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에서 제일 큰 변화는 고정된 공간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공간을 스스로 찾아 가야 하는 능동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는데 어쩌면 우리의 교육이 너무 늦게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생은 수학문제를 받으면 풀기만 하면 되는 수동적 자세가 아니라 자신이 문제를 찾아 내어 스스로 풀어야 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1년의 교양학부는 재교육의 반복 같은 느낌은 있으나 결국에는 각 분야가 연관성을 갖게 되어있어 폭 넓은 학문을 추구하는 의미가 부여된 것 같았고 전공과목에 대한 시간 배당도 많이 주어 졌으며 학과별로 교수와 상급생과의 만남도 많았기에 거쳐온 12년간의 학교 생활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한국대학 문리대학 사학과에는 신입생 20명 중에 여자가 둘 뿐이나 다른 과에 비해 그래도 많은 여자의 비율이다. 동기생인 남자들은 여자들을 동료나 여동생 혹은 누나로 생각하였고, 여자들 역시 남자를 이성의 감정보다 정당하게 겨루어 보고싶은 심정으로 남녀공학을 선택했으나 책벌레들은 덜 책벌레인 금단(禁斷)의 성(城)에 있는 여자들을 좋아하는 것이 남자들의 솔직한 심정이기에 신혼(?)의 호기심은 잠시뿐이었다.

주임 교수님의 호출이다. 면접 시험 때 ‘역사학과를 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에 ‘우리의 역사를 통해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라는 당돌한 대답에 한참이나 영이를 쳐다보시던 자상하신 교수님이시다. 고서(古書)로 가득찬 주임 교수실은 고등학교 교장실과 고서점을 겸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나, 골동품 항아리 속에는 봄의 새댁인 개나리가 환하게 웃고 있었으며 야성의 진달래 무리도 약간 끼어 들어 심술을 부리는 듯 했다. 교수님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는 제자의 마음을 알고 계신 듯 바로 용건으로 들어 가신다.

“우리 학과의 졸업생이 나에게 가정교사를 추천 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에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자기 자신을 역사를 통해 알고 싶다는 영이 학생이 가장 적임자라 생각되어 의사를 타진해 보고자 불렀어. 역사란 과거의 선배들의 삶과 현재의 영이 그리고 미래의 후배들의 삶의 발자국이네. 조건은 좋은 편이나 대학의 같은 학과의 선배와 후배는 연대의식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네.”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하여 자신의 용돈은 자신이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아르바이트 가정교사를 생각하여 신문 광고대신 주임교수에게 부탁을 했던 것인데 섬세한 배려가 베풀어 진 것이었다. 교수님이 추천한 곳은 사학과 선배로써 아내와 사별한지 2년이 된 8살 난 딸과 11살 난 아들이 있는 2선의 국회의원 집이며 홀아비는 자식들을 위해 재혼을 안 하겠다고 고집 부리는 보수주의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었다.

한국대학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외 아르바이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사회의 과열된 입시열기로 수입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기에 과외가 아니라 본업으로 착각을 하는 대학생도 있었는데, 사회정의에 대한 데모를 하면서도 경제정의는 저 버리는 이중성의 젊은이들이 많았는데 만약 이들이 무보수로 야간학생을 가르치는 봉사를 한다면 사회는 훨씬 달라질 것이다.

