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인 신자에게 평화 통일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분단되어 서로 적대시하면서 힘을 소진하고 때로는 피를 부르는 모습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평화 통일에 대한 의식이 없이 분단을 고착화하려는 세력들에게 휘둘리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도 명백한 범죄입니다. 겉으로는 평화 통일을 말하지만 실상은 분단을 고착화하려는 세력들이 있기에 그것을 바르게 분별해야 합니다. 평화 통일을 가로막는 생각과 행동을 잘 분별하고 벗어나야 합니다. 평화 통일은 구호로 될 일이 아닙니다. 치밀한 전략과 빈틈없는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강요로 이룰 수 있는 성격도 아닙니다. 남북 교류, 경제 협력, 북한 주민의 고통에 대한 분담, 그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섬김, 의식의 간격을 점점 줄여나가는 노력 등이 있어야 합니다. 북한 체제에 대한 적개심이나 김정일과 추종자들에 대한 적대감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양극화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20퍼센트가 안됩니다. 상대적으로 가난하다고 생각하거나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더 부유해집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집니다. 기업의 경영자와 근로자와의 임금이 20배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서 간의 분열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골이 아직도 깊습니다. 얼마 전에 프로야구를 보러 사직구장에 갔습니다. 광주의 기아타이거즈와 부산의 롯데자이언트의 경기입니다. 몇 만의 관중 중에서 기아 응원단은 100명이 채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아 투수의 폭투로 롯데의 선수가 몸에 맞았는데, 그로 인해 응원단들이 물병 등을 던지며 분노를 쏟아내는데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광주에서 그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가족의 분열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부부 간에 사소한 문제로 싸우고 갈라섭니다. 편부, 편모와 함께 생활하는 자녀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이 겪을 고통에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립니다.

교회의 분열도 세계 최고입니다.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오순절 등등이 있습니다. 장로교 내에서의 교파는 최소한 백개는 넘는다고 합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한 지역 교회 내에서의 분열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나뉘고 있습니다. 서로 싸워서 경찰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만 해도 괜찮다고 말하여야 할 형편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복음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복음에 의하면 그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여야 하며 어떠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을까요?

복음에 의하면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이 계십니다.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읽은 본문은 그 중에 성자 하나님과 관련된 설명입니다. 1절의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에서 말씀으로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로 로고스(λογοs)입니다. 로고스의 단어 뜻에는 말씀, 도, 이성 등의 뜻이 있는데 번역을 하면서 말씀을 선택한 것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신다. 무엇을 가리킬까요? 말씀이라고 하면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연상됩니다. 태초에 천지 창조와 관련하여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소리입니다. 태초에 그러한 소리가 계신다? 이상합니다. 성경의 내용이 하나님의 말씀인데, 그것이 태초에 있었다? 그것도 말이 안됩니다. 성경은 주전 1400년 경에 모세에 의해 처음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가리킬까요? 앞에서 언급했는데, 이 구절은 성자 하나님에 대한 것입니다. 로고스는 성자 하나님을 표현한 한 단어입니다. 말씀은 어떻게 설명하든지 성자 하나님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말씀은 인격체를 뜻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격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편입니다. 로고스는 인격체인 성자 하나님을 가리키는데, 말씀은 인격체의 의사 표현 방편일 뿐입니다. 로고스의 단어 뜻으로 말씀은 하자가 없지만 로고스를 통하여 전달하려고 한 바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번역이 잘못되었습니다.

