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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2월 30일 (금) 00:00:00 [조회수 : 2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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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불기둥인 라합 십자가, 청량리 광장에는 화려한 트리, 뒷골목에는 이뿐 상자에서 배꼽을 자랑하는 마네킹들이 어두움을 밝히는 가운데, 새해(2006년) 개띠 해를 삼십분 앞두고 온갖 개들이 잘 차려 입은 주인과 함께 모여 웅성대고 있는 것이다.
“친애하는 청량리 주민여러분! 동네 방송국에서 새해 개띠 해를 보람차게 맞기 위해 개가 마차를 끌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를 주최하였습니다. 개는 최고 12마리까지 허락되고 수레의 크기와 승객 수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수레가 가볍고 승객이 적으면 빨리 달릴 수가 있겠죠. 해설자는 새로운 꽃 주애자양이며 아나운서는 내일의 참신한 종 김소망 입니다. 잠시 광고!”
[마음보고 돈 빌려주는 살몬신용금고! 전화만 주시면 즉시 현찰 들고 뛰어 갑니다.]
“광고치고 해설자가 직접 하는 별난 광고군요. 주해설자님, 오랜만에 야밤에 특별출연을 해 보니 기분이 어떠세요?”
-요새는 밤 10시만 되면 둥그런 별이 짜장면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꿈만 꾸는데, 제가 어찌 5년 동안 야밤에 노가다 일을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아무튼 통행금지가 없는 날이라 좋군요.
“자! 이제 출전한 선수들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저기 제일 많은 응원단을 거느린 순복호란 깃발이 보이네요. 그런데 마차가 안 보이네요.”
- 아나운서님, 말이 끄는 마차가 아니라 개가 끄는 개수레차입니다.
“죄송합니다. 해설자만 보면 자꾸 말이 생각이 나고, 작년에는 말(馬)군단 출신인 신라호가 우승을 했기 때문에 헷갈린 것 같군요.”
- 순복호는 부자동네 강남에서 백합호를 제치고 지역 우승을 하여 출전한 막강한 우승 후보입니다. 개는 토종 삽쌀개지라 힘이 약한 듯 하나 주인에게 잘 순종하므로 단결력이 좋습니다.
“그런데 개를 끄는 분은 나이가 드신 한 분인데 수레가 보이지 않네요. 아직 도착을 안 했나?”
- 아나운서는 신학생이라 하늘만 보고 사세요? 밑바닥도 잘 살펴야 교회가 부흥을 합니다.
“아! 지금 빙판길이라 넙적한 스키를 신었군요. 수레는 바꾸지 못하나 바퀴는 언제든지 교체가 되니 참 멋진 생각입니다. 그런데 스키복과 스키가 비쌀 터인데요?”
- 원체 부자라 돈 걱정도 없습니다. 간편한 복장이기에 속도는 있으나 길에 따라 바퀴를 교환할 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기 크고 위엄 있는 귀족같이 생긴 개들이 있는데 광성호란 깃발을 달았군요. 그런데 12마리 개는 한 줄에 묶여 있는데 수레는 두 대이군요.”
- 수레가 두 대인 것은 규칙에 위반되지 않으나 달리다 보면 한 대는 떨어질 것 같군요. 저 멋진 근육질의 개는 그레이드 댄인데 주인의 호위병으로 유명합니다. 어쩐지 폼만 잡다가 종착지에도 못 갈 것 같군요.
“중국에서 장사하러 온 동포들의 통곡호도 보이네요. 개는 검은색, 밤색 두 종류인데 사람의 괴로운 얼굴과 비슷하군요.”
- 잘 보셨어요. 중국어로 달린다는 뜻의 초우초우라는 개인데 검은 혓바닥을 가진 것이 특징인데 요새는 울어야 흰 혓바닥으로 변한다는 말이 돌아 문제를 일으키는 개나 상당히 의리나 인정이 많은 개입니다.
“통일호도 보이네요.”
- 아나운서님, 여기는 청량리역이지 서울역이 아닙니다. 아무리 동네 방송이지만 정신 좀 차려 주세요.
“해설자님! 기차가 아니라 수레차를 말합니다. 저기 요새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땡땡이 칼라를 한 개들이 모여 있네요.”
- 죄송합니다. 서울역보다 청량리역에서 굵은 뼈라 이해를 해 주세요. 요셉의 땡땡이 양 같은 무늬를 가진 개는 한국에서 귀한 달마티언인데 옛날에는 방랑하는 집시를 따라 개이나 한국을 기점으로 모여 통일을 할 모양입니다. 힘도 좋고 속도도 빠르며 인내력도 풍부하나 털이 거의 없기에 한국인에게는 문제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제 등록 마감시간이 다가옵니다. 해설자님이 광장에 모인 나머지 선수들을 총평 해 주십시오. 저는 잠깐.”