학교 근처의 클래식만 고집하는 조용한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이미 교수님과 약속이 되어 있기에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 싶어서 약속 시간 10분 전에 커피숍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진한 원두커피의 향과 <솔베이지의 노래 >가 은은하게 영이를 맞이 하였다. 대화를 하기에 알맞은 구석진 자리를 물색하는데 가정교사 지망생을 표시하는 윗도리 주머니에 꽂은 하얀 손수건을 발견한 중년의 남성이 손을 들며 일어서기에 영이는 자석에 끌리듯 빠른 걸음으로 그의 테이블로 향했다.
“제가 먼저 나와 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후배님, 무슨 소리를, 대학 시절을 연상하면서 추억에 잠겨보려고 내가 일부러 일찍 나온 거예요. 부담 갖지 마세요.”
후배님이라는 존칭으로 영이의 긴장감을 사라지게 한 선배는 정장에 위엄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잠바 차림의 스포티한 복장이기에 영이는 일년 전에 단상에서 한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에 대한 기존 인식이 흔들릴 정도였다.
“국회의원님이라 제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솔직히 말해 국회의원과 자리를 하기는 오늘이 생전 처음입니다. 참, 저의 이름은 조영이라고 합니다.”
영어 회화를 배우는 학생이 실제로 외국인을 만나자 당황해 하며 뒤죽박죽의 언어를 구사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후배님, 저도 솔직히 말하면 가정교사를 면접해 보기는 오늘이 처음 이예요. 초보자들이니 앞으로 서로 솔직하게 의사 표현을 하도록 합시다. 참, 저는 전새원이라 합니다.”
솔직히 표현하는 영이에게 솔직함을 반복하는 전 의원의 태도는 선후배 사이라는 공감대가 큰 작용을 한 것 같았다. 일주일에 다섯번, 하루에 두 시간씩 아이들의 공부를 지도하는 조건이며 봉급도 고3을 가르치는 만큼이나 되었고 특히 자취 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인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전 의원이 직접 차를 몰고 안내한 집은 낡은 집에 익숙한 영이에게는 한 폭의 그림이며 꼬마성이었다. 차가 빗살 철대문 앞에 서기 전에 큰 대문이 천천히 한 쪽으로 열리더니 외국 종자인 듯한 엄청나게 큰 개가 꼬리를 흔들면서 딱 버티고 앉아 있었다. 이 녀석은 전 의원이 차 속에서 집안에서 제일 먼저 소개한 식구인데, 옥상에서 큰 골목을 주시하다가 식구들의 차나 가족이 오면 각기 사람에 따라 다른 짖음으로 표현하고는 대문으로 쏜살같이 오기에 식구들에게는 사실 초인종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녀석이 우리 후배에게는 어떤 짖음으로 식구들에게 알릴까? 굉장히 궁금한데….”

영이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송아지 새끼만한 개를 영화에서도 본적이 없었는데 만져봐야 한다는 말에는 겁이 났으나 시커먼스의 경험을 살려 손가방을 정원바닥에 내리고 용기를 내어 키퍼의 큰 얼굴을 보니 송아지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눈은 상당히 다정한 개였다. 전 의원의 충고대로 허리를 굽혀 키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턱을 문질러 주는데 갑자기 영이의 볼을 핥아 주기에 족보 있는 개는 인사가 다른 법인가 싶기도 하였다.

“괜찮아요, 키퍼도 여성이예요.”
여성이라 불렸기 다행이지 암놈이라고 했으면 영이의 남은 볼마저 붉어질 상황이었다. 잘 손질된 정원에는 초봄의 날씨를 즐기듯 많은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으며 작은 정원수들이 담을 따라 심어져 있었고 한 구석에는 어린 호박덩굴이 올라가는 시골적인 면도 지니고 있었다.
일층의 거실에는 키퍼의 신호로 아버지와 새 선생님이 옴을 미리 알고 아이들이 단정하게 차려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의 남자 아이는 아버지를 닮아 활동적이며 의지가 굳게 보였고, 노란 리본을 단 애완견을 안고 있는 여자 아이는 영이가 보기에도 아주 귀엽게 생긴 아이였다.

“조 영이라고 해요.”
“전 강원 입니다.”
“전 춘원, 2학년 3반 32번이예요. 이 애는 요크셔 테리어 집안의 밍키라고 해요.”
춘원은 안고 있던 개를 불쑥 영이 앞으로 내 민다. 개의 족보에 대해서는 개맹인 영이지만 반갑다는 표시로 양 무릎에 손을 받치고 허리를 많이 굽혀 밍키를 바라보는데 조그만 혀가 영이의 콧등을 살짝 스치기에 놀라서 손등으로 코를 문지르는 영이의 모습에 식구들이 웃어 댄다. 얼굴은 족보 있는 개들에게 개판이 되었지만 모두에게 웃음을 감돌게 하여 영이 자신도 기분이 흡족하였다.

사별한 전 의원의 아내가 강원을 낳자 처갓집에서 이 집으로 추천하여 보내준 분이라는 차 속의 소개처럼 이 집에서 거의 10년째 살림을 맡고 있다는 50세 정도의 아주머니는 예의 바른 분인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아이들을 학교에 다 보내고 전 의원이 집에 온 후에야 운전사와 퇴근을 하는데 아내의 죽음 이후로 외부 손님은 거의 밖에서 처리하고 집을 오직 가족들 만의 보금자리로 생각하는 전 의원이라는 사실을 아주머니가 살짝 귀띔을 해 주신다.

아이들을 따라 실내 층계로 2층으로 올라 간 영이는 많은 방들을 보고 놀랐는데 아마 지방에서 올라오는 손님을 위해 마련된 것 같았다. 강원과 춘원은 각 자의 방을 사용하였으며 특이하게도 춘원의 침대가 성인용이었는데 아빠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의 방에서 같이 잔다는 춘원의 설명에 머리를 끄덕이면서도 아버지의 곁에서 자 본적이 없는 영이는 부러움을 느꼈다.

