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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수 - 잠잘 때 온 첫눈미운 짓만 골라 하는 나를 / 주님께옵서 아직 사랑하시나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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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2월 03일 (토) 00:00:00 [조회수 : 1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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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르고 잠에 빠졌어
눈이 오는 것도 모르고
첫눈 펑펑 내 꿈을
덮는 줄 모르고
세상이 조용하고
몸은 너무 고단하고
새털처럼 이불이 가벼워
내 잠이 너무 달콤했는지 몰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잠을 주신다고 하셨잖아
미운 짓만 골라 하는 나를
주님께옵서 아직 사랑하시나 봐
자다 덜 깬 졸린 눈으로
베란다 라면 봉지를 찾다가
뿌연 하늘 아래 아스라한 차지붕마다
온통 새하얀 걸 보고 알았지 뭐야, 세상에!
첫눈 좀 보라고
자기 눈도 쳐다보라고
문자 넣어 줄 사람 하나 없고
함께 눈을 밟아 보자는 친구도 없이
라면 끓는 동안 오징어 가죽 벗겨
머리 다리 떼어 좍좍 살 찢어 먹으며
라면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 말아 먹고
커피믹스 봉지 찢어 찐한 커피 한 잔 타 마셨다
이젠 태평양 너머 오랜 친구의
스팸 처리된 메일 찾아 읽어 보고
보고싶다는 긴 답장 구구절절 써 보내고
이 시 마치면 아내랑 눈 맞으러 밖에 나갈 거다
2005-12-03
화율쉬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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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칠
(195.72.238.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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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야 첫 눈이 왔나 보군요. |
사할린은 눈 속에 파 묻혀 있습니다. 8년 전에 사할린에 처음 온 아내가 눈보라 속에 중무장을 하고 새벽기도를 가자고 조르던 일이 생각납니다.
무조건 가야 한다며 길도 모르는 사람이 어둠 속의 눈보라를 헤치며 춤을 추듯 가더군요. 나는 뒤에서 마누라가 눈 속에 빠지면 구해줄 키퍼를 데리고 따라 갔습니다. 아내와 키퍼는 가 버렸지만 눈은 계속 오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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