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추모하는 예배가 8월 9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기철

'정치인'·'대통령'·'노벨 평화상 수상자'·'민주주의자'. 고 김대중 대통령을 부르는 호칭들이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8월 9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인 사람들은 그를 '아름다운 인생을 산 하나님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날 추모 예배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고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추억했다.

김 대통령의 삶을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표현한 사람은 신경하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인 그는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은 김대중 대통령을 '생명과 재능을 다해 있는 힘껏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정치인은 많지만 아름다운 정치인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세상에 많은 영웅과 지사가 있었지만 아름다운 인생으로 추억하는 이는 흔치 않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을 지켰던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가 용서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김대중도서관장인 김성재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과 감옥에서 쓴 편지를 읽으면, 김 대통령이 진정한 신앙인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아들 김홍일 의원에게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하자. 용서하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고 편지했다. 그가 원수를 용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장될 위기에 처했을 때 만났던 예수 그리스도가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 재임 시절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햇볕정책 역시 예수의 용서가 밑바탕이었음을 강조했다.

설교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한 명씩 조용히 나와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 헌화했다.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장),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총무), 전병호 목사(NCCK 회장), 권오성 목사(NCCK 총무), 채수일 총장(한신대), 이선애 총무(한국기독청년협의회) 등이 함께했다.

▲ 추모 예배 참석자들은 한 사람씩 나와 고 김대중 대통령 영전에 헌화했다. ⓒ뉴스앤조이 이기철

참석 예정이었던 이희호 여사는 추모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이희호 여사가 건강도 좋지 않지만, 서거 1년을 맞아 마음이 저려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안내해, 참석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희호 여사는 대신 조화를 보냈다.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김현배 목사, CBS 이사장 이정익 목사, 대한기독교서회 이사장 박종화 목사 등을 비롯한 인사들도 조화를 보냈다.

한편, 이날 추모 예배 중에는 남성 중창단이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추모가로 불렀다. 사회를 본 김성복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협의회 상임의장)는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을 때, 집 앞에 찾아가 이 노래를 불렀다"며 추모가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쓰소서 //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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