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의 교회>

전혀 새롭지 않은 일들로 감동하는 전남,남양교회

                                             정제설(전남동지방 남양교회)

지난 해에 푸른언덕의 가족들에게 꼭 한번 선을 뵈었던 남양교회. 이제 다시 그 언덕을 넘어보려고 한다.

어느곳의 농촌을 가보아도 대부분의 농촌교회는 점점 어려워져가는 농촌에서 버텨내느라 힘겨운 모습을 보게된다. 남양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남 고흥군 남양면, 꼬막과 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벌교에서 바닷가를 접한 아스팔트 도로를 끼고 20여분, 약 17Km를 달려와서 다 시 비포장 신작로로 1.5Km 정도 들어오면 맞게되는 특별난 것 하나도 없는 논과 밭투성이의 한 마을을 보게된다.

이렇게 남양교회는 이 시대의 다른 농촌교회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하고 살아간다. 

지난 1980년에 개척한 남양교회는 전교인이 장년 8명, 중고등부 5명, 아동부 14명인데 이것도 올해에 한 분이 전도되고 공부방을 통하여 두명의 어린이가 추가된 숫자이다. 

올해의 이 통계는 정말 놀랍고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그러한가? 무엇이 왜 감동적이라는 것인가? 

바로 만 2년만에 새신자 한사람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새롭고 감동적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지난 주에는 이곳 남양에서 중학을 졸업하고 올해 순천의 미션스쿨에 들어간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예수 믿겠다고 제발로 걸어들어왔으니 이 또한 새롭고 감동적인 일이 아닌가. 

물론 이글을 지금 읽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전혀 새롭지도 감동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글을 쓰는 필자와 남양교회의 교우들은 아직도 감동을 느낀다. 

왜냐면 필자로서는 만2년만에 얻은 새신자이기 때문이고 교우들에게는 자신들도 할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교회 역사 13년동안 7명의 장년이 전부였겠는가? 

그나마 이 어려운 현실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열심으로 눈물로 씨를 뿌린 지난날의 5분의 선배 목사님들의 애씀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물론 여기에는 당연히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셨음이라고 믿고 고백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오랜만에 새신자가 생긴 것보다 더욱 새롭고‘찐’하게 감동적인 일이 새해에 생겨났다. 그리고 이일은 지금도 계속되어지고 있다. 또한 이일은 남양교회의 역사가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되어지리라고 믿는다. 하나님의 일에는 그 정한 때가 있음을 깨닫고 체험으로 기쁘게 고백한다.  

새벽기도!

이는 우리 남양교회의 당면과제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변변히 해오지를 못했다. 적어도 필자가 첫목회지로 이곳 남양에 발을 들여놓고의 지난 이년동안은 자신있게 못했음을 부끄럽게 고백한다. 

하지만 이년전 처음 남양에 와서는 얼마간 열심을 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비록 7명의 교인이었다고하지만 아무도 새벽기도회에 나와주지 않았다. 다만 알콜중독자 아들을 둔 가여운 늙은 할머니가 그 아들을 위해 간간히 홀로 찾아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할머니도 서울에서 술병으로 앓아누운 그 아들 병치레를 하기 위해 남양을 떠나있기에 그나마 새벽에 찾아와 기도할 이도 없어졌다. 

이년전 필자가 인천의 출신교회에서 전라도 남양땅으로 목회를 하기위해 떠난다고 하니 그곳의 할머니 권사님이 나에게 이런 충고를 들려주었다. 

“시골교회는 어렵다고 합디다. 하지만 교회의 부흥은 새벽기도에 달려있습니다. 전도사님, 어렵지만 열심으로 새벽기도에 힘써보세요. 반드시 하나님이 도우실겁니다.” 

필자는 처음에는 건성으로 ‘예’라고 대답하고 귀찮은 그 자리를 빠져나왔지만 남양에서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 권사님의 소리가 크게들려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열심으로 교우들을 권면도 하고, 한편으론 협박을 하기도 하며 을르고 뺨치며 별수단을 다 써보았다. 그러나 별 반응이 없었다. 힘만들지 별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포기를 하고 말았다. 아예 기대를 안하고 포기를 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이제 모든 것을 맡겼다. 우리의 주님께···

할렐루야! 

