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124년 동안 민족복음화와 조국 근대화의 주도적 역할을 해 왔으며 민족적 인물들을 배출해왔다. 특히 감리회는 분열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슬기롭게 이를 극복하고 일치와 화합을 이루어 낸 자랑스러운 교단이다.

그러나 지난 1년 2개월 동안 우리 감리회는 감독회장선거로 깊은 상처를 입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우리 감독들은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이 시점에서 이를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여러분 앞에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하며 마음깊이 사죄를 드린다.

우리는 표류하는 감리회를 구하고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
때로 비난과 폄하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감독회마저 분열되는 아픔은 남기지 않으려 참고 기다리며 조심스런 행보를 거듭해 왔다.

더구나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선정된 후에는 소신과 의견은 달라도 빠른 시일 내에 감리회를 정상화시키고자 피차 노력해 왔다. 여러 해 결책들이 제시되고 이를 이루고자 했으나 총회를 소집하지 않고는 감리회 문제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에 지난 12월 17일 총회를 열기로 결의했으나 직무대행의 소극적인 태도로 공고조차 하지 못했고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법원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도 12월 31일이 되면 자동 소멸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감독들은 다시 한 번 책임을 통감하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긴박감에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천명하고자 한다.

1. 총회를 개최하여 행정을 복원시켜야 한다.

지난 1년 2개월간 감리회본부는 행정이 마비되어 있다. 총회실행부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고, 예산결산도 심의결의 없이 집행되고 있으며 이를 감시하는 감사위원도 조직조차 못하고 있다. 각국 위원장도 선정되지 못하여 정책입안이 전무한 상태다. 그 외 수많은 산적한 문제들이 또 다시 해를 넘기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단 시일 내에 총회가 개최되어야 한다.

2.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재선거가 실시되어야 한다.

법원이 직무대행을 세워 법적 권한을 부요한 주된 임무는 2009년 12월 31일까지 감독회장을 선출하라는 것이다. 이에 선거를 치르려면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장정유권해석위원회, 총회특별심사위원회, 총회특별재판위원회가 조직되어야 한다. 이 모든 조직은 총회가 열려야 가능하다. 총회실행부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위원회가 총회가 개최되지 못하여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 유독 선거관리위원회만 예외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무대행은 비에 반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한 선거, 법원의 허락을 받아 선거관리위원회를 가동한 선거를 시도했으나 해당기관의 거절과 허락을 받지 못했고 2차에 걸쳐 시도한 선관위 소집은 불법성이 지적되어 상처만 남기고 무산되었다. 합법성을 부여받지 못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리한 소집보다는 속히 총회를 개최하여 정상적인 선거관리위원회를 가동하여 선거를 치루는 길 만이 감리회를 정상화시키는 지름길이다.

3. 어느 누구도 총회 개최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총회 개최에 대하여 찬반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총회없이 감리회를 살릴 대안이 없다. 개혁의지를 표방하는 충정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총회를 개최하여 행정을 복원하고 개혁입법을 통해 감리회를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서 총회개최를 방해할 것이 우려되어 총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총회는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세우기 위한 회의가 아니다. 우리 감독들은 엄정중립에 서서 오직 감리회를 구하는 일에만 앞장서고자 한다. 아울러 본부 임직원들은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총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4. 감리회 모든 문제는 감리회 안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 감리회는 법과 제도에 있어 어느 교단보다도 앞서가는 교단임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감독회장 문제가 일반 법정으로 비화되면서 선교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음은 물론 157만 구성원 모두의 자존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다. 지난 1년간 인내심을 갖고 법정판결을 존중했으나 감리교단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모든 문제를 우리 교단의 법적기구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 다시는 법원에 의해 대표자가 선정되거나 고소인 한 두 사람에 의해 감리회가 좌지우지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교회문제는 교회안에서 해결되어야 마땅하다.

5.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12월 31일 이전까지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지난 5월 20일 법원으로부터 직무대행이 선정되었다. 선정 초기 직무대행은 자신의 주된 임무는 행정복원과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행정복원을 뒤로 미루며 선 재선거 후 총회만을 고집하며 감독들의 협력을 구했다. 이에 우리 감독들은 지난 7개월간 소신과 의견의 차이는 있었으나 교단 수습을 위해 직무대행을 도왔다.

그러나 직무대행이 시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한 선거나 법원의 허락을 받아 치루겠다는 재선거가 모두 무위에 그쳤고 총회없이 구성하려 했던 선거관리위원회도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직무대행이 주재한 감독회의에서 총회를 개최하여 행정을 복원하고 선거를 치르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어 12월 17일 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총회 개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고조차 하지 못하여 그 마저 무산되었다.

그리고 총회가 예정된 다음날 선거관리위원회를 재차 시도했으나 이 또한 무산되고 말았다. 더구나 직무대행은 뜻을 굽히지 않고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계속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감리회 문제는 해결되기는 커녕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직무대행은 법원이 정해준 기한 내에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이를 완수하지 못하면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과 지난 7개월간 지도력에 한계가 있음을 자인하고 직무대행의 자리에서 결연하게 퇴진해야 한다.

2009년 12월 21일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감독 임영훈
경 기 연회 감독 정판수
동 부 연회 감독 원종국
충 북 연회 감독 조문행
남 부 연회 감독 박영태
삼 남 연회 감독 정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