- 아름다운 흰 털을 가졌으나 얼굴은 이리나 여우처럼 날카롭게 생긴 광성호란 깃발을 단 개는 북극지방의 사모예드인데 흰 이리의 씨앗인지 여우의 씨앗인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리나 여우의 씨앗인지 출전자격이 정지됩니다. 에~ 우리의 국보인 어린 진돗개 7마리가 나라호란 깃발을 달고 나왔네요. 게다가 귀한 여대생이 이 추운 날 홀로 몬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진돗개가 어려 우정 출연이고 다음 대회는 꼭 우승을 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달리기 챔피언 그레이 하운드로 참석한 합동호, 얼굴은 불독과 같으나 몸 모양은 마스치프와 비슷한 프랑스 원산지인 불도우로 도전한 통합호, 전신이 부드러운 긴 털로 둘러싸인 목양견 올드 잉글리쉬 쉽 독을 내 세운 성결호….”
“교회 화장실에 다녀 오는데 경비 아저씨가 우편으로 도착한 마지막 접수증을 주네요.”
- 혹시 개처럼 골목에서 슬쩍 한 것은 아니죠?
“이 마지막 접수증 없었으면 개가 될뻔했네. 애자 누님도 화장실에서 복 받았으니 읽어 드리고 마칩시다.”
- 등록선수는 영이와 철수, 개는 여러 종류, 이름은 창녀 구원호.
“아니, 아담과 하와는 교회 안 지키고 왜 광장에 나와있죠? 그리고 우리 성도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 혹시 철수가 한철수 전도사님일지도 모르니 동네 개들이 모여 있는 저 곳으로 몰래 마이크를 갖다 댑시다.
“누님, 지금 도청 하실려구요?”
- 운동 경기 작전 타임에 마이크를 갖다 대는 것도 도청인감? 관중들의 당연한 알 권리이지. 동생 전도사, 골통신학에 빠지지 말고 니는 철수 전도사님보다 젊으니 더 보수개혁을 해야 한데이.
- (영이) 싸부님! 온 동네 사람들과 개들을 다 불러 놓고 와 인자 옵니까?
- (사부) 미안해요. 나 영이에게 지게 위에 목마를 탄 부자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끌고 다녔다는 그 리어커를 구하려고 뛰어 다녔어. 나함건물 옥상의 십자가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내년부터 취미를 바꾸어 전 의원 부부와 성경공부부터 하기로 했어.
- (철수) 처음 뵙습니다. 참 좋은 소식을 들어 기쁩니다. 약속대로 아담과 하와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 (사부) 고맙습니다. 신세를 진 김에 하나 더 부탁을 드리죠. 창녀 구원호의 출전선수는 철수 전도사님과 영이입니다.
- (영이) 전도사님 혼자면 충분해요.
- (사부) 무게는 가벼우나 날씨도 춥고, 남자와 여자가 붙어야 수레의 중심이 잡힌다는 새로운 학설이 나왔어.
- (영이) 그럼 우리 교회의 스타인 애자 자매가 어울려요.
- (사부) 애자씨는 지금 아나운서를 하고 요새 파출소 김순경과 데이트를 하기에 곤란해. 영이야, 내 마지막 부탁이니 부탁해요!
- (춘원) 아저씨! 밍키와 키퍼도 데리고 왔어요.
- (사부) 춘원아, 정말 고맙다. 지금부터 사부의 작전을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창녀 구원호를 이끌 12마리의 개 중에서 하와와 키퍼가 맨 선두에 서게 되며 시커먼스와 다순이가 두 번째 줄을 서며 3호, 4호, 5호는 도토리 섬에서 온 다순이 친구들, 시커먼스 애인들이 짝을 이루게 됩니다. 마지막 6호는 아담이 수레와 연결된 끈을 혼자 책임을 집니다.
- (강원) 그럼 11명의 선수들이 뛰네요.
- (춘원) 오빠는 무드가 없어. 밍키가 목에 긴 가죽 끈을 달고 키퍼 위에 앉아 “파이팅!”을 외치는 북 치는 일을 하며, 언덕 길을 오를 때는 뛰어내려 앞에서 “호이팅!”하며 유혹을 해야 되죠.
- (사부) 정답입니다. 이제 창녀 구원호는 30년을 달리면서 노퇴들은 다 은퇴를 하고 춘원 같은 새퇴들이 배꼽 없는 여자를 이끌어 나갈 것 입니다.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하루를 달려 갑시다.
* 큰 소리를 치고 <배꼽
없는 여자 designtimesp=19811> 예고편을 보내는데 솔직히 말해서 준비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와부터 막달라 마리아까지 현재의 감각으로 이끌어 볼 생각입니다.
2005년도의 창녀 구원론도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저에게 일용할 양식을 채워 주시듯 주님이 다 채워 주셨음을 경험했습니다. 저의 졸작을 읽어 주신 독자님들에게 한번 더 감사를 드립니다. 2006년 1월 4일에 첫 회를 선보이겠습니다. 많이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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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배
(222.121.2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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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
| 결과는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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