내가 포기될 때, 주님은 일하셨다. 

94년 1월 초순, 단잠을 자던 새벽에 삐그덕하는 문소리에 눈을 떴다.

“이 새벽에 무슨소리야? 누가 교회에 왔나?”

새벽의 그소리가 며칠간 계속들려졌다. 그래서 어느날 새벽 살그머니 교회에 올라가 보니 몇몇의 교우들이 찬송하며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때의 반가움과 부끄러움은 지금도 필자의 볼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주님, 감사합니다” 기도를 드렸다.

주일이 되어 관심이 ‘필요한 것들(광고시간)’ 시간에 필자가 살짝 물어보았다.

“성도님들, 요새 새벽에 왜 교회에 오십니까?” 

“기도하러오지요” 

“이 추운 겨울 새벽에 힘들게 뭐하러오세요”  

“그래도 오고자파요” 

“저는 이제 그동안 지쳐서 새벽기도 안할테니까, 여러분들이나 아무때나 오셔서 기도하세요. 제가 안나와도 괜찮지요?”  

“하무요, 전도사님이 안나오셔도 우리는 계속할랍니다 ”   

“오, 주님. 감사합니다······”

예닐곱명이 모이는 석달 째에 접어든 이 <새벽기도>. 이것이 우리의 두 번째 전혀 새롭지 않은 감동꺼리이다. 필자는 요즘 새벽기도를 알리기 위해 일어나야하는 타종시간이 기다려진다. 아니 바로 그 맛에 목회하고 있다. 아직도 종치기 위해서 일어나는 그 시간이 익숙치 않아 때론 귀찮기도 하고 슬그머니 빼먹기도 하지만 필자가 여기 남양에 있는 한 그 일은 계속 내 몫일것이다. 그 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푸른언덕   

  마지막 수업

                                                            이무호(백곡교회)

곡성에서 17번 도로를 따라 구례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압록이라는 곳이 나온다.

다리를 건너서 가던 방향으로 2Km 정도 더 가면 하한산장이 있다. 하한산장을 끼고 돌아 철길을 넘어 농로길을 따라 다시 4Km를 산 굽이굽이 돌면 조그마한 마을이 반가이 맞이한다. 마을 어귀에 학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담한(?) 압록국민학교 하한분교가 있다. 필자가 하한분교를 찾았을 때는 봄바람이 애꿋게 아가씨들 치마자락을 들어올려 총각들 가슴설레게 하는 이른 봄, 아니 봄 이라기 보다는 산기슭에 눈이 채 녹지 않은 늦겨울이라고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학교는 마치 잘 꾸며논 부자집 별장정도였다. 슬라브 단층 한칸 건물이 고작이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떠꺼머리 총각(?) 하나와 처녀(?), 전교생이다. 그리고 촌로의 선생님 한 분이 전부다.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부시시하니 새가 집을 지음직한 학생들, 쑥스러운지 배시시 웃으며 책을 펴 들고 들었다 놓았다 책상만 치고 있다. 선생님은 마치 시골의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에 차림이다. 이제 선생님과 학생들이 마주보고 공부 할 날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학생들은 다시 20여년전과 같이 압록국민학교로, 선생님은 기약없이 떠난단다. 봄 방학을 시작과 동시에 하한분교는 폐교가 된다. 왠지모를 서글픔에 운동장에 서보니 뛰어 노는 아이는 간데 없고 기념비와 이순신 장군상만이 덩그마하니 서 있다. 기념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압록 국민학교까지 6Km 떨어져 있으며 해발 750m의 봉두산 기슭에 자리잡은 산간 오지인 이 마을은 예로부터 웃한뱀이 또는 상한이라고 불려지고 있는데, 특히 교통이 불편하여 본교까지 통학하는데 여간 고생이 많았다. 이에 본교 교장 박규동님과 육성회장 김규동님께서 이 마을에 분교 설립의 필요성을 당시 교육장이신 오영대님께 건의한 결과 1971년 7월 17일 문교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게 되었다. 당시는 농로가 없고 산골짜기로 왕래한 터라 골자재 운반이 큰 문제가 되어 업자는 포기하고 말았다. 여기에 당시 교사 최학수님과 리장 김재택님을 비롯한 주민들은 실망한 나머지 오랜 숙원 사업을 놓쳐서는 않되겠다고 생각하여 노력 동원에 나섰다. 노동력이 있는 사람 60여명이 이고지고 운반하기를 70여일, 머리가 터지고 어깨가 벗어졌다. 일에지친 나머지 불평하는 사람이 늘어 갔으나 결코 노력은 헛되지 않아 1973년 3월 13일 첫 입학생 14명과 더불어 개교하게 되니 온 주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배움의 전당이 천개터에 자리를 잡자 주민들은 활기를 갖게 되었고, 보다 잘 살아 보자는 계기가 되어서 이 뜻을 오래 기리고자 본 기념비를 세운다. 1980년 3월 13일 주민일동”