매주 토요일에는 가족들이 야외나 외갓집을 방문을 하는데 오늘은 선생님을 만나는 날이라 특별히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놀기로 했다는 춘원의 수다에 걸맞게 3월 초의 햇살이 따뜻하게 마당에 앉은 가족들을 비쳐 주었고 아주머니가 만들어 갖고 나온 파전은 작은 조개들을 사이에 넣었기에 색다른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아주머니가 큰 냄비에 수북하게 담긴 갈비찜을 테이블에다 놓았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를 정도였는데 전 의원이 작은 접시에 담아 아이들과 영이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었다. 파전을 먹을 때에는 잘 보이지 않던 키퍼가 갈비찜이 나온 후에는 영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하며 테이블의 주위를 떠나지 않기에 영이는 키퍼가 너무나 애처롭게 보여 조그만 갈비찜 하나를 자신의 손바닥에 얹어서 주었다. 그런데 키퍼는 코를 벌렁거리며 눈만 갈비찜을 볼 뿐 반응이 없기에 손바닥을 바싹 코 앞에 갖다 대었으나 역시 반응이 없다.

“먹어.”
영이의 손바닥 위로 비바람이 스쳐가고 갈비찜도 사라지자 영이의 놀라 하는 모습에 식구들은 까르르 웃는다.
“우리 식구들의 허락이 없으면 절대로 먹지 않아요. 후배도 곧 식구라고 키퍼가 인정을 할 때에는 그 녀석을 먹인다고 땀깨나 흘릴 거야.”

“키퍼는 스위스 수녀원에서 키운 개인데, 추운 겨울날에 산 속에서 버나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다쳐서 눈보라 속에 갇혔어요. 키퍼 같은 개 두 마리가 지나가다가 다친 사람을 발견하고 한 마리는 수녀원으로 달려가고 한 마리는 눈을 치우고 사람 옆에 누워 몸을 따뜻하게 했지요. 구출한 사람의 이름을 따라 세인트 버나드 즉 성자 버나드라는 이름으로 유명해 진 개예요. 실제로 버나드는 시토수도회의 개혁을 주도한 것으로 교회사에 흔적을 남기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교회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영이에게 강원은 또박또박 설명을 하여 주는데 성자란 별명치고는 너무 잘 먹고 덩치가 크나 성자 같은 인자한 눈을 가지고는 있었다.
“아버지 차가 올 때 오늘은 키퍼가 어떤 소리를 내던?”
전 의원은 자신이 듣지 못했기에 궁금했던 소리를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다.
“원~, 원~, 원~”
“워~웅, 워~웅”
두 아이의 타잔 같은 울부짖음에 전 의원은 웃으며 처음 강원의 소리는 자신에 대한 표현이며 두 번째 춘원의 소리는 영이에 대한 키퍼의 소리인데 남자는 3번, 여자는 2번의 소리를 낸다는 설명을 하였다.
“자, 오늘 새 선생님을 맞는 기쁨으로 우리 가족이 키퍼의 소리를 합창으로 불러 봅시다.”

“워~웅, 워~웅”
목소리로 대신을 한 환영박수에 영이는 당연히 감사의 답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일어나서 고개를 약간 숙이고 미소로 대신을 하였다.
“키퍼는 미국에 있는 이모가 오빠에게 선물한 개인데 왜 밖에서 키우는 줄 아세요?”
이제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듯한 춘원의 순서이다.
“큰 개니까, 당연히 밖에서 키워야죠.”
“그렇지 않아요. 이유가 있죠.”
춘원과 강원은 갈비찜을 맛있게 먹고있는 아주머니를 곁눈질 한다.

“나는 과일이나 가져와야 되겠어.”
아주머니는 일어나 돌아서면서 두 아이에게 입을 쫑긋거리며 집쪽으로 향 하였다.
“오빠, 빨리 말하자. 내가 먼저 할께. 키퍼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미국에서 가방도 없이 예방주사 증명서와 족보책을 갖고 우리집에 왔는데 너무 귀여워서 나는 일년 된 밍키와 바꾸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점점 자라기 시작하더니 일년 후에는 밍키의 10배는 넘었어요. 어느날 저녁, 아주머니가 요 앞의 시장에 가면서 냉장고 문을 닫지 않고 갔나 봐요. 잠깐사이에 키퍼는 냉장고 안을 깨끗이 청소했지요. 아주머니가 돌아와 부엌에 전기를 켜려고 하는데 …..”

