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개최가 늦어지는 이유

기감 감독회장재선거가 끝난 이후 ‘28회 총회’개최를 두고 말이 많다. ‘28회 총회 없이 29회 총회로 바로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부터 해서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이 지위를 오래 누리기 위해 일부러 총회를 하지 않으려 한다’ ‘총회 할 마음이 없다’ 등등의 의심에 찬 소문이 흉흉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총회를 개최 할거냐 말거냐의 문제라기 보단 ‘대체 언제 하려는가’에 대한 관심이며 기다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설마 28회 총회를 건너 뛸까...

사실, 이 의구심의 출발은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의 발언에서 비롯되었다. 이 감독은 임시감독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총회개최 시기에 대하여 두 차례의 공식 발언을 했다. 먼저는 7월7일 장로회 전국연합회 부부영성수련회에 설교자로 참석하여 “7월 13일에 재선거 실시하고 곧 이어 제28회 총회를 열어 감독회장 취임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고 다음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13일 선거일이면 1주일에서 열흘 안에 (총회)해야 하지 않겠나”고 시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이 감독은 감독회장재선거가 마쳐지고 당선자도 냈을 뿐 아니라 연회감독선거일정에 이어 29차 총회일정도 발표된 마당에 정작 28차 총회개최시기를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감독에게 지지를 보내왔던 전감목개혁연대(경기연회) 조차도 총회일정을 조속히 밝혀주길 바라는 성명을 내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총회일정이 발표되지 않는 것은 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선거 직후(22일 어간) 이미 강흥복 당선자에게 8월 6일 혹은 8월 13일 총회개최 계획을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밝힘으로써 ‘총회개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약속된 날짜(작년 말)에 재선거 실시를 해내지 못했던 것이나 재선관위 구성에 몇 차례 실패하는 등의 일이 결과적으로 지위를 연장해 준 것으로 작용한 지난 일들을 들춰내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셈은 다른데 있는 거 아니냐’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이 겪어 온 ‘역사적 현장’을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온 몸으로 목격해 온 기자로서는 이 감독의 지난 행적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 더 많다. 투표중지가 선언된 충청연회투표현장 동영상을 제보받고도 기사화 하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 충격적이어서’라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그렇게 되게끔 해놓고 결과를 나무란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어쨌든, 재선거가 끝난 시점을 당선자 발표가 마쳐진 날(20일)로 보면 당초의 계획보다 2주간 정도 늦춰진 일시, 그러니까 선거 후 2-3주내 총회개최를 당선자에게 제안함으로써 총회개최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것이다.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은 “언제든 무엇이든 (당선자가)요청하면 해 준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왜 발표를 안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미 강흥복 당선자에게 날짜를 제안했으니 공은 강흥복 당선자에게 넘어간 것이라는 뜻인가?

어제 고 장광영 전 감독회장의 빈소를 찾은 강흥복 당선자는 “총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감하면서도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있음을 기자에게 피력하기도 하여 본부와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있음과 동시에 총회개최시기에 대한 조절이 상호간에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규학 임시감독회장, 강흥복 당선자, 그리고 본부관계자 등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총회개최시기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총회개최를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준비기간’이 의미하는 바가 포괄적이긴 하지만 인수인계와 총회행정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 지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사고연회로 인해 우편재투표를 하는 등 변수 발생도 총회개최 지연에 한 몫 하고 있다.

둘째, 선거 후유증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다. 감독회장 재선거 후 오히려 재선거 진영 내에서 먼저 선거무효소송제기설이 나도는 등 결과 승복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성공적 총회개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총회 전 ‘내부 다지기’부터 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총회개최시기 발표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 강흥복 목사도 “선거로 분산된 3후보간 세력을 아우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셋째, 지금이 시기적으로 휴가철이며 각 교회는 여름행사로 바쁠 때라서 총회 참여율 저조가 우려되기에 이 시기를 지나서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연회감독선거에 나선 후보자들과의 연대 문제나 평신도 단체들과의 협력 등에 대해 가시적인 ‘확신’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통합선관위구선제안 등으로 후보자나 투표권자들이 혼란해 있는 마당에 무엇이 합법인지, 그리고 정통성을 갖게 될지에 대해 연회감독후보자들과 명확한 소통을 이루어 낼 뿐만 아니라 평신도 단체 등 여론의 지지가 필수이기에 이들의 협력을 이끌어 낼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섯째, ‘총회를 위한 전제조건의 충족’을 들었다. 따지고 보면 앞에 열거한 것들이 모두 전제 조건이 된다. 축제분위기 속에서 개최되는 성공적인 총회를 위한 전제 조건들은 결국 총회측 보다 얼마나 많은 총대가 참석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총회를 위한 전제조건 - 성원