그 날의 감격은 어디로 갔나. 세월의 무상함 속에서 묻혀 버리고, 잘 살아 보자는 활기는 14년의 세월 속에 퇴색해 버렸다. 머리를 터진 사람은 지금은 어디메서 고향을 그릴 것이며, 어깨가 벗어진 사람은 한숨은 쉬고 있을까?. 14명의 입학생들은 지금도 어느 역사 현장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의 후배를 잃어 버리고 모교 이야기를 어디메서 털어 놓을 것이다. 비단 하한분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봄기운이 서서히 감도는 봄을 맞이하면서우리의 고향의 봄은 언제쯤 올 것인가?. 우리 주위에는 고향을, 후배들을 잊어버린 선배들이 한 둘이겠는가?. 20년전의 환희는 변하는 세월에 맞서 몸부림치다가 쓰러져 갈 것이고, 아이들이 뛰어 놀던 저 운동장에는 이제 여치랑, 메뚜기랑, 이름모를 곤충들까지 모여서 자신들의 추억을 만들어 가리라. 그리고 외로운 이순신 장군상의 친구가 되리라 생각하며 쓸쓸한 하한분교를 뒤로하고 귀로에 오른다.

                    푸른언덕

미국 매릴랜드 "형제 선교회"가 탄생되기까지

                                   장이순(순천제일교회)

지금도 뚜렷이 기억되는 그날!

하나님의 부르심은 6살때이었다. 외할머니댁에 심부름을 가고 있는데 천막교회에서 들려오는 찬송가 소리는 어린 소녀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소리를 따라 들어가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이었다. 그 날 이후로 교회학교를 다니며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마음판에 새기며 신앙의 밭을 일구어 갔다.

8남매 10식구의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소녀의 여러 작은 바램들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하나님께서는 분명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신다는 약속을 믿고 새 이름을 주신다면 나는 ‘드보라가 될거야’ 하며 신앙의 꿈을 키워갔다.

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과외가 성행하던 시절 감히 과외는 생각도 못해보고 그 시간에 소녀는 기도문을 작성하고 찬송을 배우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때 교회학교에 6학년 아이는 오직 혼자였다. 하도 기특하다고 시킨 대중기도의 첫성은 “하나님 아버지!··· 우물쭈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까르르··· 깔깔깔···이었다.

그해 그 교회학교에서 중학교 합격자는 이 소녀 혼자라는 기적으로 하나님은 참으로 넉넉하게 보상해 주셨다.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바램에 1년여의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집에 있는 시간보다 교회 일이라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나가고 안경다리 부근에 달걀귀신이 나온다는 시절에 새벽기도회를 다니고 부활절 연합예배에 시간전에 나간다고 새벽 2시30분을 잠결에 4시10분으로 알고 깜짝놀라 성대시장에서 숭실대학까지 새벽 찬바람을 가르며 달려나가던 소녀에게 핍박의 시절이 찾아왔다.

완전히 딸하나 버렸다고 단단히 금족령을 내린것이었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안 들으니까 생년월일을 점쟁이 한테 대고 물어보니 왈 “그 아이는 그냥 내버려두고 건드리지 말라”는 정말 아이러니한 역사로 금족령이 풀렸다.

그래서 이 소녀는 남들처럼 성장하고 숱한 많은 시련속에서 괜찮은 처녀로 자라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무일푼 노총각 신학생의 아내가 된다. 배가 너무 고파 김치죽으로 끼니를 대신하며 임신한 몸에 너무도 먹고 싶던 사과 한 개! 20원짜리 ‘자야’과자 조차도 제대로 못먹어 보던 결혼 초!

