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경(순천제일교회 목사)

우리 민족은 恨이 많다고 합니다. 

恨은 마음에 있는 서러움을 토로하지 못하여 속에 응어리져 있는 것이라 봅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 앓고 있는 일들이 모두에게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호남이 안고 있는 한은 민족사에서 면면히 흘러왔기에 민족사의 관점에서 한을 찾아보고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호남의 한의 근원적인 요인은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당한 치유는 역사에 대한 올바른 기술과 지역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는 일입니다.

신앙적인 치유라고 해서 무조건 덮어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의로우신 하나님을 믿기에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역사를 보며 우리 자신을 살펴봄으로써,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와 지역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버리게 되며 이로서 올바른 치유가 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기록은 지금 역사학자들에 의해서 어느 정도 마무리 지어져서 새 교과서로 채택된다고 하므로 여기서는 호남과 연관된 요지만 말하려고 합니다.

호남은 삼국시대 백제의 땅이었습니다. 삼국시대에 고구려가 대륙적인 기질을 가지고 만주를 차지하는 진취적요 남성적인 성격을 가졌다면 백제는 반도적인 기질로서 온화하하고 자상하여 여성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꽃피웠기에 신라와 일본에 문화를 전하여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호남은 예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국사기를 신라인인 김부식이 기록하므로써 신라를 미화하고 고구려나 백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역사는 신라가 통일하므로서 잘못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진취적이고 대륙적인 고구려의 기상이나 온화하고 예술적인 백제의 기상은 점점 사라지고, 현실주의, 사대주의, 파벌주의적인 신라인의 기질만이 득세하게 됩니다.

신라인 기질의 특징은 삼국을 통일하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신라의 통일은 통일이 아니라 고구려의 영토를 대부분 다 잃어버리고 반도안에 움추리는 통일이었습니다.

통일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신라의 영토는 배나 넓어졌겠지만 민족의 영토를 절반이나 잃어버리는 통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였다는 역사관은 잘못된 것입니다.

신라는 외세를 끌어들여서 동족을 침노한 반민족적인 행동을 한 것입니다.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외세를 끌어들여 동족을 멸해도 좋다는 사고방식이 결국은 민족의 주류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관에서 김유신과 김춘추는 역사적 인물로 평가됩니다만 사실 김춘추나 김유신은 외세를 끌어들여서 동족을 해친 파렴치한 민족의 반역자 입니다.

이때부터 애국자와 반역자에 대한 구분이 애매해지게 되며 자주 반역자가 애국자로 행세하게 됩니다.

신라인의 기질이 역사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칭찬받는 사회에서는 자연히 성공주의, 출세주의, 기회주의가 판치게 되니, 예술을 사랑하고 의와 아름다움 평화를 추구하는 백제인은 자연히 역사의 무대에서 뒷전으로 물러나 자연과 벗하며 恨을 속으로 담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한은 진리와 정의로운 사회가 되지 않고는 풀 수가 없습니다.

해방후 여수와 순천에서 일어났던 일도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이 되었으니 당연히 올바른 민족의 질서가 세워져서 그 동안의 한을 풀수 있다는 기대가 한꺼번에 무너졌기에 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식민 아래에서 일제와 함께 민족을 괴롭힌 자는 해방후에 당연히 징벌을 받아야 하는데, 징벌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지위가 더 높아져서 동족을 괴롭히는 관료의 자리에 앉은 기막힌 현실에 대해서 울분을 터뜨린 것입니다 

80년 광주에서 일어난 일도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는 새 정부가 들어섰다면 정의로운 새 시대가 열려야 한다는 염원의 발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남인의 한은 정의로운 질서가 이루어짐으로써 풀리게 될 것입니다.

정의로운 질서는 물론 하나님의 질서이지만 그 이전에 불의한 사람들이 벌을 받고,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며 의로운 사람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대접을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를 열 수 있는 최선의 인물이 이 분이 아니겠냐고 기대를 하며 선거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것입니다. 이를 오해하여 호남인을 욕하는 사람들이 있음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정의로운 질서를 사모함은 그동안 불의한 질서안에서 수많은 고통을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의로운 질서인 하나님의 통치를 바라는 기독교인의 마음과 같이 호남인들은 의로운 질서를 사모하고 있음을 푸른언뎍 식구들이라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역사적인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호남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은 정치인들이 호남인을 매도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허구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푸른언덕

南道 땅에  살아가며···

                                        장석재(광주 빛고을교회목사)

“형, 광주사람 다 됐네요.”