로고스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단어가 그 당대에 어떻게 사용되었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대의 철학자들은 모든 만물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우주의 기원과 본질을 밝히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소피스트(Sopist)라고 불리우는 철학자들이 나타나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는 바가 곧 만물에 대한 기준이다”라고 말합니다. 생각의 대상이나 연구 방법을 개별화하고 자유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사고의 결과는 거의 방종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가 소크라테스로부터 인간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진리를 추구하게 됩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보편적인 진리, 불변적인 요소가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데아(idea)입니다. 그는 사람을 철학자 혹은 통치자, 군인, 시민으로 분류하여 각 계층이 할 일과 추구해야할 가치에 차별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이성과 감성과 의지로 이루어진 영혼이 있는데, 각 부분이 계층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철학자에게는 이성이, 군인에게는 의지가, 시민에게는 감성이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성의 명칭이 바로 로고스입니다. 이성이 가장 발달한 철학자 혹은 통치자들이 idea의 세계를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 곧 신과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 중간에 신보다는 차원이 낮은 존재가 있는데, 그것이 로고스라고 합니다. 이런 생각에 기초하여 로고스는 삶에 있어서 불변적인 요소, 곧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는 절대적인 신과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를 이어주는 중재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초대 교회 때의 헬라 철학자들도 로고스를 절대적인 신과는 다르고 차원이 낮은 존재이지만 절대적인 신과 눈에 보이는 세계를 이어주는 중재자로 생각하였고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요한 사도는 이것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으시기 이전의 모습을 설명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태초에 로고스가 계신다”(요 1:1)는 의미적으로 바꾸어 표현하면 “태초에 중보자가 계신다”입니다. 헬라어에서 중보자라는 뜻의 단어(μεσιτηs-메시테스)가 있음에도 요한 사도가 로고스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있습니다. 성도들이 이전에 가졌던 생각을 활용하여 복음의 내용을 보다 잘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또한 잘못된 생각으로 빠지지 않고 복음 안에서 굳게 서도록 하고자 하여서입니다.

성자 하나님은 창조 이전부터 존재하셨지만, 만물이 창조된 때인 태초에 중보자로서 계셨습니다. 만물이 없는 경우에는 중보자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보자로서 독생자 하나님은 만물이 하나님의 생명, 안식 가운데 살도록 계속적으로 일하셨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지는 생명은 오직 중보자를 통하여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구약 시대의 구원도 중보자이신 독생자 하나님을 통한 것입니다. 독생자 하나님으로 사람이 되신 예수님은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 5:39)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창조 때부터 하나님과 인간과의 교제는 중보자를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범죄한 이후의 교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보자를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인 성경에는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들이 나타납니다. 하나님과 언약의 백성들과의 교제는 중보자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구약은 오실 메시야에 대한 예언 성취를 계시하는 책입니다. 육신을 입으시기 전의 중보자가 나타납니다. 신약은 오신 메시야와 그 안에서 주어진 약속을 바라보는 책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곧 하나님의 어린 양이 나타납니다. 새 언약의 중보자입니다. 중보 사역은 인간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이루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로서의 구원, 영생을 누리는 것입니다. 성경은 중보자를 통한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난 책입니다.

중보자이신 성자 하나님과 성부 하나님은 같은 존재일까요? 다른 존재일까요? 다른 존재입니다. 중보자는 사람이 되지만 성부 하나님은 하나님으로 계십니다. 확연하게 구분되는 다른 존재입니다. 바울 사도는 성령이 한 분이시다(엡 4:4). 주도 한분이시다(엡 4:5).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엡 4:6)고 진술했습니다. 각각이 한분이라고 하였습니다. 바울 사도 또한 성부, 성자, 성령을 각각으로 생각하고 구분하였습니다.