강원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미끄러지듯 마당의 잔디 위에 양 팔을 펴고 누워버리고는 양 손으로 잔디를 더듬고는 코에 갖다 댄다.
“오빠, 빨리 일어나.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려고 해. 아주머니는 키퍼가 찬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한 똥에 미끄러져 오빠처럼 누웠지요. 부엌바닥은 전부 설사 똥이었어요. 키퍼는 이층으로 도망을 쳤데~요.”
춘원이는 빠른 말로 설명을 하다 갑자기 멈춘다.
“우리들은 키퍼를 이층에서 찾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아주머니도 목욕탕에서 오래 찾으시다가 그날은 집에 늦게 가셨어요.”

강원은 선 채로 과일을 쟁반에 담아온 아주머니를 보면서 크게 이야기를 한다.
“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잠이 와 침대에 누워 자려고 하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예요. 내 코가 냄새를 따라가 보니 침대 밑에 키퍼가 숨어 있었죠. 침대와 바닥 사이는 15cm, 깊어야 20cm인데 용하게도 들어갔어요. 침대 밑은 키퍼가 새끼 때, 우리집에 온 첫날에 겁을 내어 하루 밤을 혼자서 지낸 곳이거든요. 그런데 키퍼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깡으로 꼬셔도 안 나와요. 나의 힘으로는 못 꺼내니 포기하고 잤어요. 아침에 이상한 냄새가 나서 눈을 떠 보니 키퍼가 발에 설사 똥이 잔뜩 묻은 채로 나를 껴 안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어요.”
강원은 그 때의 일이 아직도 신기한 듯 자신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쳐 보며 코를 막는다.

“오빠, 마지막은 내가 할께. 그날 오빠는 처음으로 지각을 했고 사고를 친 자는 빨래를 말리는 옥상으로 이사를 가면서 우리 집을 지키는 용감한 키퍼로 변신이 되었어요.”
사람끼리도 서로의 언어를 알아 듣지 못하면 편할 때가 있듯이 자신의 흉한 과거를 이야기 하는데도 아랑곳없이 키퍼는 테이블 아래에서 영이의 정강이를 툭툭 건드리며 빨리 갈비뼈나 밑으로 던지라는 신호를 보낸다. 개들은 이상하게 영이를 빠른 속도로 친구로 삼는 것 같았다.

오후 8시. 나함재단의 부이사장이며 나함빌딩의 관리소장인 전병춘은 오후 6시의 퇴근시간이 지났으나 오늘은 월말이라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자신의 때와 추억이 서린 장소를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 빌딩의 심장인 교회 본 당에는 철수전도사의 음성이 들린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묘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 > (롬11:33~36)

“젊은이들의 지적 올림픽인 세계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상자가 모든 사람들이 풀지를 못한 문제를 직접 푸는 과정을 보면 우리는 절로 감탄의 탄성이 나온다. 그러면 이 구절에서 신학의 기초를 마련한 사도 바울이 지금 무슨 일로 감탄의 탄성을 지르는 고백을 하고 있을까? 무슨 일인지를 밝혀라는 것이 오늘의 문제이다.”

<또 우리 주의 오래 참으심이 구원이 될 줄을 여기라 우리 사랑하는 형제 바울도 그 받은 지혜대로 너희에게 이같이 썼고 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 > (벧후3:15~16)

“가방 끈이 짧은 베드로가 가방 끈이 긴 바울에 대한 촌평대로 사도 바울의 서신서가 상당히 힘들다. 대부분 편지는 만나서 많은 대화를 한 사람들이 헤어져 있으면서 서로 문자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에 타인이 읽으면 잘 이해를 못한다. 그런데 로마서는 바울이 만난 적도 없는 믿음의 로마시민에게 보낸 편지임으로 잘 정리된 논문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며, 철학과 이성으로 잘 다듬어진 최고의 시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쉽게 말해 구석진 시골의 원조 청국장 할머니가 청국장을 먹고 있는 서울 시민에게 드리는 편지이다.

190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성경을 읽다 보면 번역과 번역을 거쳐서 우리에게 주어졌기에 중국 글인지 어느 시대와 어느 파의 국문법인지를 분별을 못할 지경이나 그래도 근본정신이 잘 전달된 것은 산수의 덕분이요, 하나님의 은혜이다. 힘든 서신서도 성경의 기초인 창세기부터 훈련을 받으면 충분히 이해를 할 수가 있다.