그 많은 사연들을 어찌 다 기록할 수 있으랴······. 그때까지도 부모와 형제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도 도움도 받지 못할 바에는 부모형제들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어디든지 하나님이 가라는 곳에,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곳에 있겠다는 생각으로 참으로 어려운 목회의 길을 나선다. 그리고는 어머니와 형제들은 모두 미국으로 훌쩍 이민을 가고 오직 외롭게 혼자 나홀로 이땅에 남았다.

그런데 먼 이국 땅에서 가족들이 하나 하나 예수를 영접하고 순간순간 말할 수 없는 기적과 역사를 이루며 신앙이 깊어만 간다. 그들 가족들은 이제 점점 신앙이 깊어지면서  그 딸, 그 동생 그 언니가 왜 그렇게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으며 그 어려운 길을 가게 됐나를 가슴절이게 깨달으며 이제는 미국 매릴랜드에서 ｢형제선고회｣를 조직하여 하나님의 사업에 구체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이다.

어려운 농촌 교역자를 돕고, 필리핀 선교회에, 장학사업에, 기도와 물질을 투자하며 큰일을 이제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형제 아닌 다른 여러 이웃들까지 그 선교회에 동참하겠다고 뜻을 밝힌답니다.

또 하나 큰 욕심과 바램이 있다.

아버지 역할을 다하지도 못한다고

짜증을내며 불효했던 나의 아버지!

마지막 암으로 돌아가시며

끝까지 딸을 기다리며

운명하지 않으시다가

ꡔ저 높은 곳을 향하여ꡕ를 들으시며

회개의 눈물을 끝없이 흘리시며

운명하신 그 아버지를 위해

우리 8남매가 기념교회를 지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너무도 위대하신 하나님의 능력이여! 너무도 감사하신 하나님의 그 은혜여! 영광과 찬양을 주님께 돌립니다.아멘!푸른언덕                

정강우 著 ｢무당｣을 읽고

                                          김미영(벌교원동교회)

이 책을 쓴 정강우는 진짜 무당이란다.

그래서 더욱 호감을 갖고 읽어 보았다.

일제 치하에서 사는 우리 민족의 삶과 일본의 한민족 말살정책중에서도 무속을 미신으로 치부해 버리는 그래서 우리의 것을 잃어 버리는 과정을 그려 놓았다.

부모를 잃은 순녀의 일생을 통해서 민족의 한과 개인의 한을 풀어 놓았다. 순녀의 아버지는 독립자금을 대 주는 일을 하였다. 그 일로 순사들이 들이닥치고 집안은 쑥밭이 되므로 순녀와 동생 귀동이는 각기 다른 길로 헤어진다. 순녀는 곰보 무당의 신딸로 귀동이는 목사님의 양아들로 그래서 둘의 삶은 바뀐다. 순녀는 곰보당골과 용신딸, 동철과 함께 살면서 신어머니인 곰보당골의 모든 것을 배우고 익히면서 무당의 길을 걷게 된다.

좋은 것은 다 일본으로 가져갔던 먹고 살기도 어려운 시절에 무당은 더 더욱 살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들의 곁에는 숯을 굽는 박영감과 삐죽새, 꺽새, 왕치들이 그들의 삶을 도와주면서 서로 어우러지며 살아간다.

딸을 빼앗기지 않으려 이리저리 애쓰던 무당 용천댁은 정신대로 끌려가 버린 딸로 인해 급기야 정신까지 잃어 곰보당골 집에서 한많은 한 평생을 산다.

가뭄으로 인해 인심은 더더욱 흉흉해지는데 일본여인과 함께사는 삐죽새가 서장을 잘 구스려 무제를 지내려 공작한다. 곰보당골네 모든식구와 사람들은 정성을 드려 무제를 지내 비가 내린다. 그 무제를 지냄으로 인하여 곰보당골은 신형사에게 잡혀가 옥고를 치르다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된다. 순녀에 의해 맥은 이어가고 동철과 순녀는 결혼을 한다.