성부는 구약에서 하나님으로 말씀되었습니다. 그 이름은 야웨입니다. 한글 성경의 여호와는 잘못된 읽기입니다. 히브리어는 원래 자음만 기록되어 있고 모음을 붙여서 읽는데, 모음을 잘못 붙여서 생겨난 이름입니다. 제 이름이 박창진인데 벽총진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각 고쳐야 하는데도 여전히 여호와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구약에 성자는 별도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구약에 성령은 일반적으로 성신으로 표현되는데, 야웨의 능력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일신론을 말하였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일신론은 예수님이 죽으실 때까지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성모독이었습니다. 제자들도 이 부분에서는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야웨와 동격인 신이 존재하였고 그 신이 사람이 되셨다는 개념은 없었습니다. 성령도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하늘의 경륜을 듣게 되고 그 이후에야 독생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아버지 하나님, 독생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바울 사도는 하나님이 한 분이시라고 진술하였습니다(고전 8:4). 이는 성부에 대한 진술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 2:5). ‘또’라고 하여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성부, 성자, 성령 전체를 한 분이라고 진술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요? 1+1+1=3=1이 됩니다. 그리고서는 신비라고 넘기면 될까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는 아들이고 아내와의 관계에서는 남편이며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아버지라는 이야기는 바른 설명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성경의 내용은 하늘에서 기록자의 머리에 심어주고 그 사람이 심어진 대로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한 것을 기록으로 남긴 것입니다. 글을 읽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록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독자도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각각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한 분이시라는 말씀은 기록자인 바울 사도가 이해한 것입니다. 그의 글을 읽는 독자들도 이해하였던 것입니다. 1+1+1=3=1은 바울 사도도 그의 편지를 받는 그 당대의 교회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잘못된 이해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부부됨과 관련하여 둘이 한 몸이 되라고 말씀합니다. 한 몸은 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부부됨은 두 사람이지만 그 독특한 관계로 인하여 한 사람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닮아가고 말이 비슷해지고 행동도 차이가 없게 된 부부 관계에 대한 독특한 표현입니다. 외모도 닮는다는 말까지도 있습니다. 부부됨에 있어서 한 몸 곧 한 사람은 수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관계에 관한 표현입니다. 수적으로는 두 사람이지만 그 독특한 관계를 한 몸 곧 한 사람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각각이 하나님이시면서 한 분이시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있어서 한 분이란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이 완전하게 연합하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을 가리키는 성경적 표현입니다. 그 본질과 능력과 영원성에 있어서 동일하십니다. 그 뜻과 말씀과 행하심에 있어서 조금의 분리도 없으십니다. 성부와 본질, 능력, 영원성, 뜻, 말씀, 행하심이 다른 성자나 성령은 없습니다. 성자와 본질, 능력, 영원성, 뜻, 말씀, 행하심이 다른 성령이나 성부는 없습니다. 성령과 본질, 능력, 영원성, 뜻, 말씀, 행하심이 다른 성부나 성자는 없습니다. 성경에서 ‘한 분’이라는 표현은 수적인 개념이 아니라 관계적인 개념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성경이 쓰일 당시의 이방인들의 신관과 비교하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방인들에게 있어서 신들은 각각 따로따로이면서 계급에 의한 복종의 관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개체라면 그 자체로 그들에게는 다신론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성경의 하나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각각 구분되시는 분이시지만 그것으로 인해 세 신으로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숫자적으로는 1이 아니지만 관계적으로는 한분이 되신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나라에서 신자는 각각의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오직 성자를 존귀케 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비우신 성령 하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그 모든 영광을 성부에게만 돌리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 곧 성자 하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그 모든 영광 가운데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며 품으시며 성자, 성령님과 함께 즐거워하시는 성부 하나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성부, 성령과 같이 하나님이신 성자 곧 중보자가 때가 차매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늘에서의 중보 사역이 아니라 땅에서의 중보 사역을 위하여 사람이 되셨습니다. 성육신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를 성자의 자기 비움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자기를 비워 성부와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자기를 비워 스스로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자기를 비워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연합 나아가 일치와 함께 겸손을 넘어서는 자기 비움을 배워야 합니다. 성자는 자기를 비움으로 사람이 되셨고 구속 역사를 완성하셨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그 모든 사역과 자신의 전 인격에서 모든 영광을 성부께로 돌리셨습니다. 성령님은 공생애에서 예수님을 인도하시고 다스리시어 구속 역사가 성취되도록 역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이후에는 기꺼이 주의 영으로서 주님의 것을 가지고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시고 계십니다. 삼위 하나님께서 존재와 본질에 있어서 조금의 차이도 없으심에도 너무나도 멋지고 황홀한 춤을 추시는 것입니다.

