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윤희윤 기자의 기사입니다.

▲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해 단식 농성을 하는 최헌국 목사는 "자신의 소명은 목회"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윤희윤

87년 6월 그는 거리에 있었다. 시위에 가담해 연행도 됐다. 하지만 89년 거리를 떠났다. 교회를 개척했다. 목회를 통해 사회와 교회의 틈새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보수 신학을 버리지 않았다.

90년 침례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9년간 개척 목회를 통해 제법 안정된 교회를 일궜다. 성공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꿈이었던 농촌 공동체 목회를 시도하기도 했다. 다시 올라온 서울에서 7년간의 부목사 생활도 안정적이었다.

거리로 돌아오다

2009년 그는 다시 거리에 있다. 2008년 교회 개척을 준비하던 중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에서 여중생이 연행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여중생마저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연행하는 현실에서 교회 개척을 준비할 수 없었다. 그가 믿는 예수는 늘 약자들의 편에서 그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창립부터 함께했던 '예수살기'라는 단체를 통해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에 관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범시민 단체 조직인 광우병대책회의에서도 활동했다. 광우병대책회의 활동이 마무리될 무렵 용산 참사가 벌어졌다. 광우병대책회의 활동만 끝나면 예배당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목회하려 했던 생각을 다시 접어야 했다. 그리고 용산참사대책회의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운동가들과 함께하기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목사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었다. '개독교'라고 불리는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그를 비켜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제가 변호사인 줄 알았죠." 연행된 사람들을 너무 열심히 찾아갔기 때문이다. 우리 교인이라고, 목사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하며 연행된 사람을 도왔다. 그렇게 사람들을 돕자 사회운동가들은 그를 형이라 불렀다. 목사라는 호칭도 더는 비아냥대는 소리가 아니었다.

올 들어 두 번 연행됐다. 소환도 세 번이나 당했다. 그는 단지 목회자로 신앙의 양심을 따라 행동한 것일 뿐인데 경찰은 그가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 집회를 했다고 말했다. 그가 외치는 기도를 경찰은 구호라고 했다.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 노력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운동권이다', '진보다' 하는 딱지를 붙였다.

그는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한 단식 농성을 일주일 넘게 하고 있다. 단식 중이지만 자리를 깔고 눕거나 쉴 수 없다. 용산 문제를 알리는 거리 홍보도 해야 하고 촛불 예배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거리가 그의 목회지다. 그가 서 있는 거리에는 돌봐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이제 목회하고 싶다

그는 하나님과 성서의 가르침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교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국가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목회를 미루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돌아갈 곳은 목회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용산 문제가 해결되면 2년 동안 미뤄 두었던 예배당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다시 기회를 준다면 복지 공동체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예배당을 중심으로 모여 소외된 사람 없이 더불어 살며, 함께 책임져 주는 미국의 아미시 공동체 같은 교회를 계속 꿈꿉니다.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믿는 사람의 예수 살기를 보여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 매주 목요일 용산에서 열리는 촛불 예배에 가면 항상 최헌국 목사가 있다. ⓒ뉴스앤조이 윤희윤

	▲ 연행당한 최헌국 목사가 도봉경찰서로 면회 온 김성윤 목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윤희윤

 

	▲ 최헌국 목사는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해 12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윤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