내가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수학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밥그릇의 숫자나 턱에 붙이고 아는 척 머리를 끄덕이지 마라. 헛배만 나올 뿐이다. 밥 한 숟가락부터 잘 씹어 소화를 시켜야 밥 한 그릇을 알차게 먹을 수가 있고 다음 밥 그릇에 도전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5분의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5시간의 노력을 한다. 즉 5시간은 300분이니 60배의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45분의 수학강의를 듣기 위해 얼마나 투자를 했는가? 답은 ‘빈손 들고 주님께 옵니다.’일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조차 복습을 할 시간이 없는 여러분에게 예습을 강요하는 나 자신이 미안하다. 그렇지만 라합학원은 빈손 들고 왔지만 문제를 푸는 것은 여러분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깨닫게 해 줄 것이다. 학교과정은 선생님들이 준 문제를 잘 풀면 우등생이고 교회과정은 목사님 말씀에 순종을 하면 우등생이지만,앞으로 세계 속의 한국임을 증명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여러분들은 자신이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이 풀어야 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조국을 세계의 우등국으로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형제들아 너희가 스스로 지혜 있다 함을 면키 위하여 이 비밀을 너희가 모르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 이 비밀은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 이스라엘의 더러는 완악하게 된 것이라 > (롬11:25)
“신약에서 사용하는 비밀이란 말은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계시를 통해서 그의 백성에게 알려진 하나님의 구속자적 활동의 오묘한 진리를 의미한다. 그럼 이 비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아무도 없나요? 솔직한 점은 좋으나 자신이 무지하다는 점은 인정을 하기 바란다. 이 비밀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리는 비극 속에서도 하나님은 영적인 남은 자를 두시어 회복한다는 하나님의 의에 대한 말씀인데 돌 감람나무와 참 감람나무의 접붙임을 통해 설명을 하신다. 내가 일부러 꺼꾸로 설명을 한 것은 여러분을 골탕을 먹이면서 알게 하려 한 것이다. 이제 5분이 되었으니 나누어 준 6문제를 풀도록…. 주어진 조건을 잘 살피고 공식을 적절히 적용을 하여 정답을 향해서 가라.”

철수와 5명의 청년들은 빨간 색연필을 들고 성전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200명의 학생들 속을 헤맨다. 5분 후에는 각 자의 눈높이를 지적 받아 각 선생을 따라 성전의 구석에서 그룹별 지도를 받을 것이다.
성전의 2층 모서리에서 이 광경을 지켜 보던 전병춘 관리소장은 이들과의 첫 사랑의 순간으로 돌아가 본다. 1932년도 태생인 관리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다음 해 전쟁으로 군대로 향했고, 휴전과 동시에 제대를 하여 집안의 농사일을 거들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야 하겠다는 포부로 청량리 역에서 낮에는 리어카에 먹을 음식을, 저녁에는 리어카에 안주거리를 싣고 포장마차를 한 것이다. 4년 만에 마쳐야 하는 대학을 6년에 걸쳐 마치고는, 낮에는 어릴 때의 꿈대로 복덕방을 열어 건물매매를 했으며 저녁에는 규모 있는 포장마차의 주인이었기에 밤낮으로 건달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었다.

1961년 5.16 혁명으로 모든 경기가 중단되었기에 복덕방은 휴점을 하고‘개똥’포장마차는 병규에게 맡기고 대구의 고향으로 간 것이다. 나이 30이라 집안에서 중신을 한 여자와 한번 선을 보고 결혼을 하고는 농사철이 시작되려는 3월 초에 임신한 아내를 꼬셔 다시 서울로 올라와 청량리 광장에 다시 복덕방 문을 열고 돈놀이를 겸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병춘의 예측대로 군인들이 정권을 잡자 경제가 꿈틀거리면서 부동산도 장단을 맞추기 시작을 하였다. 청량리의 복덕방이지만 서울 어디든지 노인들이 운영하는 복덕방과 연결을 하여 토지에 투자를 하려는 손님이 나타나면 병춘은 달려가 밝고 경쾌한 청사진을 보여 주었기에 매매가 쉽게 이루어 졌으며 복덕방 노인들에게는 후한 소개비를 주었기에 한창 신이 나 있었다.
6