그 춤은 삼위 하나님만의 춤이 아니라 교회의 춤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연합 나아가 일치, 하나님 앞에서 겸손을 넘어서는 자기를 비움으로 함께 추는 춤이어야 합니다.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성령충만을 소망하는 교회는 이 땅에서 참된 연합과 일치를 누려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분리, 분파가 삼위일체에 대한 얼마나 큰 모독인 가를 인식하고 진심으로 돌이켜야 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신앙한다고 말하면서 그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태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개교회적으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면서 다툼과 분열로 그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행태에 빠져들지 않아야 합니다. 이웃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경쟁자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경쟁자로 생각하여 경쟁에서 이기기를 추구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악행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며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실제적으로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육신은 중보자이신 성자만의 고유한 사역입니다. 성부는 성육신하지는 않았습니다. 성령도 성육신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직 성자만 성육신하셨습니다. 동시에 성육신은 성자만의 사역이 아닙니다.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구속 역사 안에서 성부, 성자, 성령을 만난 사람들 곧 교회의 사역입니다. 교회는 성육신을 이 땅에서 구현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성자가 자기를 비워 육신을 입으셨던 것과 같이 교회는 스스로를 비워 성육신을 구현하여야 합니다. 전 인격과 전 삶에서 성육신을 구현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어야 합니다. 성육신을 통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냄이 없다면 교회는 정체성을 저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저버린 것입니다. 성자가 이미 우리 이전에 이루신 성육신은 오늘도 우리를 통하여 구현되어야 합니다.

부부관계에서 성육신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각자는 자기를 비워 상대방에게 스스로를 양식으로 주어야 합니다. 신자인 부부는 그냥 이 땅에서 서로 불만 없이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가 아닌 부부와 다르지 않은 행복 추구는 성육신과 거리가 멉니다. 신자인 부부는 자기를 비우고 하나님의 뜻으로 충만하여야 합니다. 인간적인 행복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여야 합니다. 그것을 위하여 상대방에게 스스로를 양식으로 내어주어야 합니다. 자기 비움과 하나님의 뜻으로 충만하여짐이 없는 행복 추구는 하나님을 저버린 것입니다. 신자인 부부는 각자 자신에게 요구되는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받아들여서 실천함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부부됨이 가능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부부의 행복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성육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그들의 수준으로 낮아져서 이해하고 품으면서 양육하여야 합니다. 실수와 잘못을 구분하고 실수는 너그럽게 품어주면서 잘못에 대해서는 벗어날 수 있도록 섬겨야 합니다. 저는 자녀들을 키우면서 제가 그 나이 때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부모인 저의 관점에서 부족하다고 여겨져서 짜증, 화,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이 모든 인간관계나 공부, 일에 있어서 성경적인 관점을 가지도록 하려고 마음을 많이 씁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가지신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그 뜻이 그들의 인격과 삶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성육신입니다. 언제나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저를 비워 하나님의 뜻으로 채우고 그 뜻을 따라 양육하려고 힘씁니다. 자녀도 성육신을 구현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만 앞세우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부모를 대하여야 합니다. 부모의 마음과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순종하는 삶이 있어야 합니다. 잘못된 요구에 대해서는 순종하지 못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시키고 양해를 구하여야 합니다.