어느 후배가 보낸 편지의 내용 전부이다.

南道 땅에 착륙한지 올해로 7년이 된다. 큰 딸아이 하림이는 전라도 사투리가 능숙하고, 둘째 딸아이 기림이는 광주여자 그 자체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이제사 조금씩 광주를 맛보며 익혀가고 있을 뿐이다.

나 같은 식탐꾼이 제일 먼저 맛보는 것은 이 고장의 음식맛깔이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평야와 야산에서 온갖 푸성귀가 싱싱하게 자라고, 갯벌에서는 낙지, 꼬막, 피조개, 새조개, 등이 풍성하고 맑은 시냇물에서만 자라는 토하(土蝦)가 젓을 담구면 천하일미 이다.

자연풍광이 뛰어나고, 산해진미가 풍성한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이 역사적으로는 유형의 땅이요, 소외되고 버림받고 차별대우를 받기를 천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流配地文化는 精神世界를 살찌워 탁월한 문인들을 배출한 땅이요, 위대한 정치사상가를 낳은 땅이 되었다.

조선에 첫발을 들여놓은 예수그리스도는 맑고 투명한 양심의 소유자인 정약용에게 들어가 유배지 강진땅, 다산(茶山)에서 18년의 귀양살이(1801-1818년, 40-57세)를 통하여 보배로운 옥동자를 出産 하니 그 이름하여 牧民心書가 아니런가.

조선땅에 들어온 예수는 牧民心書로 그 명함을 내어밀어 봉건 전제정치하에 탐관오리들의 탐학에 신응하는 백성들의 소리를 대변하게 하고, 바른정치 이상을 토하여 내놓았다.

벗이여, 시간을 내어 예수가 유배당했던 땅 강진 茶山을 함께 찾아가 보세.

이뿐이런가, 강진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南海바다에 한반도의 뿌리를 내린 海南땅에는 외로운산(孤山) 尹善道의 숨결이 살아있다네.

강직한 성품의 선비가 파쟁으로 얼룩진 조정에 멀미하고, 초야에 묻혀 두고두고 새길 풍류를 지었나니, 해남땅을 향하여 남하하다 보면 우리는 아리랑으로 유명한 영암땅에 우뚝 솟은 月出山을 만난다. 그의 노래 들어보자.

“月出山이 높더니마는 미운 것이 안개로다. 天王 第一峰을 일시에 가리웠다. 두어라. 해 퍼진 후면 안개 아니 걷으랴”(孤山의 朝霧謠)

그의   五友歌, 물, 돌, 솔, 대나무, 그리고 달! 유배지에서 만나는 이 다섯 친구는 지조의 벗이요, 절개의 상징이다.

벗이여 또한번 유혹하노니, 孤山의 땅, 海南의 풍광을 호흡하러 한번 여유잡고 내려 오시게나.

南道땅 벌교를 말하자면 우리는 이필완목사를 떠올린다.

원동마을에 예수 살림집을 차리고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의 친하고 따뜻한 벗이 되어 그 상처 쓰다듬고 아우르면서 세월을 태우고 살아온 그리스도의 使臣이시다.

그가 사는 땅 벌교에서 우향우 하면 우리는 우리 겨레에 精神史를 일으켜 세워온 仙佛敎의 총본산이요, 큰 가람인 송광사와 태고종의 총본산이요 아직 자본의 때가 덜 묻은 고요한 山寺인 선암사를 만난다.

지리산의 마지막 자락이 끝맺어 멈춘듯 서있는 山, 조계산에 이 두 명승고찰이 있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뭔지 어지러우면 광주에서 한 시간거리의 송광사 숲속을 찾아 그 숲에 안기면 현기증이 가라앉고 잃어버린 自己! 왜소하게 찌그러진 自我를 다시 찾아 추스러 숲속을 빠져나온다.