5년, 인척인 양조장 할아버지의 특명으로 장 여사를 소개 받은 것이 병춘에게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었다. 그러나 이 날개가 힘의 날개가 아니라 신비한 날개임은 세월이 갈수록 느끼게 되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5년 동안 기운차게 고층아파트와 지방의 부동산을 주무르던 병규는 1970년 새로운 도전이며 사명인 나함빌딩의 건축을 한 달 앞두고 자신의 오른팔인 병규가 당구장에서 손님과 사소한 시비가 큰 싸움으로 번져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병규는 상대의 급소만을 때려 심한 상처도 없이 제압하는 싸움솜씨가 특출함은 병춘도 잘 알았지만, 상대가 흉기를 들면 이성을 잃고 싸우기에 2번이나 구치소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주먹이 오가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상대에게 싸움이 불리함을 느낀 청년은 당구장 주인아주머니가 수박을 자르던 식도를 들고 병규에게 덤빔으로 앞 이빨 8개 대가 주저앉고, 갈빗대 4대가 금이 갔으며, 칼을 쥔 오른 손목뼈는 두 동강이 났으며, 코뼈는 완전히 내려 앉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게다가 재수가 없으려니 청년의 아버지는 주임검사라 손발이 닳도록 빌어도 틈이 들어 가지 않았으며 합의금액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병춘은 병규를 위해서면 고층아파트 한 채 날린다는 마음을 먹고 합의를 하려고 했으나 병규는 몸으로 때우겠다며 경찰서로 향하면서 묘한 부탁을 한 것이다.
“큰 형님, ‘개똥’은 밟으면 재수가 없다고 손님들이 말하기에 재수가 좋은 ‘소똥’으로 포장마차 상호를 바꾸자고 제가 말씀을 드렸더니 ‘개똥’은 개의 똥이 아니라 여름 밤에 날아다니며 배 끝에서 개똥불 즉 반딧불을 내는 개똥벌레라는 뜻이다 하는 말씀에 저는 사람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큰 형님이 다음달부터 저를 가르치시려던 중학검정고시는 제가 감옥에서 꼭 마칠 터이니, 그 대신 큰 형님은 우리 구두닦이 애들 늦기 전에 검정고시를 볼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십시오. 부탁을 드립니다.”

개똥은 개똥벌레가 아니라 개똥 같은 나의 인생철학을 한잔 술을 마시면서 논하자는 뜻에서 지은 상호인데 차마 사실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반딧불을 붙인 것이 병규의 가슴에 작은 불빛을 준 것 같았다. 밤의 사나이들은 약속은 생명이기에 다음날부터 전 소장은 또 하나의 다른 직종을 맡게 된 것이다.

“관리소장님! 가격은 많이 후려쳤지만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을 저의 건설회사에 맡겨주시어 감사합니다. 저희들도 중앙선 종점의 광장을 새롭게 할 건축물에 이윤을 떠나 회사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부탁이 있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완공이 되면 이 건물을 지킬 새댁이 있는데 공사현장의 점심과 중참을 새댁에게 맡겨 주시고 가격도 후하게 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건물을 경비할 개가 필요한데 족보 있는 세퍼드 새끼를 한 마리 선물을 해 주세요. 제가 필요한 시기에 말씀을 드리지요. 지으신 건물이 잘 보전되는 것은 새댁과 개에 달려 있습니다.”
“예??”

건축주의 오른팔이 돈봉투나 질퍽한 술대접보다 현실적이며 참신한 요구를 알아차린 건축회사가 처음 한 일은 남은 터에 멋진 간이식당을 지었으며, 새댁이 구두닦이를 거느리고 있음을 알고는 광장의 대형건축물 간판아래 10명이 앉아 구두를 닦을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공사가 시작이 되면서부터 6명의 식구들이 점차로 불어남에 따라 이들을 가르칠 선생과 잠을 재울 방이 모자랐기에 우선 선생을 확보를 하기 위해 철수를 만났다.
“철수야, 내가 이상한 직책을 맡았는데 너가 좀 도와주어야 되겠어.”
“또 무슨 사고를 저질렀는데요?”

자신을 신학대학원에 보냈고 아르바이트로 건축설계를 맡겨 많은 돈을 벌게 해 주시더니 공사에 바뿐 아저씨가 또 무슨 일을 벌린 것 같았다.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추수할 것은 많되 일군은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 하시더라, 가르쳐야 할 학생들은 늘어나는데 선생이 없다.”
언제나 결론에 들어 가기 전에 성경구절을 인용하던 아저씨는 요즘은 긴 구절도 글자 하나 틀리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는데요?”
“검정고시인데 지금은 중학교 과정이나 점차로 고등학교 과정까지 가야 할 것 같아.”
“왜 가르치는데요?”
“동생과 약속도 했고 불우한 이들이 검정고시 졸업장이라도 있으면 사회생활이나 교회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전 소장은 철수에게 장병규와의 관계를 처음부터 소상히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저는 아저씨가 나함빌딩에 건축설계를 부탁을 할 때부터 많은 의문에 빠졌고 신비한 경험을 했습니다. 나함이란 이름, 사창가에 호화판 빌딩, 4개의 기둥을 주축으로 옥상의 대형 십자가, 400평의 알짜 땅을 행인들의 우산으로 삼아준 점, 넓은 복도, 7층 교회의 절반의 용도, 옥상의 복지시설 등은 저를 신비의 늪으로 빠지게 하더군요. 게다가 초년생의 설계가 채택될 수가 없기에 저는 이상적으로 설계를 했는데 저의 작품이 채택이 된 점도 신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건물주의 신앙인데 이 점은 제가 건축 설계도에 그릴 수가 없더군요. 허나 지금 아저씨의 이야기 속에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것이 이 건물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너는 앞으로 더 신비의 늪으로 갈 것이다.’라는 말을 참으며 철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병춘은 핵심이란 낱말이 무엇을 가르치는지 궁금하였다.

