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에서 한 말이다. “종합하면 이른바 원죄를 저지른 죄인인 아담은 우선 존재한 적도 없다. 그것을 바울은 몰랐을 테지만 아마 전지한 신 그리고 예수(그가 신이었다고 믿는다면)는 알고 있었을 테니, 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아주 불쾌한 그 이론 전체의 전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 아, 물론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그저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상징적? 그렇다면 스스로를 감동시키기 위해서 예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저지른 상징적 죄를 대신 처벌받겠다고 스스로 고문당하고 처형당했던 것인가? 앞서 말했든이 지독히 불쾌할 뿐 아니라 개가 짖는 소리 같다”(382쪽).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상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뭐라고 대답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들은 이런 조롱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서 여전히 개가 짖는 소리 같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 얼마나 비윤리적인가?

그들은 성경에서 과학을 넘어서는 내용들도 모두 그런 방식으로 처리한다. 노아 홍수, 출애굽의 열 재앙, 홍해 도하,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의 여러 이적들 등등.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각각의 내용들은 손가락이며 달만을 드러내면 된다고 말한다. 손가락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도킨스의 조롱은 여기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들은 하나님을 과학을 넘어서지 못하는 존재로 끌어내렸다. 그들에게 과학을 넘어서서 존재하는 하나님이란 없다. 과학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역사도 당연히 있을 수 없다. 자신들이 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초과학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1+1+1=3=1은 비과학이다. 비논리이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것은 초과학이다.

성경에는 기록자의 그 당시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기록자들이 천동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물론 천동설을 명시적으로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창조 기사에서 지구가 먼저 창조되고 그 이후에 태양이 창조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은 그 당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천동설과 부합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태양과 지구를 만드셨다고 하더라도 태양보다 지구를 먼저 만들 리는 없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빛을 통하여 지구가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조에서 지구가 먼저 만들어졌다는 기록은 그 당대의 사람들이 가진 인식의 테두리 안에서 설명함으로 나타난 것이다.

노아 홍수, 출애굽의 열 재앙, 홍해 도하, 가나안 정복 때의 기적들, 동정녀 탄생 등도 과학을 초월하는 일이다. 과학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 하나님이 그 필요에 의해 행하신 일들이다. 과학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들이지만 거짓으로 규정하고 상징으로 설명하여야만 하는 내용들이 아니다.

초과학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들은 자연 세계의 일반법칙을 넘어서는 일들에 대해 어떻게든지 사실로서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절대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초과학, 그것이 그렇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인가? 그것을 그렇게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정말 의아하기만 하다. 그런 이들이 스스로에 대해 유식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정말 황당하기만 하다. 하나님과 초과학적인 그분의 역사를 수용하면 무식하다고 매도하는 것에는 어이가 없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말하면 그것이 옳은 것이 되는 양 생각하는 모습에 실소가 나온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고만 하여야 성경의 진술을 바르게 풀이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모습은 안쓰럽기만 하다. “개가 짖는 소리 같다”는 도킨스의 조롱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이기에 그렇다.

성경의 기록자가 그 기록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이 통용되었던 그 당대의 이해로 돌아가면 좋으련만... 초과학은 있을 수 없다는 그 그릇된 신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는 불가능하겠지만...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엉뚱한 주장을 하는 쪽과 그 삶에 있어서 엉뚱한 모습을 보이는 쪽이 합쳐서 기독교를 나락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라리다.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 신학에 진보 삶이라는 새 판 짜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성경이 기록된 그때에 신자들에게 주어졌던 가르침과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기라는 새 짝의 결합이다. 진정으로 긴박한 새 조합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