해방은 됐지만 어수선한 시절을 살면서 6.25는 터지고 동족과 동족이 서로 총을 겨누며 싸운다. 전쟁으로 인해 오매불망 그리던 동생 귀동이를 산지당에서 만난다. 동철은 처남 귀동이와의 만남을 반가워하며 좌익이 뭔지도 모르면서 닭한마리를 구해 처남을 먹이려고 좌익에 손도장을 찍고, 북에서 온 순녀의 외삼촌으로 인해 전쟁이 끝날무렵 잠깐 심부름 다녀온다며 나간후 소식이 두절 되었다. 새 시대가 다가오면서 미신이 되버린 굿은 점점 사라지고 그 맥을 잇기위해 순녀는 신딸이었던 숙자가 맡기고간 길동이를 데리고 고향인 무녀도로 떠나간다.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 됐다.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옛말도 있듯이 없이살고 못배운 사람은 이래도 당하고 저래도 당하는 이 세상살이가 역겨웠다. 순진하고 인정넘치는 민중들이 힘없고 빽없어서 늘 당하고만 살아왔다.

용신딸은 사상때문에 죽은 남편을 가슴에 묻고 순녀는 잠깐 갔다오마 해어진 남편과 동생 귀동이를 그리면서 용천댁은 정신대로 끌려간 딸을 기다리면서 한평생을 한이 맺혀 살아왔다. 입버릇처럼 내뱉던 “이 웬수녀려 시상”이 다 그들의 가슴에 한을 서리게 했던 것이다.  일본에 붙어서 순사질하면서 백성을 괴롭혔던 신형사는 해방이 되어서도 다시 경찰서의 소장이 되는 이 시대의 모순을 잘 그려 주고 있다.

미신으로 치부되어 버린 굿이 우리 문화의 유산으로 보존되기를 바라면서 예전의 굿은 개개인의 복을 빌어주기 보다는 동네의 액을 없애준다든지, 혹은 무제를 지낸다든지, 씻김굿을 한다든지 하면서 민중의 삶에 속속들이 배어 있었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우리의 것들을 없애지 말고 끌어 안았다면 하나님의 섭리 또한 더 크게 부각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바램이 있다.

좌익이 뭔지 우익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저 다같이 잘 살게 해 준다는 그 말 때문에 좌익에도 붙었다 우익에도 붙었다 했던 우리의 삶이 반쪽으로 잘리워진 나라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보며 새삼 남북이 통일이되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본다.푸른언덕

  특집 편집후기 

<이번 특집은 광주, 전남지방에서 남영숙, 이필완, 장석재 님께서 기획, 편집하여 주셨습니다.>

우리네들의 삶엔 문제도 많다.

분단된지 49년, 통일의 길은 아직도 얼마나 먼가? 너나 나나 잘 알지도 못하는 UR은 얼마나 이네들의 가슴을 후벼 팔 것인가? 목포물 급수 중단의 소식을 들으면서 한 번 망가진 환경은 어떻게 과연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다.

요즘엔 불교사태를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고 예삿일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한다. 지난 3월 15일, 대구제일교회에서 모였던 삼남연회장 로비에서는 몇몇 교역자들이 앞장서 감리교 감독선출 공명선거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면서 서명을 받았다.

｢감독선거 깨끗하게 합시다!｣

｢우리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고 공명선거 합시다!｣ 

서명을 한 이는 교역자, 평신도들 합해 218명 이란다.

애초 기독교세계 1월호에 감신60년도 입학동문의 명의로 게제된 ｢감리교회를 위한 외침｣을 읽고 감리교회가 진정 새로워져야 한다는 뜻에 마음을 같이하는 마산지역과 전남지역의 몇몇 목사들이 여러 모로 애써 수고를 한 것이다.

서명에 참여한 이나 비록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아마 모두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우선 종교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서지 않겠느냐는 마음이다. 온통 나라가 개혁이니 하면서 북새통을 떠는데 우린 얼마나 굳어진 가슴으로 서 있는 걸까?

모처럼 호남의 독자들이 푸른언덕의 특집을 편집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으나 어차피 말나눔을 지향하는 푸른언덕이기에 독자들에게 외쳐봅니다. 우리부터

｢감독선거 깨끗하게 합시다!｣

｢우리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고 공명선거 합시다!｣        

                                            편집위원: 남영숙, 이필완,  장석재 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