그러나 기자의 관심은 ‘어느 쪽 총회가 더 많이 총대들을 끌어 올 것인가’ 보다 ‘과연 총회 개최 성원에 어느쪽이 성공할까’에 있다. 장정 상 총회가 합법이 되려면 과반이 넘은 상태에서 개회가 되어야 할 것이고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개최될 두 총회 중 한 쪽은 필연적으로 총회 성원이 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과반의 참석은 무엇보다 중요한 총회 전제조건이 될뿐더러 상대측을 무력화 시킬 강력한 명분이 된다. 어쩌면 부적절한 ‘외적요인’이 개입되어 그날 양측의 총회참석인원을 합하면 총대 정원을 넘어가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의 고민도 아마 여기에 있으리라. 시급한 당면과제는 총회를 언제 열것인가 보다 과연 총회를 열었을 경우 성원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기에 어느 정도 ‘체크’가 될 때까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닐까 여겨진다.

이러한 예상은 한 평신도 단체장과의 통화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는 “총회를 한 없이 늦출 수 없다. 성원만 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총회를 열어 명실공히 감독회장을 세우는 등 정면돌파로 감리교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성원’을 총회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김국도 목사의 주요 측근이 자신들의 총회를 ‘본부가 정한 날짜와 같은 날’로 하겠다는 도발성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진 마당에 총회가 양 측의 세력대결 양상으로 치닫게 되는 사태로 전개 될 경우 과연 어느 쪽이 과반 이상의 총대들이 참석하는 성공적 총회로 만들것인가가 관전포인트가 되어 버렸다. 이 ‘게임’에서 총회측이 먼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총회측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 단체장도 이 부분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하는데 평신도들은 ‘외적 요인’만 없다면 거의 대부분의 평신도들이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이 소집하는 총회에 올 것이다. 유고자를 제외하면 730명 정도가 성원이 될텐데 지난 장로회 수련회가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1700여명이 참석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번 재선거에서도 그 난리를 겪으면서도 47%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은 상당수의 감리교 구성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줄 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평신도 단체들은 대의명분을 가지고 과반 참석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며 과반 이상 참석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덧붙이기를 “6.3총회 후 평신도들 간에 인식변화가 생겼는데 총회측에서 6.3총회를 행정 복원, 감리교 정상화 등으로 홍보해서 많은 평신도 들이 순수한 행정복원의 기대감으로 참석했으나 결국 특정인의 길을 열어 주는 것으로 작용한 것에 대해 ‘기만당했다’ ‘실망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만약 6.3총회를 안한 상태에서 본부측 재선거가 진행되었다면 투표율이 저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방해하는 저들의 행태가 문제다. 총대들도 옳고 그름의 판단 보다 ‘외적요인’에 의한 판단을 하게 될까봐 염려된다”며 한켠의 불안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총회 - 8월 19일 이내 개최 될 듯.

현재로서는 이규학 임시감독회장이 강흥복 당선자에게 제시했다는 8월 6일 혹은 13일 개최설이 유력해 보인다. 이 시기는 장정이 정한 ‘총회 30일전 선거’라는 규정(1021단 제10조)을 역으로 해석한 ‘선거 후 한달 내 총회개최’라는 명분을 충족하는 일시가 된다. 보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재선거 실시 일을 7월 13일로 해서 꼭 30일째가 되는 8월 12일, 혹은 당선자 발표가 있던 7월 20일을 기준으로 8월 19일이 마지노 선이 된다.

그렇다면 총회측은 7월 12일에 당선자 발표를 했으니 이날을 기준으로 30일 후면 8월 11일이 그나마 장정에 근접한 총회개최일이 됨으로 본부측과 같은 날 총회개최하겠다는 계획은 어려운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어쨌든 본부는 하루 속히 28회 총회날짜를 공고해야 한다. 때가 무르익길 바라는 것은 본부의 사정이고 감리교가 속히 정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교회의 사정이라면 누구의 사정이 더 중요한가를 헤아려야 한다. 이미 밥상은 다 차려졌지 않은가.

본부가 교회고 교회가 본부라고 항변하며 사정을 봐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나 시도도 없었다. 이런 판국에 떠도는 소문이 곧 민심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본부에 있다.


기독교타임즈 휴간 찬반투표

한편, 지난 22일 감리교유지재단 이사회 내 기독교타임즈처리전권위원회(이하 처리위원회)가 모여 기독교타임즈 처리 최종 결정을 두고 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리위원회 위원 7명중 6명이 참석하여 실시한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됐으며 이 투표용지는 봉인된 상태로 보관되다가 29일 오후 1시에 개표되어 그 결과가 유지재단이사회에 보고된다.

처리위원회는 기독교타임즈 ‘휴간’을 두고 찬반 투표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투표결과는 유지재단 이사회에서 보고절차를 밟은 후 그대로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재단 이사회는 지난 5월 25일 기독교타임즈 문제와 관련하여 ‘7인 전권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체의 결정권을 위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