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도 벌금이지만, 돈 10만원에 양심을 팔았다는 데서 오는 창피함이 더욱 그를 괴롭혔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가 깊이 생각하지 못하여 실수했습니다" 하고 자백하고 벌금을 내고 말았더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슬픔과 충격을 주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 여리고 맘씨 착한 촌로를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은 돈을 준 후보입니다.

남부끄러운 얘기고 또 누워서 침 뱉는 일 같아 괴로운 형편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기고 쉬쉬할 수준을 떠난 것 같습니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
"누가 돈을 받았다는 얘기는 무성한데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없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연회에서는 '선거꾼'들을 밀착감시하여 미처 돈을 쓸 수 없게 하였다고 합니다. 잘 한 일입니다.

경기연회 유권자 가운데서 돈을 받으신분 중 양심선언하실 분 없으십니까?
"돈을 받은 사람은 절대로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선거 때마다 돈 심부름하거나 돈을 받는 일에 만성이 된 사람은 절대로 입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신앙양심이 죽어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성직(감독)을 선택하면서 돈을 받고 찍습니까? 그런 사람이 예수를 믿는다구요?

저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시기를 말입니다. 얼떨결에 돈을 받았으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분 중 한 분이라도 자복하고 회개케 하시기를 말입니다. 평생 몇 백만원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마시고 훌훌 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영혼이 살고 믿음이 사는 길입니다.

감독선거 때마다 사람들의 양심을 마비시키는 돈! 이제는 끊어야 할 때가 아닙니까? "이왕 끝난거 그냥 넘어가고 다음부터 잘하자"....지난 20여년 동안 감독선거 끝날 때마다 들어왔던 말입니다. 감리교회 공동체 여러분! 정말 부끄러운 일 아닙니까?

일반 사회에서는 단 돈 10만원을 받아도 처벌을 받고, 돈을 준 후보는 당선무효가 되는 데, 더 맑고 깨끗해야 할 교회에서 돈으로 표를 사고 돈 받고 표를 팔고 양심을 팔고 예수님 가슴에 못박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돈을 준 후보는 당선에 성공하여 보라색 성의를 입고 거룩한 모습으로 다닙니다.돈을 받은 유권자는 다음 선거를 또 기다린답니다. 우리가 이 지경인데 세상에 대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혹 선거와 관련하여 돈을 받은 분들 중에 이 글을 읽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들지 않는 분이 계시다면 당신은 이미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돈을 받고도 지금까지 찜찜하다거나 속이 편치 않으신 분(이런 분은 아직 신앙양심이 다 죽지 않은 분입니다)은 과감히 밝혀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그것은 절대로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리교회가 맑아지는 일에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는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