요즘은 돈바람 탓도 있는지라 대승은 조계산에서 아니 나오고 해인사에서 금력(金力), 권력(權力)을 배경으로 불력(佛力)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겄다.

벗이여! 세속에 찌든 때 씻을 요량이면 成功에 눈이 벌겋토록 충혈되어 악을 쓰다 스트레스 덩어리가 되어 있걸랑 조계산 깊은 숲으로 오시게나.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그냥 거기 누워있다네.

올해가 東學 100주년 기념의 해가 아닌가. 全北땅에 들러 갑오농민전쟁의 땅을 밟은 것도 좋은 일이나, 더욱 南下하여 光州땅까지 내려와 보시라. 지난 7년의 세월을 광주를 어머니처럼 품고있는 無等山자락 아래서 살아왔다.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하여 無等山이라 한다네.

나는 南道땅에 살아가는 즐거움을 無等山에서 북동쪽으로 흘러 내려오는 시냇가와 그 냇가에 지어진 정자 얘기로 끝맺어 보려한다.

앞서 얘기한 孤山 尹善道, 그리고 嶺南 땅에 蘆溪 朴仁老와 더불어 조선의 三代 詩歌人인 松江 鄭澈의 얼과 자취와 풍류가 살아있는 이 골짜기로 초대코자 한다. 

원래 松江 鄭澈은 서울 出生이다. 그러나, 그의 10살 되던 해에 을사사화로 그의 부친이 유배를 당하자 아버지를 따라 창평땅에 10여년간 머물며 수학하면서 무등산 정상을 바라보는 작은 동산 星山에서 자라났다.

그의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시절을 배롱나무가 봄이면 흐드러지게 붉은 꽃을 피우는 자미탄에서 시인으로서의 감성이 무르익었던 것이다.

자, 얘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자.

이 자미탄 시냇가에는 7개의 亭子가 물을 따라 내려가며 있다. 맨 위에는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기리기 위하여 후손이 지은 취가정(醉歌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서 300m쯤 물을 따라 내려오면 을사사화에 넌덜머리를 흔들고 귀향한 김윤제가 지은 환벽당(環碧堂)이 있는데 그야말로 푸르름으로 둘러싸인 정자요, 그 앞에 멋진 소나무가 물가를 향하여 허리를 숙이고 있으니 낚시하기 알맞은 곳이라 조대(釣臺)라 한다.

다시 물을 건너 맞은 편을 바라보면 대나무 숲과 소나무 숲에 가려진 소쇄원이 있다. 조선 정원의 백미라고 불려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밑으로 다시 흘러 내려가면 소쇄원의 평안함, 아늑함과는 대조적으로 성산의 툭튀어나온 이마같은 곳에 바다처럼 넓어진 광주호를 바라보면서 식영정(息影亭)이 기다리고 있다.

송강의 성산별곡은 바로 여기서 저절로 흘러나온 것이 아닐까? 무등산 정상이 훤히 바라다 보이고 앞에는 바다처럼 넓은 물을 굽어보면서 소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에 세속에 찌든 시름이 한꺼번에 씻기어 진다.

송강은 성산별곡에서 식영정 앞을 바라보며 “武陵桃源 어디메냐? 무릉도원 여기로다”고 노래하였다.

물을따라 더 흘러 내려가면 배롱나무가 가히 장관을 이루는 명옥헌(鳴玉軒)이 나오고 더욱 흘러 내리면 松江亭이 반기고 이 물줄기가 거의 완만하게 평지를 게으르게 흐르는 지점에 송순(宋純)의 호를 딴 면앙정(免仰亭)이 자리잡고 있다. 광주에서 20여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서 광주시민들의 쉼터가 되는 곳이다.

5.18의 상흔이 채 아물지도 않은 시절에 부유한 양반님네들 노작거리는 풍광좋은 명소 소개나 하고 있는 다른 뜻은 없다. 거기 산이 있고, 숲이 있고, 물이 흘러 내리니 자연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항상 멀미하는 친한 벗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를 안내할 뿐이다. 푸른언덕의 독자들에게 샬롬!푸른언덕

   <푸른언덕의 인물>

호남의 거목 조아라 여사

     남영숙(성빈여사 총무)  

조아라 여사는 1912년 3월 28일 전라남도 나주군 반남면 대안리 234번지에서 아버지 조형률 장로와 어머니 김성은 집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사재를 털어 마을에 교회와 사설학교를 세웠기에 어려서부터 성경을 가까이 하였는데 여섯살때 초등문답 100문답책을 모두 외워 선교사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다.