신자는 자기를 비운 성육신을 통하여 지역의 갈등과 현실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 갈등과 양극화의 최소화를 넘어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유일한 길은 인간의 욕심을 벗어나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이 땅에서 구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이들을 통하여 구현될 때에 가능합니다. 자기를 비워 상대방에게 나아가서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상대방의 필요에 대해 민감하고 내게 있는 것을 즐거이 나누어야 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나름의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전라도 지역을 더 배려하여 더 많이 지원하도록 하는 것도 그 한 방법입니다. 지금과 같은 정당 구조를 개편하고 전국적인 정당을 만들어 전 국가적인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채움받고 기본권을 잃지 않도록 복지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면 복지에 힘을 쓰겠다가 아니라 지금 복지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OECD의 한 국가로서 다른 나라와 같은 비중의 복지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기꺼이 세금을 내야 합니다.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에서와 같은 복지를 위하여 그 나라에서와 같은 세금 납부를 기꺼이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공을 앞세워 기득권을 유지하려던 세력들은 과거에 남한의 군사력에 비해 북한이 월등하다면서 항상 긴장을 고조시키고 활용하였습니다. 남북한의 군사력이 대등하게 되고 남한이 더 나아졌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일환으로 북한의 핵무기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선교 목사가 쓴 책인 <한국현대사와 북한실상>에서 북한이 17대의 핵무기를 보유하였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그는 햇볕정책이 지난 10년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되었으면 대한민국이 망할 뻔했다고 합니다. 김정일과 추종자들이 주민들을 돌보지 않아 300만 명이 굶어죽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어떤 경제적인 도움도 없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북한 체제가 더 어렵게 되어 자체적으로 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00만 명이 굶어죽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도록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도자를 잘못 만났으니 그 대가로 굶어죽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입니다. 굶어죽는 주민을 한 사람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목사인데 예수님의 박애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런 주장이 보수 개신교인들에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수용되는 현실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조용기 목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북한 식량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북한 어떻게 할래요?” 하고 물으니 “괘씸해서 도와줄 수가 없어요. 이 천안함을 이렇게 비참하게 침몰시켜서 수많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빼앗고 난 다음에 안 그랬다고 딱 모른 체하고, 국제적으로 변명하는 이런 고약한 놈들에게 뭘 줄 수 있단 말입니까? 너무나 울분이 생겨서 줄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합시다. 식량난으로 북한 주민이 죽어감에 대해 그렇게 거부해야 할까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할 개신교 장로로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요? 성경을 조금만 깊이 읽으면서 이 시대의 신자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떤 신자들은 하나님의 사랑이 잘못에 대해 징계가 없이 무조건적으로 도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북한 체제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지원만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긍휼만 있지 않고 징계와 심판이 있다는 것은 옳습니다. 그렇지만 징계와 심판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까지 막는 것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도자 잘못 만나서 그렇게 고통당하는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말입니다. 북한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도 옳습니다. 인권 문제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을 말하면 정말 인권 문제가 나아질 여지가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은 더 굳게 문을 잠글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인권 문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그들이 국제 사회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경제 협력 등을 통하여 주민들이 좀 더 나아진 삶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실질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길입니다. 어떤 도식을 무작정 어떤 상황에 대입시키려고 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나아지기 위해 가장 적절한 길을 찾고 실천해야 합니다. 성육신입니다.

성육신은 자기를 비움으로 가능합니다. 자기를 비워 이루어지는 성육신은 과거의 예수님만 가능하였던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우리도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가능하며 이루어야 하는 사명입니다. 개인의 인격과 생활이라는 차원에서 성육신을 구현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교회와 지역, 사회와 국가의 차원에서도 성육신을 구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전 존재와 전 삶에서 구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삶의 첩경이 바로 성육신입니다.

성육신을 성경적으로 바르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성육신을 과거의 유산으로 묻어두지 말아야 합니다. 성육신을 구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결심과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여야 합니다. 하늘의 지혜에 의한 바른 통찰력과 성령의 권능으로 성육신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그 삶에 하늘의 생명으로 풍성함과 충만함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함이 있습니다. 때로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의를 위하여 핍박받음입니다. 핍박을 받더라도 여전히 하늘 생명의 풍성함과 충만함이 있으며 결국에는 천국을 소유하게 됩니다.

성육신의 놀라운 은혜를 바르게 이해하고 전 인격과 삶에서 성육신을 구현하며 하늘의 생명으로 풍성하고 충만하게 생활하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