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이 땅의 정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해 온 우리 목회자들은 최근 야기된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언동에 대하여 큰 우려를 금치 못하며 문제의 당사자인 버시바우 대사에게 아래와 같이 권고하는 바이다.

우리는 러시아 대사를 지낸 귀하가 한국 대사로 부임한 것에 대하여 경륜과 중량감이 있는 외교관이 주한 미국 대사로 온 것으로 이해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한미관계에 이전보다 더 발전적인 기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지난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귀하가 북한 당국에 대하여 ‘범죄정권’이라는 거친 용어를 사용하고, 12일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열린 한미정책포럼에서 남북경협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며 이에 우리의 뜻을 권고하는 바이다.

이 땅에 사는 7천만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염원은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한민족이 평화롭고 단계적인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간 진행된 6자회담에 큰 기대를 걸어 왔으며, 지난 4차 6자회담이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한 데 대해 안도하며 다음 회담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귀하의 발언을 접하면서 우리는 과연 미국이 6자회담을 잘 성사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 미국대사는 서울과 워싱턴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아직 수교가 되어있지 않은 북한과 미국정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할 책무도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최근 귀하가 행한 일련의 발언은 한반도 평화에 커다란 장애를 가져올 뿐 아니라 한미관계 및 미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해를 발전시키는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한반도에서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고 6자회담을 파탄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한 미 대사 소환 요구’등의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개인 간에나 국가 사이에 어떤 협상을 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 정도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수차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북한 정권을 공격하고 폄하하는 온갖 행동은 자제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이 민족의 염원인 평화와 통일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귀하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크게 기여한 미국대사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래와 같이 권고하는 바이다.

1.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언행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2. 한민족의 뼈아픈 고통과 눈물을 이해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일해 주기 바란다.
3. 우리 사회 일부에 편향되지 않고 중립적이고 공평하게 업무를 수행하기를 바란다.
4.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한민족의 좋은 친구로 역사에 기록 되고, 귀하의 외교관 인생에서도 가장 보람 있고 성공적인 대사직을 수행하기를 바란다.

2005년 12월 15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