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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의 희망자연에 무담이 덜 가는 삶을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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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2월 17일 (토) 00:00:00 [조회수 : 2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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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유도의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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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의 희망
서울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역시 대기오염이다.
대기오염을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이다.
서울에서 와서 자리 잡은 곳은 삼각산(북한산) 남부능선이 잘 보이는 불광천변 북가좌동이다. 마을에 들어서면서 마음을 끌었던 것은 녹색주차마을이란 노면 표지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실제 담장을 헐고 주차장을 많이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늘어나는 자동차를 어떻게 감당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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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의 해변가 코스모스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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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얻은 집은 십 수 년 전에 지은 듯한 허름한 빌라다. 주변에 저택과 같은 제법 규모 있는 집들이 남아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4,5층짜리 빌라로 바뀌었다. 주변에 공사하는 대부분이 저택을 헐고 빌라를 신축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100여평이 되는 저택은 큰 마당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나무를 키우는 정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빌라로 바뀌는 과정에서 완벽한 건폐율로 나무 한 그루 살 수 없게 만들었다. 경제성과 효율성 때문에 선호하는 빌라는 생명의 터전인 녹지공간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빌라는 10가구가 산다. 하지만 주차공간은 억지로 만들면 네 곳이다. 물론 십 수 년 전에야 자동차가 많이 없어서 그렇다치고 이제 살만하니 모두 자동차를 갖게 되었는데 주차공간은 턱없이 모자란다. 눈치 빠른 놈이 먼저 주차하는 것인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주차 전쟁터가 된 샘이다. 손님이라도 오면 주차할 데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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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백무동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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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이다.
오래된 빌라서인지 여름이면 비가 샌다고 옥상에 방수공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 빌라는 그나마 십 수 년 전에 지은 것이라 주변에 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주차장 확보라는 명목으로 화단을 다 뜯어내면서 다 잘라냈고 뒤란에 모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내 키를 서너번은 넘을 정도의 제법 큰 나무다. 옥상 방수공사를 맡은 맨 아래층 아저씨는 나무를 베어야겠다고 통보한다. 나무를 베어야 할 이유를 물으니 벌레가 너무나 많이 끼어 아래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기오염이며 대기오염을 구할 수 있는 길은 나무에 있다는 내 말엔 아랑곳없이 여러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마지막 남은 그 한그루의 나무도 베어졌다. 가슴 저 밑에서부터 짙은 아픔이 밀려왔다.
가끔 홀로 나가 모가 나무 그루터기를 본다. 그 때 더 설득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 나무가 우리를 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이 나무가 서울을 맑히고 있다고 강하게 말했어야 하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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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의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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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도 남한땅만한 밀림이 벌목과 경제개발로 인해 사막으로 바뀌고 있다. 지구의 허파가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어쩐지 서울은 더 회색빛으로 바뀌고 대기오염은 더 짙어만 간다.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알 때 비로소 서울은 녹색마을이 될 것이다. 나무를 베어내고 만드는 주차공간이 어떻게 서울을 구할 수 있을까? 오히려 자동차를 버리고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는 길을 택하는 데서 서울의 희망은 찾아온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편리는 이미 우리의 희망을 다 삼켜버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다시 한 그루의 나무에서 희망을 본다.
집 주변과 교회 주변에 나무를 심자. 집안에도 화분을 가져다 놓자. 녹색공간을 많이 확보하자. 그 작은 것이 모여 서울을 녹색물결로 만들 것이다.
아프리카 케냐의 한 여성은 30년 동안 나무를 심었다. 그것으로 아프리카 밀림을 지켜내고 있다. 그것으로 200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희망은 그렇게 자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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