서 불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약하고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게 넓고 포근하면서도 부당하게 그들을 괴롭히는 이들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 싸웁니다. 눈앞의 이익에 연연해하지 않고 진리를 따르면서 정의를 추구합니다. 눈앞의 현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감사하며 기뻐합니다. 주 예수님으로 인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그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옆의 사람에게 필요하면 위로자가 되고 필요하면 긍정적인 도전을 끼칩니다.

예수님이 있는 사람과 예수님이 없는 사람은 그 인격에서 차이가 납니다. 아주 크게 차이가 납니다. 예수님과 같이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인격을 갖춘 사람과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며 추구하는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의 차이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주 예수님 안에서 하늘의 생명을 풍성히 누리면서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인격자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늘 최우선으로 삼고 내 중심으로 살아가는 인격자입니까?

새 언약의 중보자로서의 그 선지자인 예수님을 생각하며 우리의 인격을 깊이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기 원합니다. 하늘의 생명을 풍성히 누리면서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인격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 욕심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인격이라면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주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 예수님이 그리스도 곧 구원자이심은 변함이 없을지라도 그분을 주님으로 믿지는 않고 있지 않은가? 예수님이 내게 구원자이심은 분명하지만 주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 죽음 이후의 영원한 구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여야 합니다. 영원한 구원은 예수님을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이 자기를 순종하는 모든 자의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신다고 진술하였습니다(히 5:9). 바울 사도는 성령님을 위하여 심었다면 영생을 거두지만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었다면 썩어진 것을 거둔다고 선언하였습니다(갈 6:9).

인격이라는 면에 있어서 진실로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신가? 만약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은 결과이기에 앞서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은 결과이기에 회개하여야 합니다. 돌이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 때에 그 행한 대로 갚아주시는 하나님의 심판에 직면하여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은 어떻습니까?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야 하는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의 필요를 기꺼이 채워주셨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사용하셔서 그들의 배를 채워 주셨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열 두 바구니에 차도록 남았습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본문의 예수님과 같이 그 필요를 채워주어야 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진정으로 받아들인 신자라면 그들에 대해 예수님과 같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동을 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셨던 것과 같이 나의 형편에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그 필요를 채워줄 것입니다. 생각으로만 때로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필요를 채워줄 것입니다. 생각이나 말로만 하는 것은 예수님을 닮는 삶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믿는 삶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구원자로는 믿지만 주님으로 믿지 않는 것입니다. 야고보 장로는 이런 믿음을 악령의 믿음으로 설명했습니다. 악령은 하나님이 누구이며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의 뜻을 따라 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분의 뜻을 거역합니다. 구원자로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만 그분의 뜻을 따라 살지 않는 신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주님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삶에서 그분의 뜻을 따르지 않습니다. 말로는 예수님이 주님이라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자신의 말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야고보 장로는 그런 믿음이 자신을 구원하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그 답은 명백합니다. 구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죽음 이후의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원하십니까? 아멘. 정말입니까? 아멘. 그렇다면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다고 말하지만 말고 그분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굶주린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그 필요를 채워주신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것으로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기꺼이 사용하여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물질 사용의 신약적 원리로 씨와 먹을 것을 말씀했습니다. 먹을 것은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위해 사용하여야 할 물질입니다. 씨는 그 이상의 물질로서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하여 심어야 하는 물질입니다. 먹을 것은 신자로서 검소한 생활을 전제하고서 그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질입니다. 그 이상의 물질에 대해서는 먹을 것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고통을 겪는 분들을 위해 사용하여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졌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그 말씀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든 소득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소득과 물질이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요? 먹을 것 이상의 물질을 씨로 생각하여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해 심기보다는 저금통장이나 보험, 부동산 구입 등에만 사용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요? 과연 그 신자의 고백이 진실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로 내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고 인정한다면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여야 합니다.

이는 개인적인 선택과 실천이라는 면만 있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실현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복지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복지 국가입니다. 성장과 복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합니다. 복지는 성장 이후의 분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성장과 복지는 함께 가야하는 것입니다. 성장과 복지는 선순환의 관계입니다. 성장이 복지를 가능하게 하며 복지는 성장을 지속하게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이상의 성장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태는 복지 실현에 있어서 충분합니다.

복지가 실현되려면 세금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신자라면 그 뒷받침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입이 많으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거부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의무를 감당하면서 국가적으로 복지가 실현되도록 섬겨야 합니다. 북유럽의 복지 국가들은 성경적인 원리를 국가적으로 잘 실현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물론 복지 제도를 이용하여 일하지 않고 지원금으로 생활하려는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있지만 말입니다.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는다면 복지 국가의 실현을 위해 마음을 쏟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약 40%가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의 국회의원들은 아예 대놓고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거부하면서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부자 감세, 복지 최소화. 그들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 그 행한 대로 심판을 받을 때에 그 결국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면 안쓰럽기만 합니다.

