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파업 관련 노조 징계에 대한 우리 입장

주요 공중파 방송사 사장 및 임원 교체, 미디어법 입법 강행, 광우병 촛불사태 이후의 포털 사이트 규제, PD수첩 표적수사 등 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는 쉴 새 없이 이어져 왔다. 언론의 독립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는 시민사회의 공공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피해로 이어진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정책에 대해 언론의 견제기능이 상실된 점과 각종 사안에 대한 편파보도로 우리는 언론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정부의 MBC 인사개입에 반대하여 4월 초부터 39일간 MBC 노조 총파업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6월 4일 MBC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MBC 노조원 41명에 대한 무더기 징계를 감행하였다. 불법파업과 파업관련 게시판 발언을 빌미로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PD수첩> 오행운 PD를 해임하고, 이어 MBC노조 상임 집행부 11명에 대한 정직처분과 다른 노조 집행부 7명을 감봉하는 징계 내용을 의결했다. 이 뿐 아니라, 파업 기간 중 노조를 지지한 임원 20명에게 구두경고를 의결했다. MBC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징계인 셈이다.

이미 MBC 노조는 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와 함께 MBC 김재철 사장이 친정부 성향의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하여 4월초 총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김재철 사장은 취임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사회 각계의 비난을 안고 출발했다. 이러한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해 문화방송의 보도 및 편성과 관련하여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조와 약속한 바 있었다. 또한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친정부 성향의 황희만, 윤혁 이사의 교체를 요구하던 터였다. 결국 노조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MBC의 공공성과 독립성에 적잖은 위기가 올 것이라 예상된다.

우리는 MBC 인사위원회의 노조원 징계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정당한 사유의 총파업에 대한 무리한 징계는 언론의 독립성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 더욱이 MBC 노조가 파업을 통해 사퇴를 요구했던 당사자인 황희만 부사장이 파업 참가자들의 징계를 논하는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인사위원회의 공정성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MBC 노조에 대한 징계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둘째, 이명박 정권은 KBS와 YTN에 이어 MBC 노조 탄압에 이르는 언론장악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 현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방송법은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 준수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시절 대통령 언론고문 출신 인사가 한국방송 사장 선임 9일 만에 중도 퇴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언론의 공정한 보도기능 상실에 따른 폐해는 지난 20여 년간 독재정권 시기에 신물 나게 경험했다. 그것은 건강한 시민사회 건설을 저해함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차제에 언론계 역시 시대의 나침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함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 시민사회와 연계하여 공정한 언로를 막는 외부 간섭 및 인사개입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2010년 6월 10일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