“빠져 있는 핵심이 무엇인가?”
"아마 이 건물은 십자가 군병들의 훈련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심장인 교회를 중심으로 열심히 장사를 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 미래의 주인공인 유아부터 대입반 학생들이 무료의 혜택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전문교육을 시키며 정부에서 못다한 사회복지는 세상의 사회복지단체에서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집입니다. 좁은 땅덩이에 많은 자리를 차지한 한국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가르치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빈축을 듣고, 지역사회의 봉사를 하다 보면 행함을 주장하는 일이라 타교회로부터 빈축을 삽니다. 그러나 교회는 수도원처럼 세상과 담을 쌓아서도 안되며 세상과 합하여 살아도 안됩니다. 교회가 세상과 공존하며 사는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이란 보이지 않는 담을 쌓는 것입니다. 50분의 공부에 5분이란 십일조를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데 투자하는 훈련을 받는 것이 십자가 군병들의 탄생입니다.”

전 소장은 얼마 후에 이 빌딩에서 벌어질 새 풍경을 훤히 알고 잇는 듯 하였으며 십일조를 바치는 십자가 군병이란 말에는 감탄을 할 뿐이다.
“맞아! 선생들을 교회에서 찾지를 않고 세상에서 찾았으니 일이 꼬일 수 밖엡. 나는 바쁘니 자네가 신학대학과 교회에서 선생님을 찾아 주게나. 고마우이.”
이날 이후로 철수는 일주일에 3번씩 사창가를 찾아가야 하는 새로운 십자가를 지게 된 것이다.

“소장님! 우리 여관 좀 처분해 주세요.”
청량리 광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큰 건물들이 많이 들어선 거리의 골목에서 여관을 하시는 아주머니가 대지 복덕방을 찾아온 것이다.
“제가 일년 전에 그 여관은 터가 센 곳이라 잡귀신 졸개들을 이기지 못하면 손해를 본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래서 소장님을 통해 시가의 절반에 샀고 큰 굿도 3번이나 했죠.”
“돈 좀 벌었나요?”
“잘 아시면서….”

방이 16개 정도 있는 2층 여관은 큰 길에서 골목을 통해 가야 하기에 은밀함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찾기에는 좋은 장소였으나, 3년 전부터 일 년에 주인이 해마다 바뀌는 것은 해마다 4~5번은 손님들이 죽어 나오기 때문인데 비관을 하여 약을 먹고 자살을 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나 복상사가 끼어 있기에 이상한 소문이 난 여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그 집은 여관을 할 사람은 없으니 하숙이나 칠 분을 구해봅시다. 가격은 얼마정도 생각하세요?”
“작년에 내가 산 값에 10% 빼 드리죠. 자고 나면 모든 것이 오르는 세상에 이 무슨 짓인지 모르겠어요.”

“매일 돈 받는 여관하고 한 달에 한 번 돈 받는 하숙집하고 가격이 달라야지요. 여관 허가증은 가져 가시고 30% 빼 드리면 일주일 안에 처분을 해 드리죠.”
병춘의 머리는 급하게 회전을 한다. 잡귀신도 양심이 있어 서민이 먹고 사는 곳은 떠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찾는 곳은 년놈들이 벌거벗고 은밀하게 노는 장소가 고기가 잘 잡힌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25% 빼 드릴 터이니 구전은 가격을 더 받아 소장님이 알아서 챙기세요. 믿고 갑니다.”

현재 30명, 대기자 15명. 한 달 후면 추위가 닥친다. 옥상에 조그만 가정집이 있으니 식당과 화장실 그리고 세면실을 달아내면 된다. 방이 16개니 한 방에 4명이면 60명. 주여! 우리 애들에게 잠자리와 공부를 할 공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그 집은 영원한 타인을 재울 집인데 시가의 25%에 구입하게 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아멘!