교회가 복지에 마음을 두고 복지 단체를 운영하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지금 현실에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지에 더 힘을 쏟아 이 사회의 약자들이 더 풍성하게 온전히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현재 복지 단체의 예산은 거의 모두 국가에서 지원을 받습니다. 당연히 국가의 감사를 받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여야 합니다. 2007년에 사회복지시설법을 개정하려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개정내용은 정부 자금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시설에는 외부(그러니까 지자체)에서 추천하는 공익이사를 1/4 이상 선임해야 된다는 조항입니다. 정부 지원금을 받으니까 재정의 쓰임새를 정부기관에서 파견된 이사에게 감시하라고 하는 법안입니다. 장애인 협회는 찬성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극렬하게 반대하였습니다. 개인 재산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국가 예산의 지원으로 운영되는데 개인 재산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개인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예산의 지원을 받으니 정부의 감사를 받아야 함은 마땅합니다. 교회가 그 재정을 바르게 사용한다면 기독교의 가치를 알리는 장이 됩니다. 당연히 적극적으로 수용하여야 합니다. 재정 사용에 있어서 거리낄 내용이 없으면 감사를 거부할 이유도 없습니다. 국가의 재정을 지원받아서 교회의 경상비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교회 현실입니다. 예수님은 교회가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면서 숨기지 못하는 산 위의 동네에 비유하셨습니다. 산 위의 동네. 모든 것이 드러나 산 아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네입니다. 바르게 행한다면 드러나는 것을 거리낄 이유가 없으며 적극적으로 드러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바르게 구현하면서 운영에 있어서 사회인들에게 존경을 받아서 주 예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모습이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반올림이라는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반올림, 무슨 뜻인지 모르시겠지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를 가리킵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건강을 잃거나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시민단체입니다. 10월 초까지 알려진 사망자만 32명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투병 중인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 20~30대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이들은 행복한 미래를 꿈꿨습니다. 지난 3월 2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박지연 씨도 고 3때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엑스레이로 제품을 검사하는 일을 하다 '급성 골수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입사한 지 3년이 채 안 됐을 때입니다. 엘시디(LCD) 공장에서 일한 연재욱 씨도 입사 4년 만에 희귀 암인 '종격동암'을 진단받았습니다. 그리고 1년 5개월 후인 2009년 7월에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피해자들은 분명 눈에 보이는데 책임지는 곳은 없습니다. 이들이 근무했던 삼성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앞에서는 공개 토론과 공개 책임을 거부하면서, 뒤로는 피해자들을 회유합니다. 정부는 이들의 노동 환경과 발병 사이에 인과 관계가 낮다며, 피해자들의 산재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벌의 편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활동하는 한 사람은 “눈에 보이는 기도를 해 달라, 피해자들의 친구가 돼 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반올림을 위한 기도는 티내고 해야 해요. 기도하면서 기도하고 있다고 전해 주세요. 내가 널 얼마나 마음에 두고 있는지 말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대신해서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을 겪은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에게 뭐가 필요한지는 마음을 쓰면 보이는 것 같아요. 유미 씨 아버지는 속초에 사는데, 속초에 놀러 갔을 때 술 한잔 같이 한다든지, 좋은 술 한 병 보낸다든지. 한혜경 씨라고 피해자가 있는데 혜경 씨에게는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기뻐지는 음악을 보내주면 좋겠어요. 아, 꽃 배달도 좋을 것 같아요. 혜경 씨 어머니를 위해선 간장 게장 같은 걸 보내면 좋겠고. 전 그런 게 큰 힘이 될 거로 생각해요.”

그런 이들에 대해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떻게 행하셨을까를 생각하면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할까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그 답을 따라 행하는 것이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믿으면 곧 그분을 닮아 인격과 삶으로 다른 이들을 돌아보면 나는 어떻게 될까요? 망할까요? 내게 있는 것을 나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들을 위해 사용하였으니 나는 망하게 될까요? 그 답을 잘 모르겠다거나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한번 실천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오병이어는 열 두 광주리를 남겼습니다. 제자들은 그것을 거두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우리가 오병이어를 실천하면 물질적으로 더 많은 수입이 보장되는가?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질적 수입의 정도는 유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병이어의 예수님을 닮으면 그 인격이 점점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점점 더 큰 사람이 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습니다. 참되고 온전한 존경을 받습니다. 하나님과 더 깊은 생명의 교제를 누리게 됩니다. 하늘의 생명으로 점점 더 풍성한 삶을 살게 됩니다. 열 두 광주리를 남기는 삶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식으로 남기는 삶이 펼쳐진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이 그냥 책에 있는 예수님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분이 구원자이시면서 인격과 삶의 주님이시기를 바랍니다. 그분을 닮아가는 인격과 삶으로 그분에 대한 믿음이 참됨을 증거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