11세때 수피아에 진학하면서 당시 담임인 김필례 선생과 만나게 된것이 광주YMCA에 평생동안 헌신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1931년 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선교사 서서평 여사가 운영하던 광주 이일학교의 교사를 하던 중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하였던 백인청년단(白人靑年團) 사건이 밝혀져 1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강제사직 되었으며 1937년 수피아 동창회장이었을 당시 신사참배 거부로 수피아 여학교는 폐교되고 또다시 1개월간의 옥고를 치르었다.

1935년 같은 교회청년인 이택규와 결혼하였는데 남편 이택규가 평양 신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자 평양여자신학교로 진학하였으나, 193 8년 주기철 목사가 담임을 하는 산정재교회의 성가대 지휘자로 신사참배를 반대하여 피신 중이던 부군이 졸지에 진성 장질부사로 사망하였다. 결혼생활 3년 10개월 만이었다.

그후 바느질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1942년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조직신학을 강의하셨던 광주 합동교회 정경옥 목사를 모시고 전도사로 시무하다가 감격의 해방을 맞았다.

해방이후 건준부인회의 활동을 하며 광주YMCA 재건, 수피아 여학교의 재건등 일제에 의해서 맥이 끊긴 우리의 얼을 되찾고자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1947년 Y재건때 상무이사로 시작하여 1947년부터 1973년까지 26년간 광주 YMCA총무, 1973년부터 1976년, 1979년부터 1983년까지 Y명예회장으로 현재까지 열정과 헌신으로 일하고 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전남 도청의 부녀계장, 호남여숙 숙장, 성빈여사 설립 시설장, 계명여사 설립 시설장, 소화자매원 이사장, 한국선명회 지부장등을 역임하였다.

1947년 전남 도청 부녀계를 창설하면서 각 시,군은 물론 면까지 직접 다니면서 “여자도 인간이다. 여자도 권리가 있다. 이제 건국이 되면 우리도 남자와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질 수 있다”며 회관, 시골장터, 거리등 가리지 않고 강연을 하러 다녔다.

1950년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는 전쟁고아가 많이 생겨나자 전쟁고아들을 위해 사업을 벌인 것이 지금의 성빈여사 이다.

1951년에 시작해서 정식인가가 난것은 1952년인데, 처음 목적은 중학교 들어갈 나이의 여자아이들 기숙사로 해서, 거기서 보호하고 가능한 학교교육을 시키려는 것이었는데 아이들이 자꾸 늘어나면서 육아원이 되었다.

1952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삶의 터전으로 변한 ‘성빈(聖貧)’-가난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주님 닮게 한다는 뜻으로 세운집-그곳에서는 오늘도 81명의 소녀들이 그들의 어려움을 딛고 꿈을 키우고 있다.

Y의 교육사업으로 생긴 호남여숙은 3년제 야간중학으로 1952년 6월에 시작하여 피난민, 전쟁고아를 거의 무료로 가르쳤다. 조아라 여사가 설립자겸 총무를 맡고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강사로 봉사하여 호남여숙을 마친 졸업생들의 80%가 좋은 성적으로 고교진학을 하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1973년 중학무시험제가 되면서 1972년 2월 20일 마지막 졸업생을 내고 개교 20년만에 문을 닫았다.

또 1961년부터 시작한 한국야학반 별빛학원은 그 당시 가난을 따라 시골서 올라온 어린소녀들을 위해서 세웠는데 별빛보고 와서 별빛따라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여 별빛학원이라 칭하였고 의무교육이 되면서 없어졌다.

5.16 군사혁명이후 정부는 윤락여성을 정화한다는 목표아래 윤락여성방지법을 만들어 각도에 윤락여성 수용소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전남지역의 윤락여성을 지도하고 직업기술을 가르쳐 독신여성도 자기 생계를 유지하게 만든다는 목적아래 ‘희망을 주고 갱생시킨다’는 뜻의 계명여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미 삶에 대한 희망보다는 옛날의 습관에 젖어있는 그들에게 새로운 질서를 적용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나가고 싶어서 이불도 쥐어뜯고 심지어 벽까지 뚫고 도망가는 경우도 생겼다. 또 옛포주들이 와서 그들을 내놓으라고 소란을 피웠고 도망간 여성들은 다시 포주에게 돈을 주고 데려오기도 했다.