3일 후에 강단심의 이름으로 계약이 되었고 4일 후에 잔금을 준 후, 건설회사는 옥상의 수리를 번개처럼 해 주었고 닦새들은 방에 도매를 하여 은밀한 공간을 가정으로 되 돌리고 옥상에서 감사예배를 드리게 되는 기쁨이 있었다. 물론 약속대로 족보책을 가진 3개월 된 세퍼트 암놈이 잡귀신에게 겁을 주기 위해 선물로 들어 왔는데, 닦새들이 하와라는 이름을 지어진 것은 에덴동산의 참패를 명예 회복하라는 특명이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을 한 시인이 있었으나 5월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계절의 여왕이라 표현을 한다. 3월 중순부터 시작한 대학가의 젊은이들의 미팅은 5월에는 축제로 번져가고 있었다. 남자들 속에 끼인 여자는 학과미팅에는 성가신 존재지만 마음만은 즐거웠고, 콧대를 높게 세우는 금남(禁男)의 여자대학에는 두 여걸이 자유롭게 출입을 하여 성사를 시켜주는 중매쟁이가 되는 즐거움도 있었다.
특히 오희조는 고등학교 학생회장 출신답게 상당히 사교적이고 명랑한 마당발이라 다른 학과의 미팅도 주선해 주어 문리대 뚜쟁이라는 명칭답게 한시간 정도의 수업의 공백시간에는 영이를 데리고 학교 근처의 다방을 순회하며 신청한 대학의 학과대표와 면접을 하는 것이다.

희조는 우리는 꽃밭이 아니라 풀밭에 태어 났으니 뚜쟁이 노릇이나 하면서 추억을 남기자는 주장을 하는 미모의 왈가닥 여대생인데 서울토박이며 엘리트 집안의 맏딸이었다. 할아버지는 학자 가문, 할머니는 지주 가문 집안의 출신이며 아버지는 한국법과대학 학장이며 어머니는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였다. 두 분은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국비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하여 그 곳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희조가 6살 때 박사모자를 쓰고 조국으로 돌아 왔다고 한다. 집안 분위기나 희조의 사상도 자기 일은 자기가 책임을 진다는 미국식이나 한국은 백두산 호랑이가 아니라 백두산 갈색 곰이며 러시아의 백곰도 머지않아 체격은 작으나 참을성이 많고 지혜로운 갈색 곰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기염을 토하며 초미니 스커트로 늘씬한 다리를 뽐낼 줄 아는 맹렬 여성이었다.

우리의 노력으로 미팅이 주선이 되면 경품으로 배정된 영화관 표와 비싸기로 소문난 명동의 통기타 생맥주 집까지 안내되는 후한 대접을 받기에 희조 덕분으로 영이는 토요일에는 제일 바쁘고 즐거운 날로 변하기 시작을 했다. 다른 대학과의 사학과 공동미팅에는 남자들은 그 동안 다른 여대생 꽁무니만 따라다닌 것이 미안했던지 두 여걸을 앞 세웠는데 입학 초에 남자들의 숫자에 밀려 학과 대표가 되지 못했던 희조는 신입생들의 모임인 서울소재 대학들의 사학과 대표가 되면서 역사 속의 한국 여인들을 추적하겠다는 희조의 확실한 목표는 하나씩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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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의 하루는 시험을 치룬 수험생이 발표를 기다리는 초조함과 마감시간이 다가오는데 기사를 작성하지 못한 기자의 심정이다. 좋아하는 비디오도 개천에 팔뚝만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낚시질도 별 생각이 없다.
한국의 돌아가는 분위기나 인터넷의 개성도 모른체 예수님 속옷만 붙들고 돌진을 하였는데 조회가 앤조이 10, 투데이 90, 당당 30 정도의 고정 독자들이 생겨났다. 내가 인터넷에 소설을 올리는 것은 졸업을 하고 알바를 하는 입이 무거운 아들만이 알고 있다.

한국의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나 교회의 취향도 모른체 예수님의 속옷만 붙들고 돌진을 하였다. 기독소설은 기독출판사에서도 거절을 하는 쟝르이고 기독신문에서도 코도 내 밀지 못하는 부분임을 뒤늦게 알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다.
남은 눈이 쉬 피로를 느껴 한 눈이 시력을 잃으면 남은 눈으로 전가를 한다는 의학의 충고에 사도 바울처럼 기도를 해 본다. “이놈아! 너의 눈을 뜨이게 해 주면 너는 창녀만 쓸 놈이다. 그래도 구원이란 글자를 붙인 너가 신통해서 지켜 만 본다. 한눈 팔지 말라. 외눈이 한 눈을 팔면…??”

말을 약간 더듬는 외눈이 기도에 멍이 들었듯이 기도는 마누라의 은사지 나의 은사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말 한마디 없이 지켜 만 보는 독자들과의 신경전에서 당당에만 보내는 나 자신의 댓글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나의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