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동자, 노동자는 하나”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이주노동자 노동절대회


일시 : 2010. 5. 2. (일) 오후 2시
장소 :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주최 : 민주노총,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공동행동 


아래와 같이 5월 2일(일)에 ‘세계노동절 120주년, 이주노동자 노동절대회’가 열립니다.
한국에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여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노동자들의 경축일인 노동절을 맞아 이주노동자 역시 한국 사회의 당당한 노동자임을 확인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이 행사가 마련되었습니다. 

지속되는 경제위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의 처지가 날로 악화되고 현실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폐지되었던 외국인 지문날인이 부활·강화되고 임의적이고 불법적인 단속을 합법화하는 심각한 내용들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노동자들, 그리고 한국의 노동자들과 하나임을 확인하고 현재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옭죄어 오는 여러 현실을 드러내며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를 외치고자 합니다.

이번 행사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다채롭게 담아내기 위해 본 행사에서 여러 퍼포먼스가 준비됩니다. 또 행사장 주변에 이주 음식 부스, 사진전, 추방된 이주노동자 의류 벼룩시장 등의 여러 부스들이 설치되며 사전 행사로 참가한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자유 발언대가 마련됩니다.

- 세계노동절 12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이주노동자 선언 -
“우리는 노동자, 노동자는 하나”

세계 노동절 120주년을 맞아 세계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하나가 되어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보장을 위해 투쟁의 함성을 소리 높여 외치고자 한다.

“세계 노동자는 하나다.”

인류 역사의 가장 신성하고 고귀한 가치는 노동에 있다. 노동이야말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수반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는 자본주의에 의해 만연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 의해 노동자의 권리는 억압당하고 수탈당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에 편승하여 한국 내에 체류하는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박탈하고 생존권을 말살하는 정책을 고수하여 왔다.

한국 내 이주노동자는 단순한 노동력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철저하게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 한국의 단기순환정책인 고용허가제는 모든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기본적인 가족의 동반을 배제한 비인간인 제도를 지니고 있으며, 사업장이동의 권리를 사용주에게 둠으로써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사용주에게 종속시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최저임금제 내에서 숙박비를 공제함으로 경제적 사회비용을 이주노동자에게 전가시켜 이주노동자의 생존권마저 착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압적인 탄압과 추방정책으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유발시키고 있으며, 이주노동자의 노조설립을 철저하게 탄압함으로써 노동자의 단결권마저 억압하고 있다.

70만 이주노동자는 한국 정부의 반인권적 반노동권적인 작태가 가속화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강력한 경고와 규탄을 촉구한다.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그날 까지 모든 이주노동자는 대동단결과 연대를 통해 의연하게 투쟁해 나갈 것을 이를 천명하는 바이다. 또한, 세계 노동절을 맞아 국경을 초월하여 인종, 문화, 종교의 벽을 넘어 차별 없는 노동자로서 당당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선포하고자 한다.

-. 사업장 이동 제한과 구직기간 제한을 즉각 폐지하라.
강제노동과 노동권 제한의 빌미가 되는 사업장 이동 제한과 구직기간 제한을 즉각 폐지하라. 고용주에게 근로계약상의 모든 권한을 주는 고용허가제의 독소조항인 사업장 이동 제한과 구직기간 제한의 불평등한 노동계약을 폐지하라.

-. 이주노동자의 가족 결합권을 보장하라.
인간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행복의 기본단위인 가족의 결합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의 가족 동반을 보장하라.

-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라.
인종적 편견, 종교적 강요, 문화적 동화, 정치적 탄압 등에 대한 이주노동자의 차별적 요인들을 철폐하라.

-. 이주노동자 폭력적 단속, 추방 중단하라.
불법적으로 행해지고 폭력이 난무하는 단속과 추방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국제적 인권 기준에 따라 ‘비구금화 원칙’을 준수하라.

-.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하라.
단기순환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숙련 기능 인력인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적극 활용하라. 이를 위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

-. 반인권적 위법적 단속 정당화하는 출입국관리법 재개정하라.
단속의 불법적인 관행을 법문화하여 이를 정당화시키려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반대한다. 길거리의 불심검문·생체정보인 지문날인과 같은 반 인권적이고 위법적적인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즉각 삭제하고 재개정하라.

-.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과 자유왕래를 보장하라.
2001년 재외동포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위헌 판결이 내린 바 있고, 2004년 국회에서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재외동포법을 즉각 시행하고 동포들의 자유왕래를 보장하라.

-. 한국 정부는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즉각 비준하라.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 정부는 UN이 정한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즉각 비준하라.

위와 같이 세계 노동절 12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한국 내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호소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선언이 성취될 때까지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labor rights' ‘stop crackdown'
2010년 5월 2일
120주년 세계 노동절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