계명여사는 여러 어려움속에서도 식구들이 늘어갔고 여성들의 새 삶을 위해 교육을 계속 진행하였으나 기술교육 효과는 기대만큼 도달되지 못하였고 점차 수용되는 윤락여성의 수도 감소되어 다른 여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던중 1967년, 68년 전남지방에 가뭄이 극심하여 농촌에서 도시로 나온 미혼여성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계명여사는 가출여성 보호기관으로 전환하고 양재, 미용, 기계자수, 편물공예등 기술교육을 개발, 훈련을 실시하면서 참여 계층을 넓히기 시작하였다.

1983년부터 여성의 기술직업보도와 아울러 사회복지시설로서의 기능을 확대하여 ‘광주 계명 여성복지관’으로 전환하였고 92년에는 광주시의 후원으로 ‘쉼터’를 마련하여 구타당하는 아내의 몸과 마음의 안정을 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

1980년 5월 조아라 여사는 당시 19일 출국 예정이었던 박에스더 총무를 배웅하기 위해 서울로 떠난 상태에서 피비린내 나는 5월 광주 소식을 듣고서 20일 광주로 곧바로 내려오자마자 즉시 미문화원으로 달려가 한미 연합사령부가 군작전권을 갖고있으면서 군인이 양민을 학살하도록 놔두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학생, 시민에 대한 공수부대의 만행은 중단되지 않았고 사태가 엄청난 비극으로 치닫게 되자 22일 남동성당으로 가서 김성룡 신부와 모임을 갖고 수습대책위원회에 참가, 22일 오후부터 계엄사와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친여성향의 수습대책위원들과 재야인사들의 의견 대립으로 수습대책위원회는 심각한 진통을 겪었고 주동학생, 청년대표, 재야인사들이 계속 협상은 하나 무기 반납 문제에 대하여 수습위원 내부의 의견 조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생존을 건 투쟁이었기에 더욱 어려웠다.

결국 26일 밤까지도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채 일부 수습 학생들은 도청을 빠져 나가고 정상용, 김종배등 몇명은 끝까지 도청을 사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극도의 고립감과 계엄군 재진입에 대비해 계속 무장해야 한다는 시민군을 설득하지 못한채 재야 수습위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도청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26일 밤, 그토록 간곡하게 광주에 군인들을 진군시키지 않도록 당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7일 새벽 탱크와 각종 신형 무기를 앞세운 계엄군은 광주에 진입하였다.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총소리를 그날 아침 광주 시민들은 들어야 했다. 대한민국 국군이 광주의 아들 딸들에게 쏴 대는······.

29일 새벽 조아라 여사는 강경파 수습위원이라는 이유로 보안대에 끌려갔고, 남동성당파 수습위원 12명과 함께 군법회의에 회부 김대중 내란음모죄에 연루되었다하여 3년 실형을 받고 수감 되었다가 고령을 이유로 그해 11월에 석방 되었다.

당시 서슬퍼렇던 제5공화국하에서도 5.18 관련구속자, 부상자 및 그 가족들을 돌보며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 왔던 그녀는 분명 “광주의 어머니”이다.

오늘도 택시타기를 거부하는 조아라 여사.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버스를 갈아타고 다니며 여전히 바쁜 그의 일정. 파란만장한 그의 인생여정이었으나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서 끝없이 헌신하고 있는분, 일을 보면 없던 힘도 솟아나는 분. 92년에는 여성단체 대표의 한사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80이 넘는 고령에도 이태영 여사와 함께 금강산을 오르셨던 그 정열, 그리고 통일에의 염원.

오늘도 그는 새벽같이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바쁜 일정을 뛰고 있다.

<수상경력>

1965년: 용신 봉사상 1972년: 한국YMCA 특별공로상  1988년: 광주 시민 대상  1933년: 인간 상록수상                       푸른언덕