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가 지나니
해님이 뜨겁습니다.
월드컵 열기도 뜨겁습니다.

이번 월드컵 뒤에
가장 오래 기억될 것은
그 작은 나발 소리일 것입니다.

나발은
우리 풍물패에서
태평소와 짝을 이루는 악기로서
늘씬한 모양새로 크고 시원한 소리를 내는 관악기입니다.

이렇게 잘생긴 우리 나발에 비해 월드컵의 작은 나발은
볼품도 없고 소리도 시시하지만
그 놈이 여럿 모이니
참 대단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작아도
볼품없어도
여럿이 함께라면
커다란 기운을 일으키는 법이죠.

민들레가족 여러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49회 민들레음악회 소식을 전합니다.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7시에
음악동인 '뜰'의
풍류마당이
양평 봉성리 성실교회 둥근마당에서 열립니다.

3개월 전, 46회 때 와서
가곡풍류의 멋을 한껏 보여주었던
바로 그 분들이 석 달 만에 다시 옵니다.

여럿이 함께 모일 때
큰 기운이 솟아나는 법입니다.
월드컵보다 더 신나고 평화로운 우리 음악의 향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어젯밤
북한, 북조선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조선말 쇄국정책처럼
빗장수비로 브라질과 힘겨루기를 하다가
너무 진이 빠졌는지
포르투칼 함대의 함포사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 배고픈 북한 인민들이 얼마나 더 힘들까? 7 대 빵이라니... "

문득
엉뚱하게도
마가복음 8장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일곱 개 빵으로 4천명을 먹이신 예수의 그 사랑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
한국 정부에, 한국 교회에,
바로 내 안에
그런 사랑이 있는지, 그런 의지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 6.25가 코앞입니다.
쇄국정책을 고수할 때가 아닙니다.
대포알이 아니라, 총알이 아니라, 축구공이 아니라
빵을, 떡을, 밥을 나눌 때입니다.
이건 적선(積善)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을 섬기는 일입니다.(마 25:31-46)

   주강생 2010년 6월 22일  봉성리 성실교회에서  민들레지킴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